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짝' 안떠올리게하는 '공감' 첫과제

[기자수첩]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8.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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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달콤한 나의 도시' 출연진, '짝' 포스터 /사진제공=SBS


'짝'의 전철을 어떻게 밟을 것인가. 길은 두 가지다. 폐지 아니면 롱런.

SBS가 '달콤한 나의 도시'를 통해 오랜만에 일반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평일 심야 시간대에 편성했다. 기획 단계 당시 SBS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 제작진의 신규 프로그램이라는 점 등 '달콤한 나의 도시'는 여러모로 시선을 끌만한 요소를 담고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5개월 전만 하더라도 대중의 일반인 리얼리티에 대한 시각은 가히 부정적이었다. '짝' 폐지에 대해 일반인 출연자를 관리하지 못한 제작진은 물론 프로그램을 망쳐놓은 출연자부터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한 언론에 대한 비난은 지속됐다. 다신 일반인 리얼리티를 보지 못할 분위기였다. 지금도 일반인 리얼리티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SBS는 다시 일반인 리얼리티 포맷을 꺼내들었다. 제작진은 큰 틀에서의 차별성을 강조했고 우리 사회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에 의의를 뒀다. 제작진은 "커피숍에서 회의를 하는 데 메인 작가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예쁜 여성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보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그 때 스파크가 튀었다"며 기획 초기 당시를 떠올렸다.

현장 분위기 역시 일반인 리얼리티의 재등장에 대한 우려의 분위기 대신 몇몇 상황들이 전하는 유쾌함과 공감을 유도하는 수다로 채워졌다. 다만 출연자 간 신경전을 묻는 질문에만 살짝 갸우뚱하는 제작진의 모습만 잠시 느껴졌다.


'짝' 역시 결과적으로는 폐지됐지만 3년 가까이 방송된 롱런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2011년 파일럿 특집 프로로 대중에 알려진 이후 '짝'은 우리 사회 젊은 세대들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연애와 결혼을 소재로 리얼 카메라 형식을 차용해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스타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화제성을 이끌어냈다.

일각에서는 '짝'이 초심을 잃어 폐지에 이르렀다고도 말한다. 진정성 있는 남녀의 속마음 토크를 통해 남녀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보는 것이 아닌, 최종선택 결과만 바라보고 출연하는 가벼운 헌팅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고 말이다. 일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홍보를 목적으로 나오는 출연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그렇기에, '달콤한 나의 도시'에 대한 좋지만은 않은 시선 역시 배제할 수는 없을 수도 있다.

포맷이야 큰 틀에서 다르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는 '짝'이 가진 소재를 일부 활용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들의 결혼 또는 연애에 대한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이들의 수다 역시 지켜본다는 점은 '짝'에서도 그려졌던 그림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들의 신상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일 것이고 자칫 관심이 과해지면 불필요한 있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달콤한 나의 도시'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게 할 것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를 보며 '짝'의 안 좋은 면을 떠올린다면 '달콤한 나의 도시' 출연자는 '짝' 폐지에 영향을 끼친 문제의 출연자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짝'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이들이 출연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공감할 것이다. (물론 달콤 출연자의 신상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다.)

제작진은 시사회 말미에 "'달콤한 나의 도시'가 불편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연 '달콤한 나의 도시'가 '짝'의 어떤 전철을 밟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결국 시각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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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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