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집'에 다녀온 후..정찬이 바뀌었다(인터뷰 ①)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4.07.25 16:30 / 조회 : 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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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찬/사진=KBS


"아이들이 죄를 지었다는 부분을 부정하지 않아요. 그러나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정찬)


KBS 1TV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은 우리나라 유일의 소년교도소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천소년교도소는 만 14세에서 23세까지 아이들 중 가장 강력한 범죄를 저지른 1등부터 220등까지 모아 놓은 곳이다. 정찬은 내레이터이자 출연자로서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7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3회까지 방송된 '세상 끝의 집'은 소년수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용서와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전하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선보인다.

정찬은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이자 참여자로서 "네 잘못"이라고 꾸짖기도 하고, 영상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출자 김동일 PD는 정찬의 이런 역할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제 남은 이야기는 3편. 총 6부작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들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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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KBS PD/사진=KBS



◆ 객관적인 입장 유지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세상 끝의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여느 청소년 다큐멘터리처럼 "이 아이들의 잘못을 우리가 감싸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특히 정찬은 교도소에서 만난 친구들이 과거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얘기할 때 "그래도 네가 잘못했다" "네가 한 일이다. 핑계다"고 지적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동일 PD도 "방송의 중심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 가장 많이 고민했다"며 "피해자들이 아직도 있는 상황에서, 민감하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됐다"고 털어 놓았다.

"시청률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9% 안팎의 시청률이 나오고 있는데요. 민감할 수 있는 부분들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반응에 감사할 뿐이에요."(김동일 PD)

"반응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제가 인터넷을 잘 하진 못해도 검색해서 반응을 살펴보는 스타일인데, 어떤 분들은 '불편하다'고 하시지만, 어떤 분들은 '정찬이 그렇게 말해서 시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상반된 반응이 우리가 바랐던 부분들을 모두 보여줬다는 반증 같아요."(정찬)

어려운 과제에도 불구, 김동일 PD가 소년교도소를 택한 이유는 "이전과는 다른 청소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식 때문이었다.

"청소년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보니 해마다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이 제작돼요.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 대부분이 비행 현장을 고발하거나 학교와 가정 문제를 다루더라고요. 비행과 가정이 끝까지 망가졌을 때 나오는 결과물인 소년수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3달 정도 소년교도소를 오가며 촬영했는데,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김동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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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1TV '세상 끝의 집' 영상 캡처


◆ 대한민국 최초의 소년교도소 촬영 "식사는 정찬 아이디어"

정찬은 스스로 "드라마보다 다큐멘터리를 더 즐겨본다"고 소개했다. 올해로 20년째 연기를 해오면서 느낀 점은 "사회와 삶의 모습에 대한 피드백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TV 장르는 다큐멘터리"라는 것. 때문에 "소년교도소를 방문하겠다"는 제작진의 제안을 정찬은 흔쾌히 수락했다.

"다큐멘터리를 워낙 좋아해서 참여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어요. 프로그램에서는 거창하게 '멘토'라고 소개됐지만, 실제로 이런 역할을 하진 않았어요. 그저 또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방송을 하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고요."(정찬)

아직 전파를 타진 않았지만 수감자들과 출연진들이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역시 정찬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고 했다.

"교육관들 말이 수감자들과 비수감자가 같이 밥을 먹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방송으로도 처음 담기는 모습이었죠."(김동일 PD)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같이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니까요. 교도소 안도 사회의 일부분이니 허물없이 밥을 먹으면 좋겠더라고요. 정말 다 같이 풀어졌던 것 같아요. 비방용 멘트도 엄청 많이 나오고요.(웃음) 갇혀있으면 말로도 취하고, 콜라로도 취하는데 딱 그랬던 것 같아요."(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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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찬/사진=KBS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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