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사'vs'그겨울'..다른 듯 같은 노희경식 문법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9.12 09:06 / 조회 :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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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가운데), SBS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포스터 /사진=이기범 기자, SBS


노희경 작가만의 문법은 여전히 남달랐다.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제작 지티엔터테인먼트, CJ E&M, 이하 '괜사')가 지난 11일 화제 속에 종영했다. '괜사'는 조인성과 공효진의 색다른 로맨스와 조연들의 다양한 존재감 등이 어우러지며 안방극장에 세련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괜사'는 노희경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와는 분명 다른 콘셉트를 가졌다. 기본적으로 멜로라는 공통분모 안에 있었지만, 작품 자체가 전하는 아우라나 주, 조연 배우들의 설정, 촬영 기법 등 여러 요소에 있어서 차이점을 가졌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다름' 속에 숨겨진 '같음'도 존재했다. 최소한 드라마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 접근하는 방식은 유사한 부분이 존재했다. 두 작품만 봤을 때 노희경 작가만의 문법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리메이크vs로맨틱 코미디..고민이 느껴진 시도


지난해 4월 종영했던 '그 겨울'은 지난 2002년 방송된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의 리메이크 작품으로도 방송 전부터 많은 시선을 모았다. 노희경 작가는 방송에 앞서 기본적인 설정은 그대로 가되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진 문법과 여름에서 겨울로 바뀐 계절적인 분위기 등을 어떻게 바꿀 지 가장 큰 고민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 겨울' 속 하이라이트 장면은 여러 차례 원작을 떠올리게 했다. 주요 인물들의 배경과 스토리를 상당 부분 차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노희경 작가는 다름에 초점을 맞췄다. '벚꽃 엔딩'을 연상케 하는 로맨틱한 엔딩 키스신과 주요 배우들의 심오한 고찰, 갈등 관계 등은 원작과는 다른 느낌을 전했다.

'괜사' 역시 노희경 작가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괜사'는 노희경 작가가 처음 시도했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였다. 조인성과 공효진이 선사하는 가볍고 자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괴팍할 정도로 느껴진 티격태격 사랑싸움, 여기에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까지. 노희경 작가가 느꼈을 창작의 고통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앞서 '빠담빠담',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의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색깔이 담겨진 문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노희경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를 이어갔음을 작품을 통해 입증했다.

◆ 조인성vs조인성..자아에의 고찰, 언제나 복잡하다

'그 겨울'과 '괜사' 모두 조인성을 축으로 한 작품이었다. 조인성은 '그 겨울'에서는 겉으로는 차갑지만 점차 내재하고 있는 뜨거운 가슴을 알게 되는 겜블러로, '괜사'에서는 쿨하고 쾌활하지만, 보이지 않는 아픔에 상처받은 작가로 등장해 극을 이끌었다.

두 작품에서 조인성이 맡은 두 인물 모두 그만의 자아 고찰을 느끼게 했다. '그 겨울'의 오수는 인생의 벼랑 끝에서 하나의 끄나풀을 잡고자 여성에 접근했다 알 수 없는 뜨거운 감정에 휩쓸리며 혼란에 빠졌고, '괜사'의 장재열은 자신의 인기에 취해 삶을 영위하다 어느 순간 정신적인 고통을 갖고 있음을 느끼며 고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코 간단치 않았다. 이를 소화한 조인성 역시 주체할 수 없는 감정 연기로 그 고민을 다양하게 표출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인물의 존재감은 역시 대단했다. 물론 이 결과물 역시 노희경 작가가 만들어냈다.

◆ 조연 열전, 입체감과 존재감 모두 담았다

두 작품 모두 입체적인 인물들의 등장으로 재미를 더했다.

'그 겨울'에서는 오수의 뒤를 쫓아다닌 악역 조무철(김태우 분)의 처량한 최후와 오영(송혜교 분)의 계모 왕비서의 이유 있는 애증 등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캐릭터임을 입증케 했다.

'괜사'에서도 장재열의 형 장재범의 사악하고 야비한 인물이었지만, 결코 그것이 절대 악이 아님을 노희경 작가는 말했다. 박수광(이광수 분), 조동민(성동일 분)의 고민 역시 간과하지 않았으며 장재열과 지해수(공효진 분)의 가족 역시 남다른 아픔을 가졌다.

노희경 작가 특유의 만들어내는 존재감 있는 조연 열전은 두 작품 모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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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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