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 김희철과 돌아본 아이돌 10년史 "넘버원多vs온리원少"

[스타뉴스 창간 10주년 기획]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4.09.15 12:12 / 조회 : 4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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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김희철 / 사진=임성균 기자


온오프라인 연예 및 스포츠 매체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가 탄생한 지난 2004년 9월. 이후 현재까지 최근 10년 간 한국 연예계는 그야말로 눈에 띄는 변화와 수없이 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연예계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요계는 지난 10년 간 무수히 많은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다. 특급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K팝 열풍, 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2위 등극 등 모두가 기뻐할 만한 좋은 일들도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안타까운 사고들도 있었다.

스타뉴스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난 2005년 데뷔, 어느덧 활동 10년 차를 맞은 대표 K팝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독특한 개성과 시각의 김희철과 함께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최근 가요계 10년, 특히 아이돌 사를 중점적으로 되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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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김희철 / 사진=임성균 기자


-일단 슈퍼주니어 데뷔 10년 차 맞은 사실 및 최근 발표한 정규 7집 타이틀곡 '마마시타'로 여러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축하한다. 이럴 때는 정말 가수 할 맛나겠다.

▶이런 말이 좀 그럴 수 있겠지만 이제는 순위에 정말 연연하지 않는다. 10년째를 맞으며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물론 팬들이 주신 1위라 기분은 좋다. 가수란 직업 자체가 좋으니 이렇게 10년째 하고 있는 것 같고 선후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개인적으로 가요계는 가족 같은 존재라고 느끼고 있다.

신화 형들, god 형들 등 선배들을 만나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10년 전에 알던 매니저 실장 형들이 이제 모두 자기들 회사에서 대표나 이사가 된 것을 보면 더욱 뿌듯하다. 다 가족 같은 사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배들이랑은 과거 보다 끈끈해질 기회가 없어 조금 아쉽기도 하다.

-후배들과의 끈끈함이 약해진 것? 그게 10년 사이의 변화 중 하나인가.

▶가수 선후배 간에 끈끈해 질 수 있는 장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요즘 후배들은 인사를 참 잘하는데도 말이다. 아마 아이돌 팀들이 많은데다, 다 짧게 활동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까지 '드림콘서트' 끝나면 출연 선후배들 다 모여 한 버스에 타고 같이 놀러 갔다는 말도 들었다. 요즘은 이런 일이 없다.

10년 사이 '스타골든벨'이나 '엑스맨'처럼 신인 아이돌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끼를 발휘하고, 쉬는 시간에 우정도 돈독히 쌓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지금은 사라진 점도 아이돌 가수들끼리 친해지는 게 이전보다 힘들어 진 이유인 듯하다. 아이돌 회사, 특히 걸그룹 회사에서 스캔들 등을 우려해 타 팀과 접촉을 과도하게 막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후배들끼리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이전보다 여러모로 줄어들긴 했다.

-그래도 10년 사이 지구촌 곳곳에서 K팝 열풍도 불었다. 몸소 느끼나.

▶국내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보러 해외 팬들이 직접 찾아오는 것을 보면 K팝이 열풍이 제가 데뷔 때보다 훨씬 세진 것은 맞다.

하지만 K팝 열풍이 지금은 최고조에서 내려오고 있는 느낌이다. 여러 가수들을 한꺼번에 몰고 가서 하는, 소위 패키지 공연이 최근 몇 년 사이 너무 잦았던 것도 K팝 열풍이 피크에서 떨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해외 가서 공연하며 느끼는 것은 해외 팬들은 여러 팀을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한 팀을 제대로 보기를 원하고 있다. 해외 단독 콘서트는 그 팀이 팬들에 보다 퀄리티 있는 무대를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여러 팀이 출연하는 패키지 공연을 하는 분위기 보다는 각 팀의 단독 콘서트를 많이 하는 게 K팝 열풍을 식지 않게 한 방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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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김희철 / 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10년 간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무엇인가.

▶싸이 형의 '강남스타일'이다. 아직까지 이 곡을 이길 만한 곡은 국내에서 안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까 싶다. 그 성과가 너무 대단하고 크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로 보면 '쏘리 쏘리'다. 저는 유영진 형이 만든 이 곡도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강남스타일' 전에는 많은 해외 K팝 분들이 '쏘리 쏘리' 많이 따라 불렀다. 연기자 김명민 형도 해외에서 제게 전화해 굵은 목소리로 '희철아, 여기서 '쏘리 쏘리' 나온다'고 이야기 해줘 기분 좋았다.

싸이 형 말을 들어보면 '강남스타일'은 해외를 염두하고 쓴 곡이 아니라 순수하게 '재밌게 즐겨보자'고 만든 노래라고 하더라. '쏘리 쏘리'도 특별한 해외 타깃을 두고 탄생시킬 곡이 아니다. 즉, 음악 자체 몰입하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말이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록과 랩 등 이른바 저항음악을 좋아했는데, 이 장르들도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지난 10년 간 가요 기획사들이 대형화 및 체계화 되며 보컬, 안무, 외국어 등 기존 가수들 및 연습생을 위한 트레이닝 시스템도 이전에 비해 향상됐다. 어떻게 보나.

▶여러 부분에서 시스템이 체계화되고 좋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수들과 연습생들이 자기가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지 채울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시스템이 좋아졌기에, 모든 팀이 노래와 춤을 이전 아이돌들보다 잘하고 실력도 나아졌지만 그 시스템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개성은 과거보다 사라진 것 같다. 실력 좋은 팀은 많은 즉 '넘버 원' 그룹들은 많아졌지만, 개성까지 겸비한 '온리 원' 팀을 줄어든 것 같다.

제 생각에는 '넘버 원'보다는 '온리 원', 한마디로 개성을 먼저 확실히 발휘한 뒤 실력을 더욱 키워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요즘 눈에 들어오는 후배 아이돌그룹은 빅스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저주 인형' 뮤직비디오를 보고 팬이 됐다. 또 신인 걸그룹 레드벨벳 4명 멤버의 머리 뿌리를 각각 다른 색깔로 염색시키는 아이디어를 낸 스태프는 회사 차원에서 상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멤버도 쉽게 구별할 수 있고 개성도 살려서다.

-최근 10년 사이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겸업은 이제 일반적이 됐다. 본인 역시 연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돌의 연기 겸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저도 연기를 한다고 두둔하는 것이 아닌, 제작사나 연출진 쪽에서 필요하니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잘못하면 도태되는 것이고 쓰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기를 잘하는 아이돌들은 계속 필요로 할 것이다. 단순히 시장 논리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연기를 오래하신 선생님들은 오히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것이다. 저도 '꽃할배 수사대'를 통해 선생님들과 함께 연기를 해봤지만 아이돌이라고 색안경 끼고 보는 게 아닌, 후배들의 연기 열정과 태도를 보고 평가하신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과 언론에서는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한다고 하면, 일단 먼저 편견을 갖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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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김희철 / 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10년 간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이 순위제를 없앴다 다시 부활시키기도 했다. 아이돌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순위제는 분명 장점도 있다. 특히 신인들에는 1위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켜 더 열심히 하게 만든다. 하지만 솔직히 연차가 좀 가수들은 1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팬들에 보다 퀄리티 있는 무대를 많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요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금 가벼운 이야기도 해보자. 최근 10년 사이 가요계 최고의 미남미녀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제가 남자라 미남에는 관심 없다. 하하. 미녀라기보다는 진짜 최고의 매력을 지닌 아이돌은 단연 원더걸스 소희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힘든 가요계에서 소희는 제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그렇다고 사귀고 싶은 것은 아닌, 언제나 바라보며 힘을 얻고 싶은 존재다.

참, 개인적으로 지난 10년 간 기억에 남는 걸그룹 중 한 팀은 13명으로 이뤄졌던 아이서틴(i-13)이다. 소방차 출신 정원관 형이 제작한 팀이었는데 우리랑 데뷔해도 같고 멤버 수도 비슷해, 우리끼리 농담으로 아이서틴과 노래 바꿔 불러도 되겠다고 했다. 보이그룹 중에서는 인피니트가 생각난다. 특히 리더 성규가 끝까지 90도로 선배들에 인사를 잘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지난 10년 간 가수로서 가장 기뻤던 일은.

▶2008년 초 슈퍼주니어 첫 단독 콘서트 했을 때다. 왜 선배 형들이 '가수들은 역시 콘서트!'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우리와 팬들이 편안하면서도 마음껏 놀고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 다른 후배 가수들도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콘서트야 말로 가수들의 꽃이다. 앞으로 10년도 많은 가수들이 콘서트로 국내외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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