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이종석, '연예인'에서 '배우'가 되기까지의 변천사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4.07.11 16:01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이종석이 지난 8일 서울 논현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SBS '닥터 이방인' 종방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부석 기자


날로 달로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뜻의 '일취월장(日就月將)'. 이 뜻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고사성어다. 하지만, 실제로 이걸 실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공부든, 운동이든, 전문적인 직업이든 상관없이 모든 일에서 '일취월장' 하려면 많은 노력이 뒤따르니까. 때문에, 어떤 분야든 '일취월장'한 사람을 보게 되면, 감동하게 된다. 분명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얼마 전 종영한 SBS '닥터 이방인'의 이종석을 보고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종석의 외모를 보면, 훤칠하게 큰 키에, 여리여리할 만큼 군더더기 없이 일자로 쪽, 뻗은 몸매, 뽀얀 피부의 곱상한 얼굴까지, 딱 20대 꽃미남 스타다. 연예인이 꿈이던 소년 이종석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과거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재능 있는 일반인들이 많이 참여했던 SBS '진실게임'에 출연했다. 당시 작가들은 사전 미팅을 했을 때부터 그가 다른 출연자들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가만히 있을 때와 웃을 때의 분위기가 달랐고, 특히 웃을 땐 얼굴에 환한 빛이 나는 그에게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녹화에선 그저 부끄러움 많은 고등학생이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몇 년 후, 그가 본격적으로 방송에 데뷔한다. 바로 '시크릿 가든'의 천재작곡가 썬으로. 당시 그를 기억하는가? 그는 비밀스런 속마음을 감춘 채, 툭툭 내뱉는 말투로 다크와 시크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모습이었다. 그의 연기도, 그렇다, 딱 그 만큼이었다. 그 땐 현빈과 윤상현의 그늘에 가리워져 이종석은 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 후,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 캐스팅 된 그는 동생과 매일 투닥거리며 싸우는 철부지에, 까칠하고 반항적인 고등학생이었고, 연기 역시 딱 거기까지였다.

그랬던 그가 KBS 2TV 단막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자친구 간호를 하다가 병실에서 만난 시한부 유부녀와의 진정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었는데, 거기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지만,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움을 섬세한 표정과 작은 동작만으로도 잔잔하고 애절함을 표현할 만큼 그의 연기는 발전해 있었다. 70분짜리 짧은 단막극이었지만, 그의 가능성이 반짝, 하고 빛을 발하던 순간이었다. 그 가능성을 단막극 작가도 알아본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작가가 집필한 '학교 2013'의 주인공 고남순으로 캐스팅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는 그의 전작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 시크함, 까칠함, 반항아를 한데 모아 연기했고, 그 모습은 고남순과 싱크로율 100%일만큼 잘 맞아떨어졌다.

자, 그 이후는 다들 아실 것이다. 이보영과 함께 열풍을 일으킨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남자 주인공 반열에 올라섰다는 걸 말이다. 여기까지 하는 작품마다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는 그를 볼 수 있다. 그 후, 몇 편의 영화에도 출연을 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라갔다. 하지만, 그는 다른 굵직한 남자 배우들과 함께 있거나, 톱스타 여배우가 함께 있을 때 짝을 이루면 좋을 '남자 주인공'이라는 이미지였다. 다시 말해, 단독으로 주인공을 하기엔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과 내공도 약간은 부족한 듯싶었다.


그러나, 이번 '닥터 이방인'을 통해, 그는 주변의 이런 우려와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특히 그 전작들은 작품들마다 대체적으로 한 가지 캐릭터로 끌고 갔지만, '닥터 이방인'에서의 그는 아픔, 상처, 분노, 코믹, 로맨스, 발랄함까지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보여주었으니까. 전혀 다를 것 같은 극과 극의 연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계선도 없이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바꾸면서도 주인공으로서의 무게 중심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이런 연기력은 그저 스타라는 이름값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다. 그건 '닥터 이방인'의 작가 이야기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이종석은 역할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연구해서 지문에 쓰여 있지 않는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연기하는 배우다'라고 했으니까. 그랬기에 단독 주인공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는 계기를 보여준 게 아닐까.

이종석, 다음 작품에선 어떤 '일취월장'을 보여줄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관련기사

기자 프로필
문완식 | munwansik@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장 문완식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