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의땅' 강예솔, 선생님 버리고 배우 택한 이유(인터뷰)

KBS 2TV 'TV소설 순금의 땅' 정순금 역의 강예솔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4.08.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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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솔/사진=이기범 기자


차근차근 조리 있는 말투. 차분한 강예솔의 화법은 인터뷰 내내 귀에 쏙쏙 와서 박혔다. 배우가 아니라 선생님이 됐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입담이었다. 교사를 꿈꾸며 교생실습을 준비했던 강예솔의 이력이 말투에서 부터 드러났다.

강예솔은 KBS 1TV '정도전' 양지에 이어 KBS 2TV 'TV소설 순금의 땅' 정순금까지 연달아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순금의 땅'에서는 억척스러우면서도 밝은 모습을 선보여 어머니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강예솔의 연기 인생 역시 순금과 닮았다. 20대 중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30대 초반인 지금,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극영화과에 진학, 정석 코스를 밟아온 강예솔이지만 본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선생님이 되려했던 강예솔은 어쩌다 배우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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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솔/사진=KBS 2TV 'TV소설 순금의 땅'



◆ 어느덧 데뷔 8년

강예솔은 2006년 미스 춘향 선발대회 진으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공부가 싫어 예고에 진학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어도 배우를 꿈꿔본 적은 없었다. 그런 강예솔의 운명을 바꾼 것은 친구를 따라 나선 오디션이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친구가 드라마 제작사 오디션을 보러 간다고 했는데, 너무 떨린다고 같이 가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교생 실습을 앞두고 있을 때였어요. 연기를 할 생각은 이전까지 전혀 하지도 못했는데 거기서 매니저 분을 만나 미스 춘향 선발대회도 나가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죠."

2006년 졸업 직전까지 착실하게 공부만 했던 강예솔에겐 미스 춘향 선발대회는 낯선 도전이었다. "지나치게 숫기가 없다"는 소속사의 권유로 급하게 대회에 나갔다. 다른 경쟁자들은 가야금부터 판소리, 한국무용 등 다양한 장기를 선보였지만 준비가 안됐던 강예솔에겐 어릴 적부터 배웠던 태권도와 검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런 점들이 강예솔을 미스 춘향 진으로 이끌었다.

"다른 친구들은 곱게 악기를 연주하고 무용을 하는데 태권도나 검도를 보여주니까 심사위원들도 신선했나 봐요. 예상도 못했던 진으로 호명됐고, 자연스럽게 데뷔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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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솔/사진=이기범 기자


◆ 실질적인 데뷔작 MBC '마이프린세스'

미스 춘향 선발대회를 마친 직후 강예솔은 KBS 2TV '화랑전사마루'에 출연하게 됐다. 그러나 강예솔은 "이전까지 작품은 그야말로 뭣도 모르고 TV에 나오는 게 좋아서 했던 것 같다"며 "본격적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연기를 했던 것은 2011년 MBC '마이프린센스'에 출연하면서부터"라고 털어놓았다. 강예솔은 '마이프린세스'에서 김태희의 언니 이단 역을 맡았다.

"데뷔 후 얼마 안 돼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어요. 다행히 일본의 큰 주류회사 모델로 발탁돼 한국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하진 못했어도 일본에서 얼굴을 알릴 수 있었죠. 그런데 일본에 혼자 있으니까 외롭기도 하고 자괴감도 들었어요.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더라고요."

한국으로 돌아온 강예솔은 교직이수를 포기했다. 그리고 제대로 연기를 배우기 위해 동국대 연극영화과 편입시험을 치루고 당당히 합격했다.

"학교에 갔는데 친구들 모두 꿈과 열정이 넘쳤어요. 그들을 보면서 '난 뭔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목마름도 꿈틀거리고요. 그때 '마이프린세스'를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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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솔/사진=KBS 2TV 'TV소설 순금의 땅'


◆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순금의 땅'

이후 강예솔은 그야말로 쉬지 않고 활동했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 KBS 2TV 드라마스페셜 4부작 '동화처럼'에 이어 올해 '정도전'과 '순금의 땅'까지 1년에 한 작품 이상씩 꾸준히 출연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연차와 작품 수에도 불구하고 강예솔은 '순금의 땅'과 '정도전'에 대해 연신 "참 많은 것들을 배웠던 작품"이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특히 '순금의 땅'에 대해서는 "압박감도 컸고, 부담감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캐스팅이 됐다고 들었을 때에도 여느 드라마와 같은 느낌이었어요. 많은 분들과 함께 하니 누만 끼치지 말자고 했는데, 준비하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타이틀 롤이라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점점 커졌던 것 같아요."

강예솔의 불안감과 심리적인 압박을 해방시켜 줬던 것은 스스로 작성했던 촬영일지였다. 강예솔은 잠을 줄여가면서도 매일매일 촬영이 끝나면 촬영장에서 들었던 말들을 노트에 적어 놓았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매일 들었던 얘기들을 적고, 반복해서 들었던 부분을 고치면서 서서히 자신감도 회복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정말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 말들을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촬영일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촬영하면 할수록 자존감도 떨어지고 힘들었는데, 촬영일지가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러면서 배우로서의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강예솔은 "강예솔이라는 이름 석 자보다는 제가 연기한 배역으로 불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작은 뜻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꿈과 열정이 가득하다고 자부해요. 그만큼 배우로서 욕심도 생겼고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떳떳한 연기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어요. 그 결실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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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예솔/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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