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장군님 곁을 지킨 사람들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08.02 13:43 / 조회 : 26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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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명량' 스틸


명량대첩의 승리의 선봉에는 단연 이순신 장군이 있었지만, 그의 곁을 지킨 사람들의 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에서도 조선 수군과 민초들을 연기한 탄탄한 조연배우들이 있었기에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민식의 카리스마가 더욱 빛났다. 새로운 얼굴임에도 큰 비중을 소화한 배우들과 적은 비중에도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준 스타들까지, '명량'에서 장군님의 곁을 지킨 이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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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율/사진=영화 '명량' 스틸


◆ 아들 이회, 권율

이순신 장군의 장남이자 조선 시대 무관이기도 했던 이회 역을 맡은 권율, 영화 '피에타'를 본 관객이라면 아마 그의 얼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피에타'에서 사채빚을 갚지 못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손을 잘리기 적전, 담담하게 기타를 치던 그 남자가 '명량'에서는 이회 역으로 분했다. 2012년 권율이라는 새 이름을 쓰기 전에는 권세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이순신의 아들 이회는 부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인 이순신 장군의 고충을 나누고, 수군 진영을 살뜰히 살핀다. 왜 수군이 진영에 잠입했을 때는 검을 뽑아들고 아버지를 지키기도 한다. 아버지의 안위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면서도 그의 강한 신념을 믿고 따르는 이회를 권율은 튀지 않지만 무게감을 잃지 않는 담담한 연기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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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준/사진=영화 '명량' 스틸


◆의리남 안위, 이승준

이순신 장군을 신뢰하고 따르지만 상식적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치르겠다는 결정에는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그를 말리기도 한다. 조선 장수들 중 이순신 장군을 마음 속 깊이 존경하고, 신중한 성격의 안위는 이승준이 맡았다.

이승준은 참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KBS 2TV '비밀'에서는 변호사 최강민, tvN '막 돼먹은 영애씨'에서는 철없고 대책 없는 사장 이승준 역을, tvN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에서는 건실한 남자 한영훈으로 분했다.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는 다혈질 게이바 사장 역할까지 연기했다. 어느 역을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이승준이 충직한 부하 안위를 연기했으니 역시나 존재감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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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타니 료헤이/사진=영화 '명량' 스틸


◆ 적장을 존경한 준사, 오타니 료헤이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오타니 료헤이, '명량'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이순신 장군을 돕는 왜군 병사 준사 역을 맡았다. 왜군이었지만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고, 이 명분 없는 전쟁을 끝내고자 조선의 편에 서는 준사는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를 이순신에게 전해 명량대첩의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준사 역을 실제 일본인이 맡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을 테지만 오타니 료헤이는 김한민 감독에 대한 믿음과 준사에 대한 애정으로 걱정 대신 자부심을 탑재했다. 강렬한 눈빛과 후반부 선보이는 액션까지 완벽히 준사로 분한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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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왼쪽) 김태훈/사진=영화 '명량' 스틸


◆ 패기 있는 소년 수봉, 박보검

왜군과의 싸움에서 끝까지 맞선 아버지의 죽음을 제 눈으로 생생히 목격한 수봉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스스로 대장선에 오른다. 이순신 장군은 그에게 칼이 아닌 노를 잡으라고 명에 그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패기 있게 왜군에 맞선다.

수봉 역을 맡은 박보검은 그간 여러 작품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KBS 2TV '참 좋은 시절'에서는 강동석의 어린시절을, 영화 '차형사'에서는 주인공 차형사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최근 '끝까지 간다'에서 이순경 역으로 비중있게 출연하기도 했다. 수봉 역을 맡은 박보검은 아버지를 잃은 비통한 심정부터 전투에 나서는 비장함까지 짧은 출연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론 슬퍼보이고 때로는 날카로워 보이는 눈빛이 특히 인상적이다.

◆ 능청스러운 김중걸, 김태훈

묵직한 드라마와 전투신이 이어지며 웃음을 찾아볼 수 없는 '명량' 중 유일하게 약간의 웃음을 주는 김중걸. '분노의 윤리학', '아저씨', 남쪽으로 튀어' 등에 출연한 김태훈이 맡았다.

친형제 같은 수봉과 언제나 함께하는 그는 졸지에 수봉을 따라 대장선에 오르게 되는 인물. "왜 하필 맨 앞이냐"고 투덜거리며 노를 젓는 모습이 수봉보다 오히려 동생 같지만 오히려 인간적이기도 하다. 전장에 나간 사람 중 이런 사람도 분명 있었을 것 같은 현실감을 주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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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명량' 스틸


◆ 경상우수사 배설 장군, 김원해

영화 초반 이순신 장군과 격한 설전을 나누는 배설 장군, 아이러니 하게도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 이끌고 나간 12척의 배는 칠천량해전에서 전멸 위기에 처하자 그가 퇴각시켰던 선박이었다. 전투를 강행하겠다는 이순신 장군에게 극렬히 반대하고, 그를 신뢰하지 못하는 배설 장군은 결국 조선 수군을 배신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상 이순신 장군의 곁을 끝까지 지킨 사람은 아닌 셈이다.

배설을 연기한 김원해는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키사라기 미키짱', '서툰 사람들' 등 다수의 작품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숨바꼭질', '명량' 등을 통해 영화계에서도 명품 조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명량'에 이어 '해적'에서는 투덜투덜 불만 많은 산적 춘섭으로 변신했으니 두 작품의 김원해를 비교해보는 것도 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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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구/사진=영화 '명량' 스틸


◆ 탐망꾼 임준영, 진구

왜 수군 진영을 염탐하고 준사에게 전갈을 받아오는 탐망꾼 임준영을 연기한 진구는 가장 인상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이제는 훤한 길이라고 아내를 달래지만 홀로 두고 떠나는 그 마음이 어찌 담담했으랴. 그는 아내가 준 부적을 쓸데없다고 타박하면서도 허리춤에 꼭 지니는 따뜻한 남자이기도 하다.

적은 분량이지만 임준영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었다. 해전의 가장 위기의 순간에 활약하는 인물인데다, 아내 정씨부인 역의 이정현과 더불어 민초들의 활약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니 무게감 있는 배우가 맡아야 했다. '26년'에서는 주연으로, '표적'에서는 특별출연으로 출연하며 역할의 크기를 따지지 않고 활약하는 진구는 임준영 역을 인상적으로 소화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라를 위해 제 한 몸 희생한 임준영, 뜨거운 배우 진구가 연기해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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