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MC계 유재석', MC딩동을 아시나요?(인터뷰)

방송인 MC딩동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4.08.30 09:00 / 조회 : 1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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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MC딩동/사진제공=락키미디어웍스


본격적으로 녹화를 시작하기 전 혹은 녹화 중간 늘어지는 타이밍에 무대에 올라 방청객들의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 방송가에서는 이들을 사전MC라고 부른다.


MC딩동(35·본명 허용운)은 사전MC 분야에서 유재석으로 불릴 만큼 유명한 인물이다. 현재 KBS 2TV '1대100',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나는 남자다', tvN 'SNL코리아'의 사전MC로 활약하고 있다. 리허설이 늦어지면 5분 만에 방청객들을 달궈야 하는 'SNL코리아'부터 길게는 7시간까지 촬영이 이어지는 '불후의 명곡'까지 MC딩동은 다양한 방청객, 다양한 시간에 맞춰 각양각색의 래퍼토리로 녹화 현장을 쥐락펴락한다.

관객들을 재밌게 하기 위해 각종 소품까지 직접 구매하는 철저한 준비성과 유쾌함은 인터뷰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연봉 20만 원의 대학로 시절부터 각종 행사 1순위로 등극한 지금까지 MC딩동은 유려한 입담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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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MC딩동/사진제공=락키미디어웍스


◆ SBS 공채, 대상으로 입상했지만


인천에서 나고 자란 MC딩동은 국민 MC를 꿈꾸며 2006년 홀로 대학로 인근으로 이사를 왔다. 이경규, 유재석, 김용만, 신동엽, 김국진, 박수홍 등 유명 MC 대부분이 개그맨 출신 인만큼 개그맨부터 차근차근 밟아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

MC딩동은 대학로에서 개그맨 박준형이 운영했던 갈갈이 패밀리 극단에 들어가 극장 청소를 하며 아이디어를 짜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이듬해인 2007년 SBS 신인 개그맨 선발대회 대상으로 입상하면서 SBS 공채 개그맨 9기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화려한 시작이다. 그러나 MC딩동은 "방송 생활은 그렇게 않았다"면서 험난했던 데뷔 초기 상황을 털어놓았다.

"제가 개그맨이 되고나서 4개월 뒤에 '웃찾사'가 없어졌어요. 갈 때가 없었죠. 대학로에서 같이 고생했던 최효종과 정범균도 KBS로 갔고요. 그래서인지 대학로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갈갈이패밀리로는 못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컬투로 갔죠.(웃음)"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이미 MC딩동의 나이는 서른. 20만 원에 불과한 연봉,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미래, MC딩동은 먹고 살기 위해서 돌잔치와 결혼식 등 행사 MC로 눈을 돌렸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줬던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돌잔치나 결혼식 사회를 주선해주는 회사에 프로필을 돌렸어요. 돌잔치는 6만 원, 결혼식은 10만 원이더라고요. 열심히 했어요. 15분을 하라고 하면 20분, 30분씩 하고요. 그러다가 갈갈이패밀리를 함께 했던 변기수 형을 대신해 2008년부터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사전MC를 보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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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MC딩동/사진제공=락키미디어웍스


◆ 사전MC계의 유재석이 되기까지

그야말로 '땜빵'으로 시작했던 '윤도현의 스케치북'이었지만 이후 MC딩동은 '이하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매주 화요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무대에 올랐다. 이후 다른 제작진들에게도 입소문이 나면서 '1대100', '불후의 명곡', 'SNL코리아'에 이어 '나는 남자다'까지 고정 녹화 스케줄이 빡빡하게 잡혀있다.

'나는 남자다' 첫 녹화는 MC딩동의 입담으로 예정됐던 것보다 1시간 늦게 시작했다. 국민MC 유재석까지 MC딩동의 활약에 한 시간 뒤에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 지금은 승승장구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진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처음엔 몇몇 KBS 공채개그맨들의 시기도 받았어요. '왜 우리의 부업을 빼앗냐'는 거죠. 그때 전 '당신에겐 부업이지만 저에겐 생업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도 많이 했어요. 다른 공개방송 사전MC들은 어떻게 하는지 다 보러 다니고요. 살려고 하니까 아이디어가 나오더라고요.(웃음)"

MC딩동은 이후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사전MC를 하면서도 돌잔치와 결혼식 사회는 계속됐고, 케이블채널 VJ로도 활동했다. MC딩동이란 예명도 그때 지은 것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이제 신동엽, 유희열 등에게도 인정받는 진행자가 됐다. 신동엽은 매번 녹화장에서 MC딩동을 직접 소개하며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하는 친구"라고 칭찬하는가 하면, 유희열은 MC딩동의 프러포즈까지 챙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수 허각의 결혼식에서는 유명한 MC들을 앞에 두고 MC딩동이 사회를 봤다. MC딩동의 진행에 따라 방송인 전현무와 가수 김창렬도 만세삼창을 했다.

그래도 MC딩동의 노력은 계속된다. 여전히 그의 휴대폰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적어놓은 메모로 가득했다.

"보고 느끼고 생각나는 것들을 항상 적어둬요. 그리고 관객들 앞에서 말하는 거죠. 방청객들은 매번 바뀌지만 계속 관리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메라는 꺼져있지만 저는 매순간 그들이 시청자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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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MC딩동/사진제공=락키미디어웍스


◆ 1년에 10만 명과 마주하는 MC딩동의 꿈

일주일 5개 프로그램 공개 녹화, 이와 함께 요즘 유명 가수들의 쇼케이스와 팬미팅 제안이 이어지고 있어 MC딩동은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가수 왁스의 새 앨범 쇼케이스에 간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C딩동이 1년간 얼굴을 마주하는 관객은 대략 10만 명 정도. 이제는 쇼케이스나 팬미팅에서도 MC딩동의 사진을 찍는 사진 기자들도 늘어났다.

그렇지만 MC딩동의 활약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변에서는 조심스럽게 "사전MC를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사전MC를 보면 사전MC라는 이미지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 나가지 못한다고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전 제가 먼저 사전MC를 그만두고 싶진 않아요. 사실 사전 MC와 그냥 MC의 차이점도 모르겠어요. 카메라만 꺼져 있을 뿐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같으니까요."

항상 최선을 다하는 MC딩동이다. 어느덧 방송 8년차. 앞으로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 일을 하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스스로 많이 늘었다는 것도 느껴요. 무엇보다 관객들, 그리고 제가 보고 공부했던 MC들 앞에서 진행을 펼치고, 그들이 저를 보면서 웃고,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이런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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