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경수진 "김희애와 맞붙는 신 적어 아쉬웠다"(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5.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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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부석 기자


"결론이요? 제가 생각했던 내용에서 완전히 빗나갔죠(웃음)."

배우 경수진(27)의 말은 이랬다. 유아인과의 사랑, 솔직히 안 될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너무 짧았고, 허무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의 20대 뷰티 숍 직원 박다미에게 이선재(유아인 분)는 삶의 터닝 포인트였다. 그리고 박다미의 전부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40대 유부녀 오혜원(김희애 분)의 등장은 너무나도 컸다. 두 사람의 파격적인 사랑을 갈라놓고 싶었지만 오혜원도, 이선재도 박다미가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수진은 "오혜원이 하는 사랑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역시 아우라는 대단했단다. 물론, 박다미만이 가진 내면의 상처를 간과할 수만은 없었으리라.

'밀회'에서 박다미를 연기한 경수진을 지난 13일 만났다.


◆ "걸림돌 오혜원이지만 그녀만의 사랑 방식, 예뻤다"

경수진은 "마지막 회에서 박다미가 오혜원과의 영원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이선재와 먼 훗날 결혼하는 모습을 떠올렸었다"고 말했다. 사실 결말이 경수진의 생각대로 그려졌다면 이렇게 파격적이고 거침없을 '밀회'가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박다미 입장에선 충분히 이해됐을 말이었다. 박다미에게 이선재가 전부였으니까.

"고등학교 일진으로 생활하던 박다미를 그윽한 눈빛으로 지켜보며 걱정하던 이선재의 존재감은 너무나도 컸어요. 그 눈빛과 표정은 박다미를 창피하게 만들었고 그를 사랑하게 만들었어요. 여기에 가족 못지않은 우정 역시 더해졌고요. 박다미의 머릿속에선 당연히 오혜원이 이선재에게 상처를 줄까봐 걱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이선재는 오혜원과의 사랑을 더 우선시 했다. 이선재의 마음속에 박다미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경수진은 박다미와 이선재의 러브라인에 대해 더더욱 아쉬워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솔직히 이선재가 너무 일찍 마음을 접은 것 같아 허무했어요. 그리고 극중 박다미가 오혜원과 직접 만나 격하게 맞붙거나 이선재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도 더 중점적으로 비쳐졌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밀회'는 오혜원과 이선재의 아찔한 러브 스토리를 은밀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혜원이 속한 서한예술재단에 숨겨진 비리를 파격 멜로와 동등한 선에서 적절히 비추면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경수진은 오혜원만의 매력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오혜원이었기에 불륜으로 비쳐지지 않았다고 전 생각해요. 이선재를 만나는 것이 오혜원에게는 행복의 조건이었으니까요. 나중에 제가 40대가 되서 매우 어린 남자가 제 앞에 등장했을 때 과연 오혜원처럼 격정적으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할 만큼 오혜원은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진 여성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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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부석 기자


◆ "박다미처럼 절절한 짝사랑 해본 적 있다"

경수진은 '밀회' 속 박다미와 많은 부분 닮았다고 말했다. 특유의 털털한 성격과 남자 아이 같은 무뚝뚝함, 그 속에 숨겨진 여린 마음과 정직함까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껄렁대는 모습만 제외한단다.

또한 경수진은 "박다미처럼 절절한 짝사랑도 해봤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이었을 것이고, 또래 나이의 남자였을 테니 이선재와의 상황에서 분명 비슷한 감정이 떠올랐을 법했다.

"어떻게 보면 희망 고문과 같은 거잖아요. 짝사랑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누구나 다 느꼈을 감정이라 생각해요. 실제로도 짝사랑 상대와 잘 되지 않아서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선재의 말에 당시 느꼈던 감정이 새삼 떠올랐었어요."

경수진은 "나중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내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방법에 대한 대답은 남다른 요리 실력과 진심을 담은 손 편지였다.

청순가련 캐릭터로 여러 작품에 출연한 경수진에게 '밀회'는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비록 조연이었지만 3년 차 배우로서 '밀회'는 큰 경험이었다.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경수진은 어떤 역할이든 다 맡고 싶다고 밝혔다.

'리틀 손예진' 경수진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배우' 경수진이라는 이름으로 더 기억될 날을 기다려본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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