"아빠 강동원에 엄마 송혜교..친구들이 안믿었어요"(인터뷰)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조로증 소년 연기..조성목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9.15 17:29 / 조회 : 5912
  • 글자크기조절
image
'두근두근 내 인생'의 조성목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아역배우를 만나면 이 어린 연기자가 실은 얼마나 천진한 아이인지를 깨닫는 일이 다반사다. 허나 그건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의 조성목(13)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자신이 원해서 6살 시절 연기를 시작했으며, 7년 만에 첫 영화를 내놓게 된 그는 어린이 프로그램 '보니하니' 등에 출연했던 스스로를 두고 "그것도 연기라고 한다면 어린이들을 위한 연기"라며 "사회에 내놓을 수 있는 연기는 아니었다"고 평하는 중학교 1학년. 또 "영화 크랭크인 이틀 전 태어난 막내 동생을 대학 보내는 게 꿈"이라는 삼남매의 첫째이기도 하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17살 나이에 엄마 아빠가 된 젊은 부부와 조로증에 걸린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조성목은 부모보다 빨리 늙어가는 신체나이 80살 소년 아름이 역을 맡았다. 똘똘한 표정에 선한 눈, 나이답지 않은 진중함을 지닌 조성목은 때때로 부모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름이를 찾아 오디션을 거듭하던 제작진의 눈에도 쏙 들어왔다.

지난 해 10월 첫 오디션 이후 그렇게 조성목과 '두근두근 내 인생'의 1년이 시작됐다. 흥미진진했지만 고난의 일정이었다. 극중 신체나이 여든을 표현해야 하는 게 선결 과제였다. 실리콘 특수분장을 위해 미국을 다녀와야 했고, 매 촬영마다 꼬박 4~5시간을 들여 특수분장을 해야 했다. 특수약품으로 분장을 제거하는 데도 1시간30분이 꼬박 걸렸다. 당찬 조성목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각오를 하긴 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죠. 처음에는 마스크처럼 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미국에 가서 보니 붓으로 본드를 발라서 11개 피스를 곳곳에 붙이더라고요…. 처음에는 분장이 무서워서, 이거 하다가 내가 어떻게 되는 것 아닌가 했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계속 잤어요. 좀 졸다 보면 반쯤 돼 있고, 또 자다 일어나면 색칠만 남아 있고, 그럼 또 자고…."

조성목은 "중반 넘어서부터는 그냥 놔버린 것 같다"며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경험하는 거니까 내가 편한 건 포기하고 어렵더라도 배워가자고 생각했다"고 그 고난의 시절을 돌이켰다. 두꺼운 분장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큰 기회가 오기 어렵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image
'두근두근 내 인생'의 조성목 / 사진=스틸컷


분장은 막대한 시간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덧붙인 특수분장 탓에 활짝 웃는다고 지은 표정이 정작 밖에서는 음흉한 미소가 돼버리기도 했다. 조성목은 아예 분장을 떼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 이런저런 표정을 연습할 만큼 열성을 보였다.

특히 조성목이 신경 쓴 것은 아름이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것 인가였다. 캐스팅 합격 소식과 함께 받아든 원작소설은 지금 다시 읽으니 또 느낌이 다르단다. 홀로 먼저 늙어가는 소년, 친구들과 재밌게 놀 수 없는 소년의 이야기가 특히 애틋하게 다가왔다고.

"아름이는 슬프지만 슬픈 감정을 부모님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완전히 슬픈 캐릭터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강)동원 형이랑 (송)혜교 누나가 처음에는 활발하고 잘 웃는 아이로 나오면 관객이 더 슬퍼할 거라고 하셔서 감정을 다시 잡았어요."

알려졌다시피 극중 조성목의 젊은 아빠 엄마로는 톱스타 강동원과 송혜교가 호흡을 맞췄다. 점잖게 "두 분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밝힌 조성목. "별로 안 좋았던 게 아니냐"는 추궁을 당하고서야 손사래를 치며 "듣고 '아! 정말요'하고 놀라긴 했는데 겉으로 표현한 것보다 속으로 더 좋아했다"고 털어놨다.

"찍을 때 학교에 보안 유지를 해야 했거든요. 나중에 얘기를 했더니 처음에 애들이 어이없어 했어요. '아빠가 강동원이고 엄마가 송혜교인데 아들이 어떻게 너야, 원빈이 나와야지'라면서 안 믿더라고요. 나중에 기사 난 걸 보고는 놀라더라고요. '그때는 농담이었다'고도 하고. 영화를 본 애들 반응이 뜨거웠어요. 어떤 친구는 '저렇게 예쁜 엄마의 무릎을 베고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도 하고."

image
'두근두근 내 인생'의 조성목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조성목은 아들이 연기를 시작한 뒤 대전이었던 집을 성남으로 옮기며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신 부모님과 약속한 게 있다. '고1때까지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둬도 좋다. 제 길이라고 생각하면 가도 된다.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약속이다. 조성목은 '두근두근 내 인생'을 찍고서 앞으로도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단다.

내년 다가올 질풍노도의 '중2'가 스스로도 조금 걱정된다는 조성목. 학교에선 축구와 야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다 똑같다는 이야기가 잘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될성부른 떡잎을 만났다는 느낌만은 또렷했다.

"정극 연기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저에게 주신 것 같아요.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은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김수현 형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동원이 형처럼 후배를 잘 이끌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형에게 받았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두 배로 돌려주고 싶어요."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