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박보검 "제가 토란 덕 좀 봤네요"(인터뷰)

영화 '명량'의 수봉 역 박보검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08.22 18:21 / 조회 : 1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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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사진=임성균 기자


영화 '명량'을 본 여성 관객이라면 수많은 배우들 중 수봉 역의 박보검(21)을 잊지 못할 것이다. 눈앞에서 왜군에 아버지를 잃고, 이후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대장선에 오르는 용감한 소년 수봉을 연기한 박보검은 '명량'으로 1500만 배우라는 기쁨과 함께 '토란소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KBS 2TV '참 좋은 시절'의 강동석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데 이어 '끝까지 간다', '명량'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박보검. 매사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 긍정왕이지만 올해는 특히 더 감사할 일이 많다.

'명량'의 흥행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는 "2000만 까지는 무리일까요?"라며 시원하게 웃었다. 이왕 신기록을 경신했으니 욕심이 생기는 법이다. 농담에 이어 그는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모두의 마음이 모여 큰 일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이다. "선배님들에 비하면 전 고생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겸손한 말도 잊지 않았다.

"저는 고생이라고 말할 수도 없어요. 다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연기하시는데 전 갑옷도 얇잖아요. 아마 총 맞으면 바로 죽었을 거예요(웃음). 전 좋은 작품에 합류한 것 자체가 영광이죠. 이름을 기억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토란소년이라는 별칭까지 만들어주셨잖아요. 제가 토란 덕 좀 보지 않았나 싶어요."

대장선에서 벌이는 전투도 인상적이지만 박보검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과 독대하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아닐까. 자신의 첫 촬영이었던 그 순간은 박보검에게도 의미가 남달랐다.


"아버지의 죽음을 눈으로 본다는 걸 상상하기 싫었어요. 촬영 전에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잘하라고 기도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울컥 났어요. 최민식 선배님은 진정성을 가지고 진심으로 하라고 조언 해주셨어요. 촬영에 임해서 장군님 눈빛을 보니까 뭔가 온 몸에 전율이 일고 찌릿찌릿 했죠.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었어요. 관객들도 그런 감정을 느껴 주셨다는 게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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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사진=임성균 기자


2011년 '블라인드'로 데뷔해 이제 연기를 시작한지 햇수로 4년, '명량'은 분명 박보검에게는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명량' 이후로 달라진 것을 묻자 그는 "팬카페 등급 업 신청이 많아졌다"며 웃었다. 데뷔 초기부터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여전히 자주 팬카페를 찾는단다.

"시간 날 때마다 응원 글을 모두 읽어봐요. 원래 3000명 정도였던 카페 회원이 6000명이나 됐더라고요. '명량'의 힘이 크구나, 하고 감사함을 느꼈죠. 처음에는 팬들을 한 분 한분 다 기억했는데 이제 점점 팬들이 많아지면서 제가 혹시나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해요.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분들 다 기억하려고 노력 할 거예요."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가수의 꿈을 품었지만 연기가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소속사의 권유에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후회는 없다. 앞으로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을 것이라고 오히려 기대를 가지고 있다.

"사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는 해보지 않았어요. 선배님들에 대한 동경도 없었죠. 지금은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 분을 꼽지 못하겠네요. 배우들을 보면서 닮고 싶은 부분을 캐치해서 제 것으로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후회나 아쉬움 보다는 오히려 기대가 되요. OST에 참여할 수도 있고, 기회가 되면 뮤지컬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늘 준비 되어 있다면 기회를 만나 '짠!'하고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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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사진=임성균 기자


데뷔한지 오랜 시간이 지난것은 아니지만 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블라인드'를 시작으로 SBS '원더풀 마마', KBS 2TV '참 좋은 시절', 영화 '끝까지 간다', '명량'까지, 어느 하나 애착이 가지 않는 작품이 없다. 아직은 연기가 마냥 재미있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 박보검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저에게 궁금증을 가지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제 삶이 다 그래요. 감사하는 걸 말로 표현하다보니 감사할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진심인데, 이걸 진심이 아니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올 하반기에는 또 감사할 일이 생겼다. KBS 2TV에서 10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 캐스팅 됐다. 심은경, 주원, 고경표 등 젊은 배우들이 모인 만큼 설렘도 크다. 이를 위해 첼로 연습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코인로커걸'에도 합류하게 됐다. 정말이지 쉴 틈이 없는 나날이다.

"요즘은 첼로 연습에 푹 빠져있어요. 새로운 악기를 다룬다는 게 재미있어요. 이제 소리도 내려고 하고 있고요(웃음). 원작 드라마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제가 그 작품에 참여한다니 기대가 되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벌써부터 활기찬 느낌이에요. '코인로커걸'도 이미 촬영에 들어갔어요. 김혜수 선배님은 웃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세요. 이 작품을 통해서 다른 모습도 많이 보여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더 이상 이룰 것이 남아있을까 싶을 정도로 알찬 2014년이다. 박보검은 남은 한 해를 큰 욕심 없이, 내공을 쌓는 시간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크게 욕심을 가지지는 않아요. 욕심이 많으면 화가 생기는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많은 경험과 내공이 쌓였으면 좋겠고, 외국어도 능통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항상 공부하고 준비해야죠. 조용히.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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