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요계', 쉼없이 움직이는데 '국민가요'는 없다..왜

[길혜성의 뮤직 유니버스]③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4.08.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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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원더걸스 크레용팝(위부터)


디지털 싱글, 미니앨범이 정착되며 이제 국내 가요계는 가수들과 팬들은 언제 어느 때고 만날 수 있게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처럼 정규 앨범을 내고 방송 및 공연을 통해 6개월 가까이 활동한 뒤 적지 않은 기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시 나오는 시스템은 이제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월 스타급 가수들(팀)이 맞붙는 '가요대전'이 벌어지는 가요계는 이제 그야말로 '쉼 없는' 곳이 됐다.

많은 가수, 작사 작곡가, 제작자들이 쉴 새 없이 신곡을 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초특급 히트곡, 이른바 '국민가요'가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덜 탄생하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올해는 특히 그렇다.


물론 톱 아이돌그룹과 가수들이 '중박' 정도의 히트 가요는 많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세대를 넘은 진정한 히트곡, 즉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고 방송과 인터넷 및 모바일에서 끝없이 패러디되는 가요는 사실상 나오지 않았다. 곡의 질은 차치하고서라도, 2007년 빅뱅의' 거짓말'과 원더걸스의 '텔 미', 지난해 크레용팝의 '빠빠빠' 정도는 돼야 국민가요라 할 만 한데 올해는 절반을 훌쩍 넘긴 8월까지 이런 곡을 찾기 힘들다.

국민가요 탄생 부재 이유는 분명 있다.

일단 요즘 가요계는 유명 작곡가 쏠림 현상이 너무 크다. 이단옆차기 용감한형제 테디 신사동호랭이 김도훈 등 최근 몇 해 동안 가요계를 주름잡은 히트 작곡가들은 올해도 여러 히트곡들을 내놓았다. 문제는 여러 제작자나 가수들이 신곡을 의뢰할 때, 이들을 여전히 최상위에 놓는다는 점이다.


작곡가는 창작자다. 멋진 곡을 쏟아내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슬럼프 기간도 맞이한다. 다작을 하며 에너지와 열정을 계속 쏟아내면 슬럼프는 일찍 찾아오기 쉽다. 제작자 및 가수와 친분상 곡을 꼭 줘야하는 경우에는 히트 공식에 맞춰 노래를 만들어야하는 딜레마와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빠빠빠'의 경우, 이름이 덜 알려진 김유민이 작곡했다. 마치 만화 주제가 같았던 '빠빠빠'는 초등학생부터 나이 든 세대까지 이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멋지게 보이기보다는, 즐거움을 주고자 했던 김유민의 과감한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기존 작곡가였다면 탄생 불가능했을 곡이다.

새로운 시도는 모험이다. 히트 공식에 따라 유명 작곡가를 찾으면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 받을 수 있겠지만, 해당 가수와 팀의 개성을 제대로 보여주긴 힘들다. 국민가요는 개성이 어우러질 때 탄생되는 경우가 많기에, 초대박 히트곡을 원한다면 가수와 제작자 모두 새로운 작곡가 발굴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실용음악과 학생들도 자주 만나고 이들에도 기회를 준다면, 가요계는 더욱 풍성해질 확률은 높다. 그런 의미에서 톱 가수 이승철이 지난해 자신의 새 음반에 대학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곡을 담은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국민가요 탄생 부재의 또 다른 이유는 가수와 제작자 작곡가들이 처음부터 전체 대중이 아닌 팬덤을 염두하고 곡을 만드는 경우도 많아서다.

맞다. 걸 및 보이그룹 등 아이돌그룹이 움직이는 요즘 가요계이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10대 및 20대 팬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요즘 가요는 대체적으로 그 정도가 너무 세다. 어리고 젊은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려 더 강하고 자극적 음악들을 자주 선보여서다. 최근의 히트곡들을 접하며 노래의 본질이라 할 만한 멜로디 라인보다도, 자극적 코드 반복에 심혈을 쏟고 있는 듯한 느낌을 30대 이상에서 자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희망은 있다. 근래 들어 인기 아이돌들도 멜로디에 중점을 둔 곡들을 이전보다는 자주 선보이고 있어서다.

가수 제작자 창작자들의 새 시도가 곁들여져 10대와 20대 만이 아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국민가요를 빨리 만나고 싶다. 국민가요의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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