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매니저들, 당신들도 뛰어난 '음악 프로듀서'다

[길혜성의 뮤직 유니버스]④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4.08.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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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쉽 김시대 대표의 씨스타(왼쪽), 젤리피쉬 김병선 대표의 빅스 / 스타뉴스


뮤직 유니버스 4번째 시간. 이번에는 무대 밖에 있지만, 실질적으로 가요계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숨은 주인공들 '매니저들'에 다루려한다.

요즘 가요 매니저들을 논하려면 현 가요계 대표 시스템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국내 3대 가요 기획사로 대변되는 SM의 이수만, YG의 양현석, JYP의 박진영 등 연예인 출신, FNC의 한성호, 빅히트의 방시혁, 브레이브의 용감한 형제, 콜라보따리의 신사동 호랭이 등 유명 작곡가들, 코어의 김광수, 큐브의 홍승성, 오스카의 전홍준, 스타제국의 신주학, 해피트라이브의 정해익 등 정통 매니저들이 가요계의 각기 다른 배경의 대표들이다.

일단 2014년 8월 현재 SM, YG, JYP 등 연예인 출신 대표들은 회사들을 원활하게 움직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기도 한 이 회사들은 효율적 조직 및 신인 발굴 시스템을 이미 갖췄고, 논란이 일 때만을 제외하곤 대체로 원활하게 자사들을 움직이며 흑자를 내고 있다.

가요계 르네상스였던 90년대와는 확실히 다른 상황이다.


발라드, 댄스, 록, 힙합이 공존하며 멜로디를 중시, 한국 가요계의 르네상스 시대로 통하는 90년대에는 매니저 출신들이 가요 기획사 대표를 거의 맡았다. 그들은 대중과 소통했고, 소속 뮤지션들과도 호흡하며 의리도 나눴다.

가요 매니저 출신 대표들에 대한 편견은 물론 존재한다. 갑과 을의 관계를 거론할 때면 "음악도 잘 모르는 몇몇 가요 매니저 출신들이 뮤지션에 갑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행사한다"란 일부의 평가도 분명 있었다. 일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요 매니저 출신 대표들이 한국 대중음악사에 기여한 공은 크며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가요 매니저 출신 대표들은 일단 음악 프로듀서다. 소속 가수들에 줄 음악을 선택하고, 퍼포먼스를 함께 짜며, 홍보까지 책임진다, 멀티 프로듀서인 셈이다.

가요 매니저 출신 대표들은 평소 선후배간 예의를 강조하지만, 음악 작업과 홍보에 있어선 나이를 불물하고 선의의 경쟁이 벌인다.

케이윌 씨스타 탄생 전 적지 않은 시간 고생했던 스타쉽의 김시대, 역시 힘든 상황을 많이 겪은 뒤 빅스를 제작한 젤리피쉬의 김병선, 만만치 않게 고통의 시간을 겪었던 B1A4 소속사 WM의 이원민,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고 틴탑을 톱 아이돌 중 한 팀으로 만들어낸 티오피미디어의 이재홍, 인피니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전세금까지 뺐던 울림의 이중엽 등 이젠 가요계의 허리급이 된 40대 초중반의 매니저 출신 대표들 사이에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잘 만들기 위한 멋진 경쟁이 벌어졌고, 선의의 맞대결들은 다들 지금을 더 나은 시간으로 만들었다.

20년 이상 된 베테랑 및 요즘 인정받는 가요 매니저 출신 대표들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자신들을 단순히 가수들 차를 운전하고 스케줄 잡는 사람이 아닌 음악 프로듀서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치열한 현장 공부가 바탕이 됐기에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음악 선택부터 홍보까지 모든 과정을 완성하며 소속 가수들과 감동적 순간을 맞이했다.

요즘 가요계,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가요 매니저들은 고생도 참 많이 한다. 힘든 일이기에 최근 들어서는 로드 매니저 구하기가 대표 구하기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고, 사회적 나이가 늦어지며 대표가 되는 시간도 길어졌다. 경력이 쌓여도 제자리만 맴도는 느낌도 가질 수 있다.

히지만 가요계를 움직이는 중심 축 중 하나는 분명 가요 매니저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을 음악 프로듀서로 생각하고 미래를 그리는 자존심이 필요하다.

연예인 및 작곡가 출신 가요 기획사 대표 옆에도 항상 함께하는 매니저들이 있다. 그만큼 가요계에서 매니저의 역할은 크다.

힘든 시기, 자신 스스로를 좀 더 인정하는 가요 매니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가요계 및 K팝 열풍이 더욱 활성화 되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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