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마마'는 막장 소재로 막장을 벗어났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4.09.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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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가 6년 만에 드라마 복귀라는 사실만으로 MBC 드라마 '마마'는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 초반에 소재가 막장이다, 라는 비평과 함께 진부한 소재로 과연 재미있을까, 우려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드라마 중반이 방송 된 현재까지 '마마'는 조용하지만, 뚝심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며 시청률 상승 중이다.

'마마'의 소재는 이렇다. 미혼모, 이미 결혼한 옛 애인의 가족에게 심부름센터 직원을 붙여 지켜보는 상황, 출세를 위해 직장상사와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남편의 옛 여자와 친구가 되는 상황, 그 여자에게 자기 아이를 맡기는 상황. 이렇게 소재만 펼쳐놓고 보면 보나마나 '막장 드라마'란 생각이 절로 들지 모르겠다. 하지만, 소재만으로 막장이라 부르지 말자! 씨실과 날실을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드라마를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럼, '마마'의 소재를 가지고, 시험 삼아 다른 시나리오를 한 번 만들어보자.

# 애인이 부잣집 딸이랑 결혼하면서 버림받은 미혼모가 있다. 그런데, 그녀는 말기암 환자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고생스럽게 살다가 불치병을 얻었다고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억울함과 분노를 옛 애인에게 전가시킨다. 그래서,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그 가족을 감시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그 와중에 옛 애인의 불륜까지 알게 되자, 얼씨구절씨구 잘 됐다, 싶다. 자기 혼자서만 불행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행복한 가정을 파탄 내서 복수하려고 한다.

어떤가? 몇 줄 읽고 있는 동안 짜증이 나서 얼굴이 찌푸려지지 않는가? 분명히 '마마'의 소재와 똑같지만 스토리의 진행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다시 말해, 흔히들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단순히 소재만으로 그렇게 단정 지어 버리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렇담, '막장 드라마'가 뭘까? 스토리의 원인과 결과, 극중 인물의 감정선보다 그저 자극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상황만으로 극적으로 이끌고 가는 드라마를 보통 막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마마'는 옛 애인에 대한 복수가 아닌, 세상에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가족을 만들어주고, 옛 애인의 아내와 진한 우정을 나누는 따뜻한 스토리를 선택했다.

그래서 '마마'의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사정이 각각 이해되고, 그럴 수 있겠다, 고개가 끄덕여 지며 공감을 하게 된다. 덕분에 진부한 소재라고 했으나, 오히려 새로운 이야기가 됐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마마'는 송윤아(한승희 분), 문정희(서지은 역)를 중심으로 여자들의 우정에 포인트를 맞추면서 의리가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여자들에게도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종영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송윤아의 모성애와 친구의 아픔을 같은 엄마로서 이해하게 될 문정희. 이 두 사람만으로도 '마마'는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여성 시청자들은 이미도 그녀들에게 충분히 공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 본격적인 이야기들은 이제 시작이다. 송윤아와 아들의 존재가 밝혀지고, 그 아이를 받아들이는 문정희의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과연 이번 주는 어떤 상황들이 펼쳐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분명 이 궁금함이 '마마'가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는 이유리라.

'마마'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울림을 주는 드라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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