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 '비긴 어게인' vs 3만 '족구왕' 다양성영화 두얼굴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09.14 10:25 / 조회 : 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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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이 아트버스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13일 14만 4464명을 동원, '타짜-신의 손'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누적 172만 9597명. 8월13일 개봉한 '비긴 어게인'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여름 대작 경쟁 속에서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아 지난 5일 다양성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추석 기대작 경쟁이 한풀 꺾인 지난 11일 '비긴 어게인'은 박스오피스 3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비긴 어게인'은 이날 올해 개봉 다양성 영화 최초로 누적관객 150만 명을 넘어섰다.

'비긴 어게인'의 이 같은 성과는 놀랍다. 올 초 아트버스터라는 말을 만들어낸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77만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다양성영화 시장에선 꿈의 10만명이란 말이 있다. 10만명 돌파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비긴 어게인'은 다양성영화 시장을 고려하면 1700만명을 넘어선 '명량'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비긴 어게인'이 다양성영화 시장을 넘어 상영영화 박스오피스까지 점령하고 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현재 다양성영화 시장은 외화가 주도하고 있다.

'비긴 어게인'과 '비긴 어게인'을 비롯해 '그녀'(34만명),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4만명),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12만명)이 올해 다양성영화 시장을 이끌었다. 한국영화는 '한공주'(22만명)와 '도희야'(10만명)가 선전했지만 갈 길이 멀다.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4일 개봉해 13일까지 2만 2986명을 동원했다. 하반기 한국 독립영화 최고 화제작 '족구왕'은 8월21일 개봉해 13일까지 2만 9406명을 모았다.

다양성영화란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영화를 일컫는다.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 언급되면서 사용되기 시작됐다. 다양성영화는 수입업자나 제작자가 영진위에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분류된다. 다양성영화로 분류되면 무비꼴라주, 아트나인 등 다양성영화 전용관에 상영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극장확보 차원에서 다양성영화로 신청하는 것.

하지만 다양성영화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커지면서 특히 한국독립영화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500만 달러(약 250억원)이 투입된 '비긴 어게인'을 과연 다양성영화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은 다양성영화 신청을 하지 않았다.

다양성영화 시장에서도 흥행이 잘되는 영화에 더 많은 상영기회를 몰아주는 반면 한국 독립영화들은 상영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다.

한국 독립영화들은 열악한 상황 때문에 치밀한 흥행 전략 없이 주먹구구로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술적인 자의식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데 치중해 그들만의 울타리에 빠져있다는 지적도 많다. 때문에 한국 독립영화에 좀 더 체계적인 지원과 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비긴 어게인'이 170만명을 모으고 '족구왕'이 3만명을 동원한 요즘, 다양성영화 시장에 좀 더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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