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여군특집 사랑 감사..전 울면서 봤어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9.04 07:12
  • 글자크기조절
image
걸스데이 혜리 /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20)는 지난 주말 최고의 스타였다. MBC 일요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 막내로 등장한 혜리는 힘든 훈련을 묵묵히 참아내면서 행복하게 밥을 먹고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고된 시간을 마치고 훈련소를 떠나며 인사하던 교관에게 보였던 기습 애교에는 터미네이터 분대장은 물론이고 시청자마저 녹아내렸다. 그만 잇몸을 드러내고 웃어버린 분대장은 자신의 SNS에 "제가 혜리씨의 손을 잡고 웃은 건 절대 혜리씨가 좋아서 웃은 게 아니라 드디어 방송이 끝났다는 기쁨에 웃은 겁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그 마음 다 안다. 마지막 순간까지 훈련 모드였던 분대장이 야속해 나온 씩씩한 막내의 자연스런 몸짓에 웃음 짓지 않을 이 누구겠는가.


4박5일의 여군 생활을 마치고 여군 이혜리에서 걸스데이 막내 혜리로 돌아온 혜리는 여전히 발랄하고 깜찍했다. 방송 이후 쏟아진 호평과 칭찬이 감사하고 기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을 떠올리면 일단 눈물이 난단다. 본방은 눈물없이 볼 수가 없었단다. 수화기 너머에서도 거듭된 한숨이 들려왔다.

"여군특집 갔다 온 멤버들끼리 하는 대화방이 있어요. 다 울면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울면서 봤어요. 그 때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서 서러웠나 봐요. 방송 스케줄 하기 직전에 봤는데 화장이 다 지워지고 그랬어요. 걸스데이 멤버들이요? 언니들도 다 울었어요. 정말 고생 많았다고. 어떡하냐고."

처음 출발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조금 봐주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혜리는 훈련소 도착 1시간 만에 '아 괜히 왔다'는 후회를 거듭했다고 털어놨다. 첫날엔 막내 체력을 과시했지만 다음날부터는 근육통이 심해져 더 힘이 들었다고.


"방송에는 힘든 모습이 잠깐 나오잖아요. 사실은 몸살이 너무 심해서 몸을 못 움직일 정도였어요. 멀쩡해 보이지만 다들 의무대 다녀오고요. 제작진이 리얼로 가려고 독하게 마음을 먹으셨나 봐요. 정말 쉴 틈 없이 훈련하고, 기합 받고, 생생히 기억이 나요. 방송에는 정말 조금만 나오는 거예요. 퇴소식 하고 돌아와서는 매니저 보고 엉엉 울었어요."

방독면 정화통을 잘못 끼워 고생을 했던 화생방 훈련이야 말 할 것도 없다. 시작하자마자 CS가스를 들이마시고는 한참을 고생하던 혜리는 그만 뛰쳐나와 눈물 콧물을 다 쏟고 말았다.

"화생방 할 때는 '죽을 것 같다'가 아니라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생에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죠. 제 기억만 그런지는 몰라도 방송에 나온 것보다는 훨씬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소리도 많이 지르고. 당시에 교관 두세명이 팔을 양쪽에서 잡고 있었는데 밀치고 나왔어요. '내가 살아야겠다' 하니 괴력이 나오더라고요."

image
혜리 / 사진=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화면 캡처


촬영을 할 때는 '아 이건 방송에 나오고, 저건 잘리겠구나' 하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혹독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카메라가 찍고 있다는 걸 의식할 새도 없었다. '먹어본 중에 제일 맛있는 제육볶음'이라며 커다랗게 쌈을 싸 입에 집어넣는 유례없는 걸그룹 먹방이 그렇게 나왔다.

"예민하면 잠도 못 자고 밥도 안 들어가잖아요. 저는 그렇지 않고 잘 먹고 잤던 것 같아요. 힘들면 힘들수록 더 먹는 스타일이에요. 먹어서 보충을 해야 되거든요. 카메라가 저를 찍고 있는 줄도 몰라서 방송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같이 있던 언니들은 제가 먹는 걸 보고 놀라셨어요.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서 계속 그렇게 먹으니까 나중엔 안 놀라시더라고요. 배고플 때만 그렇게 먹어요. 배 안 고플 때는 다른 여자들처럼 먹어요. 그럼요."

그게 다 마음을 비우니 가능한 일이다. 방송을 통해 몸무게가 51kg으로 공개됐지만 혜리는 "이미 다 내려놓고 가서 그 정도쯤이야 했다"며 가볍게 넘겼다. 까맣게 탄 피부도 "원래 까맣다. 사회 나온 것만으로 좋아지더라"라는 반응이다. 다만 "원래 50kg인데 훈련소 가기 전에 지금밖에 없다며 정말 많이 먹었더니 1kg이 더 나왔다"며 "그래서 안타까웠다"고 입맛을 다셨다.

지난달 31일 방송 끝에서 보여준 혜리의 기습 앙탈은 내내 화제가 됐지만 정작 혜리는 애교가 없단다. 그는 "당시에는 제가 그런 줄을 몰랐다"며 "훈련소를 나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언니들이 분대장님이 웃었다며 막 놀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당시엔 좀 무서웠어요. '아이고 혼나면 어쩌지' 하고 눈치를 좀 봤던 것 같아요. 이게 그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죠. 평소엔 애교가 없어요. 멤버들 중에 제가 애교가 꼴찌예요. 방송을 보신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고생한 다음에 잘 봐주시니까 기분도 좋고 감사해요. 같이 고생한 언니들이 참 끈끈하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힘든 4일을 보낸 사이라고 저희끼리도 이야기를 했어요. 힘들어하고 기합도 같이 받고. 그게 전우애인가 짐작은 하게 됐어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인 것 같아요."

혜리는 방송 도중 이렇게 조명을 받은 것이 감사하다며 조심스럽게 "앞으로도 웃으면서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저희 정말 열심히 찍었거든요. 저 말고 다른 언니들도 정말 고생하면서 다 열심히 했어요. 모두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평가하시지 말고 그냥 즐겁게 재밌게요. 그리고 앞으로 방송 끝나고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다녀오니 군인아저씨들이 다 달리 보여요. 저는 4일을 했을 뿐인데 군인들은 2년을 계시잖아요. 대단해요. 멋지세요."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