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철이가 간다] 우주대스타도 무서웠던 '우리형' 마동석

/ 입력 : 2014.08.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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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란 원래 다들 선입견을 갖고 살잖아요. 저도 우주대스타라고 하니깐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신경은 안 쓰고 살지만. 그런데 이 형, 저도 만나기 전에는 무서웠어요. 배우가 아니었으면 눈도 쉽게 못 마주칠 정도구요. 알고 보면 그렇게 좋은 사람인 것을.

마동석. 저와는 가끔 만나서 술 마시는 친한 형인데요.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님이랑 배우 이정진 형이랑 술 마시는 자리가 있어서 갔는데 그 곳에서 처음 만났죠. 슈퍼주니어 멤버인 신동이랑 동석이 형이 SBS '닥터 챔프'에 같이 출연해서 인연은 있었어요. 신동 통해서 전화통화도 했었구요.


제가 인터뷰를 자처해서 동석이 형이랑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니깐 왠지 쑥스럽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냥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동석이 형은 정말 너무 인간적으로 좋은 형이라 저 뿐만 아니라 비스트 용준형, FT아일랜드 이홍기랑도 친해요. 자, 알고 보면 진짜 진짜 좋은 우리형 마동석 배우님을 만나보시죠.

-김희철: (일어나서 90도로 인사하며) 어, 형 오셨어요. 제가 '살인자'를 봤어야 하는데 요즘 저희 슈퍼주니어가 쉽게 못 돌아다녀서요. 죄송해요.

(마동석과 김희철 인터뷰는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살인자' 개봉 즈음에 진행됐다. 당시 김희철의 슈퍼주니어 동료 이특이 부친상을 당한 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다)


▶마동석: 괜찮아. 사람이 우선인데. 너도 얼굴이 많이 상한 것 같다.

- 김희철: 그래도 형 나오는 영화는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다 봤어요. 아마 제가 맨 처음에 형을 영화에서 본 게 '놈놈놈' 때였던 것 같아요. 레게 머리 하고 나오셨을 때. 어휴, 알기 전에는 배우가 아니었으면 눈도 못 마주쳤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급 친해졌으니 참 신기한 것 같아요.

▶마동석: 사람들은 다 선입견을 갖고 사는 법인데, 뭐. 배우들도 선입견 있지. 그래도 희철이 덕에 괜찮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 신동이는 너보다 먼저 알았지만 약간 형 같고 속도 깊고. 희철이 너는 의리도 두텁고.

- 김희철: 역시 김희철하면 의리를 빼놓을 수 없죠. (푸하하) 술 마시고 이야기를 했을 때는 즐겁기는 한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항상 잘 기억이 안나요. 이렇게 인터뷰로 만나니깐 다른 것 같아요. 저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세요? 처음에는 감기 때문에 술을 못 드신다고 하시다고 했었잖아요. 제 생각은 몸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전날 많이 드신 것 같던데.

▶마동석: 그렇지. 전날 무지 달렸었지.

- 김희철: 그래도 그날도 엄청 달렸잖아요. 저는 사실 동석이 형이 있다고 해서 사실 좀 쫄았거든요. 나름 저도 우주대스타인데 만났는데 "니가 김희철이냐" 막 이러고 그러면 어떻게 하지, 막 이런 생각했거든요. 만일 그러면 모른 척 해야 하나, 아니면 그래도 예의를 갖춰야 하나 이랬거든요.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잘 해주셔서 진짜 좋았어요. FT아일랜드 이홍기랑 영화 '뜨거운 안녕'을 같이 하셨잖아요. 홍기도 저한테 동석이형 진짜 좋다고 그랬었거든요. 엠블렉 이준도 형이랑 '배우는 배우다'를 했는데 정말 좋다고 했었고.

▶마동석: 어릴 적에 밴드를 하면서 드럼을 쳤었거든. 그래서 음악 하는 사람들을 아주 좋아해. 존경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돌 동생들을 보면 정말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하잖아. 그렇게 열심히들 하니깐 한류로 세계 각국에서 활동할 수 있구나란 생각도 진짜 할 수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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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솔직히 어떤 분들은 보면 아이돌이 연기를 하는 것에 편견을 갖고 있기도 하잖아요. 형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마동석: 나도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사람이 아니고, 반평생 운동하다가 연기를 시작했으니깐. 글쎄, 그런 선입견은 없고. 트럭 운전하다가 연기하면 안되나.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가 중요하지, 아이돌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일을 같이 하다보면 저 사람이 정말 최선을 다하는지 아닌지는 서로 알잖아.

-김희철: 형이랑 이런 이야기는 안 해봐서 좀 낯간지럽기도 한데요. '배우는 배우다'에선 정말 셌잖아요. 이준 괴롭히는 조직폭력배 두목 역할. 그걸 보면 형이 원래 그런 사람 같기도 한데 또 '이웃사람'이랑 '더 파이브'를 보면 무섭기도 하면서 또 정말 저 사람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마동석: 너랑 이런 이야기하니 나도 쑥스럽다.(웃음) '배우는 배우다'는 김기덕 감독님이 제작하신 건데 내가 감독님을 정말 존경해서 한 번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었거든. 그런데 영화 속에서 보면 정말 인생 내리막길을 걷는 연예인 보고 "야, 이리 와봐. 같이 사진 찍자. 웃어봐라"라고 하잖아. 정말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어서 아이디어를 냈었지.

-김희철: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밥 먹고 있는데 와서 사진 찍자, 웃어봐라, 사인 좀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저는 그럴 때면 그냥 밥을 먹다말고 나와 버린 적도 있어요. 연예인이란 직업을 갖고 있다고 너무 함부로 대하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공익요원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저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요즘은 밥 먹을 때 사진 찍으면 아예 더 웃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제가 까칠한 이미지가 있어서 "야, 꺼져"라고 하면 더 좋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구요. 어떤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동석: 희철이가 갖고 있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좋아해주시는 거니깐 더 고민해야지. 남들이 못하는 걸 희철이가 해서 좋아해 주시겠지만 그렇기에 더 겸손하고 조심해야 하는 지점도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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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역시 형은 좋은 형이에요. (애교 섞인 웃음) 형은 연기를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형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 '아, 저 사람은 본능적으로 저렇게 할까, 아니면 철저하게 계산하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동석: 난 본능형과 계산형, 두 개 다인 것 같아. 철저하게 준비를 하기도 하고, 그래야 더 현장에서 확실한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애드리브 같은 것도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다 생각하고, 또 배려를 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거든. 자기 혼자만 좋게 나오고 싶다고 욕심을 내면 아무 것도 안되지.

-김희철: 저도 좀 공감은 해요. 전 연기는 안 해봤지만 MC는 몇 번 해봤잖아요. MC를 할 때 보면 어떤 분들은 자기 혼자 다 해버리는 분이 있어요. 그러면 상대는 언제 대본에 있는 멘트를 해야 할지 모르거든요. 시상식 같은 걸 보면 MC 중에 누구는 잘 했는데, 누구는 못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사실 알고 보면 그런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전 애드리브를 해도 꼭 마지막에는 대본에 있는 멘트로 끝내요. 제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저도 그런 경우를 겪어 봤기 때문에요.

▶마동석: 그래서 좋은 배우가 꼭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들 하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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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궁금한 게 형은 영화 속에서 정말 다른 모습들을 연기하는데 사람들은 악역이나 무서운 사람으로만 기억하잖아요. '심야의 FM'이나 '결혼전야' 때는 또 전혀 다른 모습이고, '인사동스캔들' 때는 막 웃겼는데. 그런 게 싫지는 않은세요?

▶마동석: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법이니깐. 그게 더 인상이 깊어서 그럴 수도 있고. 기억을 해주는 데 감사해야지. '범죄와의 전쟁' 때 형사 친구들이 많이 봤거든. 그런데 그 친구들이 "니 이미지랑은 안 맞는데 너랑 딱 맞는 옷을 입었구나"라고 하더라구. 센 이미지와는 딴판이지만 아는 사람들은 정말 나랑 맞다고 생각하더라구. 그렇게 조금씩 다가가고 넓혀 가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김희철: '범죄와의 전쟁' 때 김성균씨한테 정말 많이 맞았잖아요. 실감 나던데.

▶마동석: 맞을 때는 세게 맞아야 돼. 그게 서로를 위해 좋아. 괜히 배려한다고 어설프게 때리면 계속 때려야 하고 계속 맞아야 돼. 그건 내가 때리는 연기를 해도 마찬가지야.

-김희철: 제가 연기를 해도 그렇게 잘 맞을 수 있을까요?

▶마동석: 얼마나 재능이 있는지는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법이니깐.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때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 다만 얼마나 몰입할 수 있나, 자기를 얼마나 던질 수 있냐는 마음이 서는 게 중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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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범죄와의 전쟁' 때 같이 하셨던 윤종빈 감독님하고 '군도' 하시잖아요. 그 다음에는 제 절친인 박신혜와 '상의원' 하시구요. 너무 바쁘신 것 아니세요?

▶마동석: '군도'에서는 주로 액션 담당이고, '상의원'에선 천재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역할이야. 다 내가 재밌어야 하지. 내가 즐겁고 재밌으면 바쁜 건 바쁜 게 아니잖아.

-김희철: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돈이나 명예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즐겁고 재밌어야 한다는 말이요. 형, 다음번에는 그럼 박신혜랑 소주 한잔 마실까요?

▶마동석: 일단 우리부터 곱창에다 소주 한 잔 하자.

-김희철: 그럼 제가 잘 하는 곳으로 모실게요.(하하)

정리: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

사진: 스타뉴스 이기범 기자(leek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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