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김무생·김명민·최민식..믿음직한 이순신 계보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7.22 10:40 / 조회 : 1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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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명량'의 최민식, '난중일기'의 김진규,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 '조선왕조 500년-임진왜란'의 김무생 / 사진=스틸컷, 포스터, 화면 캡처


적장조차 찬탄했던 지휘관이자 전술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모든 이들이 존경하는 영웅이자 위인이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그를 담아냈고 이는 2014년 여름 개봉하는 '명량'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의 고(故) 김진규부터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까지, '이순신 배우'의 계보 역시 묵직하고 탄탄하다.


지적이고도 중후한 이미지의 미남 배우로 1960년대 최고의 스타로 사랑받은 고 김진규는 이순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배우다. 실제로도 이순신 장군을 깊이 존경했던 그는 1971년 영화 '성웅 이순신'(감독 이규웅)의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당시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며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맞아 이혼에까지 이르렀던 김진규는 1977년 영화 '난중일기'(감독 장일호)에서 다시 주연을 맡았다. TV 드라마까지 무려 3차례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던 그는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것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난중일기'에는 신명을 바쳤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1970년대 이순신의 얼굴이 고 김진규라면 1980년대에는 고 김무생이 있다. 당시 큰 인기를 모으던 MBC 대하사극 '조선왕조 500'년 그 중에서도 1986년 방송된'임진왜란'은 왜적에 맞서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TV 드라마로서는 파격적인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묘사와 함께 담아내 큰 인기를 모았다. 연출은 '허준', '대장금', '이산'의 이병훈 PD였다. 당시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은 이가 배우 김주혁의 아버지이기도 한 고 김무생이다. 여러 사극에서 활약해 온 김무생이지만 당대 인기는 웬만한 톱스타를 능가했을 정도. 그는 근엄하고도 남성미 넘치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사극들의 외연이 넓어지고 숨은 인물 발굴에 골몰하던 사이 잠시 대중들과 멀어졌던 이순신 장군이 다시 TV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은 김명민 주연의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서다. 윤선주 작가가 극본을 맡고 이성주 김정규 PD가 연출을 맡아 무려 104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진 '불멸의 이순신'은 이순신의 일대기를 진중하고도 차분하게 그려냈다.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김명민은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포효하는 전쟁의 영웅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고뇌를 절절하게 그러나 절제되게 담아냈던 김명민의 열연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2005년 미래의 남북군인이 과거로 가 방황하던 청년기 이순신을 돕는다는 코믹 SF 사극 '천군'이 나왔으나 신통한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당시 박중훈이 청년 이순신을 연기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김한민 감독의 '명량'은 인간 이순신의 일대기가 아닌 그가 가장 빛났던 해전 가운데 하나인 명량대첩을 2시간 가득히 담아낸 작품이다. 갖은 고초 끝에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수군을 다시 맡게 된 이순신 장군이 고작 12척의 배를 가지고 330척에 이르는 거대한 적과 맞서 거둔 역사적 해전에 집중했다. 주연을 맡은 최민식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내내 극을 이끈다. 그는 강인한 장수 이면의 두려움과 혼돈을 담아낸 묵직한 열연에 '역시 최민식'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그는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씻김굿을 직접 제안하고 그 현장에서 눈물을 쏟을 만큼 캐릭터에 깊은 애정과 경외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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