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엔 화살로' LA 에인절스, '설레발' 로드니에 설욕

국재환 인턴기자 / 입력 : 2014.07.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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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페르난도 로드니(37,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동점에 성공한 마이크 트라웃(23, LA 에인절스)이 로드니의 화살 세레모니를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모든 스포츠를 불문하고 설레발은 언제나 화근을 불러온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마무리 투수 페르난도 로드니(37)가 이 경험을 제대로 겪었다.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23)과 알버트 푸홀스(34)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로드니의 때 이른 세레모니에 화끈한 복수로 화답했다.

사건의 발단은 8회말 LA 에인절스의 공격 때 벌어졌다. 4-5로 뒤진 에인절스는 선두타자 에프렌 나바로가 좌익선상 안타를 때려내며 동점의 기회를 만들었다. 에인절스에선 후속 타자 그렌트 그린이 나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1사 1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시애틀에선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마무리 투수 로드니가 등판했다. 로드니는 등판하자마자 크리스 이아네타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1번 타자 콜 칼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이 때 로드니는 자신의 전매특허 세레모니인 화살 쏘기를 마운드에서 펼치며 LA 에인절스 선수들을 도발했다.


에인절스 선수들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칼을 갈고 9회말 공격에 나섰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트라웃은 로드니의 공을 잘 참아내며 볼넷으로 무사 1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윽고 푸홀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푸홀스는 1-1의 볼카운트를 만든 뒤 로드니의 96마일 패스트볼을 밀어 때려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트라웃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고 2루에 안착한 푸홀스와 눈을 마주친 뒤 동시에 로드니의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설레발을 장타와 동점, 그리고 똑같은 세레모니로 응징한 것이다. 결국 로드니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8번 타자 그린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주고 패전의 멍에까지 뒤집어썼다.

경기는 결국 에인절스의 6-5승리로 끝났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로드니는 "경기 중에 트라웃과 푸홀스의 세레모니를 보진 못했다. 비디오로 돌려봐야겠다. 그래도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다"며 웃어넘겼다.

이날 해프닝은 스포츠계에서 '설레발은 필패'라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팬들에게 확인시킬 수 있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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