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家'의 변칙 편성? '그겨울' 때와 뭐가 다른가

[기자수첩]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8.20 16:11 / 조회 : 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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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논란이 다시 지펴질까. SBS가 최근 새롭게 꺼내든 예능 편성 이야기다.


SBS가 새 예능 프로그램 '에코빌리지-즐거운 家'(이하 '즐거운 가')의 첫 방송 날짜를 오는 31일로 확정했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즐거운 가'가 '일요일이 좋다'의 새 코너가 아닌, 단독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후4시50분이 아닌, 오후4시에 시작한다.

'즐거운 가'는 이제는 SBS의 대표 예능인으로 거듭난 김병만의 새 프로젝트가 담겨진 예능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편성이 결정되기 전부터 이미 제작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이후 멤버 구성과 구체적인 프로그램 기획을 거쳐 지난 6월 중순 첫 촬영에 돌입했다. 자연스럽게 이 프로그램이 어느 시간대에 방송되는 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됐다.

하지만 '즐거운 가'가 들어갈 자리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편성 변경 가능성이 높지 않은 '힐링캠프', '백년손님-자기야', '웃찾사', '정글의 법칙'과 자리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매직아이'가 버티고 있었다. 주말 시간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즐거운 가'는 사실 편성 직전까지 수요일 편성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도시의 법칙'이 10부작으로 편성돼 20일 종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비해 일요일 편성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런닝맨'이 시청률이 주춤하지만 그래도 인기 프로그램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고, '룸메이트'의 경우 최근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편성을 위해 단칼에 빼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SBS는 비슷한 시기에 함께 제작을 준비했던 일반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즐거운 나의 도시'의 편성을 최종 확정지었다. 결국 내부 회의 끝에 '즐거운 가'는 일요일 오후4시에 편성됐다.

앞서 KBS '해피선데이'와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 관계자들은 오후 4시까지 앞당겨진 편성 경쟁을 막고자 오는 24일부터 오후 4시50분에 시작, 총 185분 편성을 합의했다. 그러나 '즐거운 가'가 '일요일이 좋다'에 앞서 편성되면서 SBS가 일요예능을 앞당겨 3부작으로 편성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정이라는 비판 역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KBS, MBC 측은 이에 대해 언급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 SBS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변칙 편성으로 시선을 모았던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SBS는 지난해 2월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첫 방송 날짜를 확정한 후 첫 방송 당일 1,2회를 연속 편성한 바 있다. 당시 KBS 2TV의 '아이리스2' 역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같은 출발선에 서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지상파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연속 편성 자체가 동시간대 1위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드라마 전개상의 이유로 연속 편성을 했다는 SBS의 주장에 대해 KBS와 MBC 모두 이른바 '72분 룰'을 위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72분 룰'은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을 72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KBS, MBC, SBS 지상파 3사 드라마국장들이 모여 합의했다.)

'즐거운 가'의 편성 역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때와 상황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방송3사가 함께 합의를 한 상태에서 SBS가 교묘하게 비쳐질 수 있는 편성을 꺼내들었다는 점은 비슷하다.

이번 편성 자체만으로 향후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긴 힘들다. MBC와 KBS 역시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에 아직 파장이 커지지는 않은 듯하다. 다만 '즐거운 가'의 첫 방송 시청률이 '일요일이 좋다'의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논란이 다시 지펴질 가능성이 없진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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