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이렇게 와줘서 반가워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8.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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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사진=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스틸


'시X공주'. 개봉을 앞둔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감독 이재용·제작 영화사 집)에 출연한 배우 송혜교 앞에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널리 사랑받는 미모의 여배우, 청순가련 눈물의 여왕에겐 제대로 '깨는' 별명이다. 그러나 "전혀 상관 없었다"며 가볍게 고개를 젓는 송혜교에게서 '시X공주'의 부담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일종의 홀가분함마저 느껴졌다.

송혜교는 김애란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17살 나이에 결혼해, 조로증에 걸린 17살 아들을 키우는 젊은 엄마 미라가 됐다. '시X공주'는 고운 외모와는 딴판인 걸걸한 입버릇 때문에 생긴 불명예스런 별명이지만, 영화를 곱씹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설정이다. 어린 고등학생이 당차게 엄마가 되길 결심하기까지, 꿈을 접고 아픈 아이를 키우는 억척 엄마가 되기까지, 미라의 강단과 절절함이 네 글자 별명 속에 담겼다. 물론 송혜교는 여전히 예쁘지만, CF 속 여신을 훌훌 벗고 맨얼굴에 부스스한 머리를 질끈 묶은 영화 속 모습은 그녀의 각오를 엿보게 한다.


데뷔 17년을 맞은 송혜교는 교복 모델로 데뷔한 이래 청순한 만인의 여신으로 사랑받아 왔다. 비련의 여주인공과 상큼한 매력녀를 오가며 한국 대표 미녀 스타로 군림했고, 최근엔 우아한 여성미까지 더해졌다.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한류 드라마는 물론 지난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까지, 그녀는 변함없는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수 년에 중국 활동의 결과물인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 우위썬 감독의 '태평륜', 이넝칭 감독의 '나는 여왕이다'에서도 그는 여전한 여신이다.

그래서 '두근두근 내 인생'의 송혜교는 더 특별하다. '시X공주'라 더 신선하다. 송혜교는 빛나는 여신을 훌쩍 털어내고 아들을 위해서라면 욕설도 서슴지 않는 아줌마가 되어 관객 곁에 훌쩍 다가왔다. 과장 없이 담백한 그녀의 연기는 쿨한 엄마 미라와 더없이 어우러지는 느낌. 쪼글쪼글 주름진 아들의 얼굴을 세상 누구보다 귀엽다는 듯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 송혜교의 모습은 '두근두근 내 인생'의 잊지 못할 이미지다. 나이가 드니 연기가 더 재미있고 배우임이 더 행복해진다는 말을, 이처럼 따뜻한 영화로 스스로 증명해 낸 송혜교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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