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넘버원]'커피마니아' 엑소 시우민, 짝꿍 루한을 만나다②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4.07.09 17:58 / 조회 : 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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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민(왼쪽)과 루한 / 사진=이기범 기자


"주전자를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돌리는 거야, 이렇게~"(시우민)


"오~신기한데.."(루한)

"물은 끊기면 안 돼."(시우민)

"오~오~"(루한)

엑소의 시우민(25)이 커피 핸드드립 시범을 능수능란하게 선보이자 멤버 루한(25)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작 주전자를 손에 든 시우민은 "뭔가 성에 안 찬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팀 내 맏형인 시우민과 루한은 평소 커피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팬들 사이에서는 '커피 마니아'로 통한다. 식후에는 물론 일과의 시작과 끝, 무대에 오르기 전후에도 항상 커피를 찾는다. 단 하루도 커피를 안마시면 입 안에 가시가 돋을 정도라고.

시우민과 루한은 커피의 어떤 매력에 푹 빠졌을까. 스페셜 음반 '12월의 기적' 활동 이후에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인 서울 한남동의 한국바리스타협회를 찾았다.

건물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부할 수 없는 그윽한 커피의 향이 코끝에 스며들었다. 시우민이 실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는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원두와 커피 추출 기구,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배치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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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왼쪽)과 시우민 /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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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왼쪽)과 시우민 / 사진=이기범 기자


인터뷰에 앞서 "솜씨 좀 보여 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시우민은 곱게 갈린 원두를 필터에 채워 가볍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 커피를 처음 내려 본다는 루한도 처음엔 우왕좌왕했지만 곧 잘 따라했다. 이후엔 우유거품과 에스프레소를 이용해 조심스레 라테아트까지 성공. 두 사람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커피를 만들어본 소감을 묻자 시우민은 "몇 개월에 한 번씩 와서 똑같다. 알기만 알지 몸이 안 따라간다.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루한도 "어렵지만 재밌다"며 맞장구쳤다.

시우민과 루한은 커피를 즐겨 마신다. 눈을 뜨자마자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이 떠오른다는 이들은 가수로 데뷔한 뒤에도 틈틈이 짬을 내어 카페를 찾는다. 마치 비밀을 공유한 사이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둘 만의 시간을 보낸다.

"처음 마셨을 땐 이렇게 쓴 걸 왜마시나 했는데. 자꾸 찾게 되더라고요. 쓰지만 깔끔하다고 해야 할까."(루한)

"진한 커피에 달콤한 케이크와 쿠키는 정말 환상의 조합이에요. 제 생각에는 빵도 그렇고.."(시우민)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는 프랑스 작가 타테랑처럼, 내 커피 잔 속에 위안이 있다는 미국 팝스타 빌리 조엘처럼, 이들의 커피 예찬은 계속됐다.

"아침에 얼굴이 붓잖아요. 그때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면 붓기가 쫙 빠지는 느낌이 있어요. 전 쓴 맛의 커피가 입에 잘 맞아요."(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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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왼쪽)과 시우민 / 사진=이기범 기자


한류 스타인 이들에게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 같은 존재다. 하루에도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잠을 줄이면서까지 움직여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커피는 활력을 되찾아주는 에너지원이었다. 몸이 고될 땐 커피로 몽환과 각성을 반복하며 무대에서 '으르렁'을 외쳤다.

커피는 본래 약이다. 커피음용이 보편화되기 전인 13세기 아라비아 지역에서는 이슬람교의 승려가 교도들의 졸음을 깨우기 위해 썼다는 기록이 있다. 커피의 어원도 아랍어로 '힘'을 뜻하는 '카파(Kaffa)'라는 에티오피아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어린 나이에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나빠진다며 제 자식에 어른들이 엄포를 놓지만 커피의 효력은 알 만한 사람이라면 다 안다. 마치 자양강장제를 섭취한 것처럼 힘이 솟아나는 기분이랄까.

시우민은 "피곤할 때 쓴 커피를 한 잔 마시면 홍삼 엑기스처럼 힘이 난다"며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우민과 루한은 평소 쓴 커피를 좋아한다. 아메리카노는 맛이 씁쓸해도 중독성이 있어 입에 당긴다고 했다. 시럽은 넣지 않은 지 오래다. 부쩍 입에 쓴 커피를 달고 사는 걸 봐서는 인생의 쓴맛을 맛볼 나이가 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생의 쓴맛. 사실 그렇다. 카페인의 중독성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커피도 인생처럼 쓴맛에 거부감이 없어야한다. 커피의 쓴 맛 뒤에 입 안 가득 번지는 은은한 향이 익숙해지면 비로소 깨닫는다. 커피는 써야 제 맛이라는 것을.

천편일률적인 인스턴트 맛에서 벗어나 다양한 맛과 향을 넘치는 원두커피를 체험하게 되면 원두의 원산지와 추출법에 따라서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경지에 이르리라.

시우민은 "마음과 기분 상태에 따라 종류별로 커피 기호도 달라진다"고 했다. 시우민은 눈이나 비가 올 때면 평소와 달리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피로가 극에 달하거나 민감할 때는 진한 원액의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신다.

"쌓인 눈을 보면 하얗게 덮은 카푸치노의 우유거품이 연상돼요. 정말 피곤할 때는 에스프레소 샷을 한 입에 싹 털어 넣으면 홍삼처럼 기운이 확 솟는 것 같아요."(시우민)

루한은 "커피를 마시면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바쁜 생활에 짬을 내어 마시는 커피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루한은 스케줄이 없을 때면 어김없이 '커피 친구' 시우민과 함께 가까운 카페를 찾는다고 했다.

여느 평범한 20대 남자들처럼 좋은 음악과 분위기가 흐르는 공간에서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자동차, 축구, 게임 등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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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 / 사진=이기범 기자


커피 머신에서 알맞게 우려낸 정형화 된 커피맛도 좋겠지만 손수 내려 마시는 커피에는 모름지기 행복이 있는 법.

시우민은 커피를 좋아하니 내친김에 바리스타 체험이나 해보자 싶어 지난해 말 한국바리스타협회를 방문했다. 컴백을 준비하며 틈틈이 협회를 찾아가 커피 만드는 법을 배웠다. 시우민의 열정에 전문 바리스타는 결국 시우민이 교육 과정을 마치고 떠나기 전 집에서 직접 추출할 수 있는 핸드드립 기구와 세 가지 종류의 원두를 선물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첼바, 니카라과 로스 데릴리오스 오가닉,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블루바닥 등 세 가지 원두들로 구성된 패키지를 받았는데 그의 입엔 쓴 맛과 신맛이 오묘하게 전달되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첼바가 좋다고 했다. 시우민은 "처음과 끝 맛이 다른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시우민이 커피의 맛에 흠뻑 빠졌다면 루한은 커피와 커피숍 자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가득 매료되어 있었다. 가끔은 주위의 시선이 많아도 가볍게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신다고 했다. 그는 "정말 여유가 없을 때는 매니저에게 부탁하지만, 기왕이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좋다"고 했다.

"인테리어나 흘러나오는 음악에 따라서 커피 전문점만의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가끔은 카페에 앉아 여유를 가지고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뭔가 재충전되는 기분이랄까요."(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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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왼쪽)과 시우민 / 사진=이기범 기자


이들에게 커피는 아직도 궁금하고 호기심이 많은 세계다.

시우민은 나라별로 여러 가지 원두를 수집하고 바리스타 교육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기회가 되면 커피전문점 창업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때가 언제가 될 것 같으냐"고 물으니 "꼭 하고 싶지만 아직 먼 미래의 얘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이 되어서야 문득 시우민의 재테크 계획이 더 궁금해졌지만 일단 뒤로 미루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미지로 먹고사는 게 스타의 숙명 아닌가. 훗날 그래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때가 되면 시우민이 타주는 커피를 맛볼 수 있으리라. 물론 그때도 '커피 짝꿍' 루한이는 함께 있겠지.

글 : 스타뉴스 윤성열 기자(bogo109@mt.co.kr)

사진 : 스타뉴스 이기범 기자(leekb@mt.co.kr)

장소협찬 : 한남동 한국바리스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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