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의 최민식 vs '루시'의 최민식..극과 극 캐릭터

영화 '루시'의 최민식(사진 왼쪽)과 '명량'의 최민식 / 사진=스틸컷

최민식의 존재감은 어떤 역할에서도 빛났다. 1500만 흥행작 '명량'과 첫 할리우드 데뷔작 '루시'는 사극과 SF의 간극만큼이나 완전히 다른 작품. 그 속에서 그는 극과 극이나 다름없는 연기하면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시선을 붙들었다.

최민식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스칼렛 요한슨, 뤽 베송 감독과 호흡을 맞춰 큰 관심을 받았던 영화 '루시'는 20일 베일을 벗었다. 뤽 베송 감독까지 방한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루시'의 시사회는 여러 영화 관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룰 만큼 관심을 모았다.


'루시'는 강력한 합성 약물로 모든 감각이 깨어나며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된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의 이야기를 담은 SF액션물. 최민식은 금지된 약물을 유통하는 지하세계의 거물이자 악당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두 손에 시뻘건 피를 가득 묻히고서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루시'의 최민식은 등장부터 잔혹하고도 무자비한 악당의 포스를 제대로 풍겼다. 말도 통하지 않는 루시(스칼렛 요한슨)를 한국어로 윽박지르며 공포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이후 달아난 루시를 끝까지 추격하며 영화의 마지막까지 악의 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냈다.

최민식의 사실적이고 강력한 연기는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이야기에 현실감을 입히는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분량 또한 상당해, 스칼렛 요한슨과 모건 프리먼에 이어 3번째로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민식의 이같은 모습은 한국 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쓴 1500만 흥행작 '명량' 속 성웅 이순신의 모습과는 완전히 대비를 이뤄 더욱 눈길을 끌었다.

'명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스크린에 옮긴 액션사극. 단 12척의 배로 배 330척을 앞세운 왜군과 결전을 치러야 하는 장군 이순신으로 분한 최민식은 영웅의 고뇌와 진심, 그리고 불굴의 결전을 그려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존경받는 영웅인 이순신을 전형화된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인간적 면모를 그려낸 점도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최민식은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장수들에게 '내 술 한잔 받으시게'를 읖조리며 머리채를 풀어헤치고 괴로워하는 이순신의 불안한 내면을 표현하면서도 '충은 백성을 향한다'는 굳은 믿음을 또한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경건함까지 묻어나는 최민식의 열연은 '명량'의 유례없는 흥행, 이순신 신드롬 열풍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명량'은 개봉 21일 만인 지난 19일 15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대 기록을 세웠다. '명량'은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1000만 돌파(12일) 등 한국영화 흥행신기록을 모두 새로 세웠다. '아바타'(1362)를 제치고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뒤에도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