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일요예능 경쟁..시청률 높이려다 피로도 높인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4.07.23 07:00 / 조회 : 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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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KBS, SBS, MBC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일요예능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을 벌이며 과도하게 방송시간을 앞당겨 시청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MBC는 오는 27일 오후 방송되는 '일밤'('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의 방송시간을 오후 4시 10분에서 4시로 10분 앞당겼다. 방송이 끝나는 시간은 종전과 동일하게 오후 7시 55분으로, 총 방송 시간을 10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즉 MBC측은 스타뉴스에 "지난주 방송에서 KBS가 변칙 방송을 해서 부득이하게 방송 시작 시간을 앞당기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KBS, MBC, SBS 모두 오후 4시 10분에 일요예능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고지만 KBS가 예정된 시간보다 7분 빠른 오후 4시 3분에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방송하며 이 같은 논란이 생긴 것. 이날 MBC는 오후 4시 9분에 '일밤-아빠 어디가'를, SBS는 오후 4시 11분에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를 각각 시작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이처럼 최근 방송 3사가 프로그램 시작 시간을 경쟁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이는 먼저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시청자 선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3사 예능프로그램의 평균 방송시간은 총 3시간 46분 가량. 몇 년 전만해도 6시께 시작했던 일요 예능프로그램은 이제 4시에 시작하게 됐다. 이에 네티즌은 우스갯소리로 "'일밤'은 '일낮'(일요일 낮)으로 프로그램 명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책 없이 길어지는 일요예능프로그램 방송시간은 제작진과 시청자도 모두에게 불편함을 준다.

3사 예능 프로그램 모두 각각 2개의 코너씩을 방송한다. 코너 중간에 띠 광고도 없이 평균 226분씩 방송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도, 시청하는 사람도 피로도가 높다. 지상파 3사의 세 프로그램 모두 각각의 매력과 재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염두에 두더라도 프로그램을 몰입해서 보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다.

앞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택 2014' 특집에서 무한정 늘어나는 예능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을 줄이겠다는 공약으로, 이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고충을 넌지시 암시하기도 했다.

지상파 3사의 일요예능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요예능 프로그램의 평균 방송 시간은 150분 이었다"며 "과도한 편성 경쟁으로 이처럼 방송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우리도 고충이 크다"라고 말했다.

일요일 오후 시간대가 예능 프로그램의 전통적인 접전지라는 사실을 생각하더라도 200분 넘게 이어지는 방송이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시청률을 높이다가, 시청자의 피로도만 높이는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상파 3사 모두의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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