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한국전 3사 중계 비교 M 돌직구·K 재치·S노련(종합)

[2014 브라질 월드컵]

김현록 문완식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6.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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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MBC 중계진 송종국 김성주 안정환, KBS 중계진 조우종 이영표, SBS 중계진 차두리 배성재 차범근 / 사진제공=MBC, KBS, SBS


MBC는 돌직구 중계, SBS 작두 중계, SBS는 전문성을 앞세웠다.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가 열렸다.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뭉친 MBC, 조우종 이영표의 KBS, 배성재 차범근 차두리의 SBS 중계진은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벌였다. 이들의 중계는 스타일도 어투도 사뭇 달랐다. 시청자들의 골라 듣는 재미가 풍성한 시간이었다.


◆ MBC..돌직구 해설..골 터지자 웃음꽃

캐스터 김성주, 해설위원 안정환-송종국 등 예능 '아빠 어디가'를 통해 다져진 찰떡 호흡을 과시해 온 MBC 중계진은 월드컵 첫 한국전에서도 변함없는 호흡을 선보였다. 친근한 표현이 가득했던, 유쾌하지만 따끔한 돌직구 해설이 시청자들의 귀에 쏙쏙 와 박혔다.

시작부터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컨디션이 좋다고 기대를 드러냈던 MBC 중계진은 옐로 카드를 많이 꺼내든 심판, 치열한 몸싸움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했다. 손흥민의 경고에 대해서는 "주의는 줄 수 있지만 경고는 아니다"며 심판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계 전반을 지배한 것은 돌직구 해설이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질 때마다, 파고들어갈 공간을 찾지 못할 때마다 어김없는 돌직구 분석이 뒤따랐다. 안정환은 "한국 선수들은 1인당 10~12km 뛰어줘야 한다", "미치도록 힘들 때다. 정신적 체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힘을 내야 한다"고 채근했다. 송종국 역시 "집중해야 한다", "느리다 느리다"를 연발했다. 분위기가 안정되자 "모두 베테랑같다", "여유가 있다"는 칭찬도 빠뜨리지 않았다.

내내 무섭도록 집중하는 분위기였지만 골이 터지자 잠시 여유가 생겼다. "이근호 선수 제가 소주 한 잔 사야겠어요"(안정환), "다른 걸 사세요! 소주가 뭐에요"(송종국), "네. 다른 걸 사겠습니다"(안정환) 식의 주거니받거니 대화는 시청자에게도 웃음을 안겼다. 돌직구 지적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마무리됐다. 두 해설자는 "우리 선수들 모두 열심히 뛰었다"며 칭찬했다. 안정환은 "숙소 가서 다리 마사지라도 해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그제야 웃어보였다.

◆ KBS..이영표 작두중계 여전..차분+재치

KBS는 '이영표 작두 중계'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앞서 이영표 위원은 브라질 대 스페인 전 스페인의 대 몰락을 예언, 화제를 모으며 '작두 중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역시 이 위원의 경기 전 예측이 딱딱 들어맞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영표 위원은 경기에 앞서 네스토르 심판에 대해 "옐로카드가 많다"며 "반칙하면 바로 제지할 것이다"라며 대한민국 팀이 이점을 역이용 할 것을 주문했다.

이 위원은 경기 중 "앞서 주심의 성향이 옐로카드가 많다고 얘기했는데 이런 주심일수록 웬만한 반칙에는 (휘슬을) 불지 않는다"고 했고, 이 순간(전반 12분) 손흥민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기성용, 구자철 선수도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 위원의 '예언'이 가장 잘 들어맞은 부분은 이근호 선수에 대한 예측. 경기 전 이 위원은 "이근호 선수가 이날 핵심키"라고 예측했고, 이근호 선수는 후반 23분 첫 골로 화답했다.

차분하게 진행된 이날 KBS 중계는 간간이 나오는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아나운서의 재치 있는 멘트로 재미를 안겼다.

이 위원은 전반 9분 박주영의 슈팅 때 어시스트를 한 이청용 선수를 언급하며 "기청용, 이성용 아니 이청용 선수가 좋다"고 기성용과 이청용의 이름을 섞어서 얘기해 웃음을 안겼다.

이 위원은 경기에 앞서 "주심의 풍채가 좋다"면서 "저보다 두 살이 많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고, 조우종 아나운서는 "그럼 저랑 동갑"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이근호의 골이 터지자 "한국선수들의 이름을 못 외웠다"는 러시아 카펠로 감독을 꼬집으며 "집에 가면 외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우종은 또 이날이 카펠로 감독이 생일이라며 "카펠로 감독 오늘 생일 선물은 없다"고도 했다.

◆ SBS, 역시 노련..전문적 해설에 집중

SBS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호흡을 맞췄던 배성재-차범근 콤비의 노련한 중계가 빛을 발했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투입된 차두리 해설위원의 아낌없는 응원도 더해졌다.

세 사람은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에 맞는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중계로 힘을 더했다. 배성재는 특유의 적극적인 멘트로 중계의 중심을 잡았고 차범근 위원 역시 전문적인 축구 전술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선수들의 승리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차두리는 유일한 현역 선수로서 한국 선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SBS는 MBC, KBS와는 달리 축구 중계의 색깔에 맞는 전문적인 해설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배성재 아나운서가 간간이 전하는 재치 있는 멘트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후반 23분 이근호 선수의 선제골이 러시아 골키퍼 실수로 터지자 배성재는 "러시아 골키퍼가 기름 손으로 미끄덩거렸다. 역시 러시아는 산유국이다"라고 말했다.

배성재와 차범근은 이외에도 구자철, 손흥민 등 주요 공격수들의 슈팅이 아쉽게 불발되자 "아~!"를 연발하며 함께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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