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마지막 교신내용 공개.. 진도 VTS 모니터링 소홀?

[세월호 침몰]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4.04.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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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진도 VTS간 마지막 교신 내용. /사진=뉴스1


지난 16일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선장 등은 배가 침몰중인 사실을 파악하고도 초기 45분여 동안의 '골든타임'에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인명피해가 더 커진 것이다.

20일 오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사고 당시 세월호와 진도VTS(해상관제센터)의 교신 내용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6분 진도 VTS가 먼저 세월호를 호출해 이뤄진 첫 교신 당시 "지금 침몰중인가"하는 물음에 "금방 넘어갈 것 같다. 해경 빨리 부탁한다"라고 답했다.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확인한 진도 VTS는 곧바로 세월호 주변에 있는 국내외 선박들에게 침몰 사실을 알리면서 구조 활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진도 VTS는 구조 활동 요청과 함께 세월호와 9시 7분부터 38분까지 총 31분간 11차례 교신하며 승객 탈출을 지시했지만, 세월호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진도 VTS의 구조 요청을 받은 주변 어선들이 접근했음에도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는 "구조가 충분한 상황이냐", "해경은 언제 도착하냐"며 시간을 허비했다.

진도 VTS는 세월호의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승선인원과 구조 명령 전달 상황, 침수상태 등을 확인했다.


9시 17분 진도 VTS가 세월호의 침수 상태를 묻자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 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하고, 선원들도 브리지에 모여서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답한다.

2분 뒤 진도 VTS는 인근 선박에게 '세월호는 탈출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니까 도착해 승객이 탈출하면 승객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구조바란다'고 지시하며 승객이 바다로 뛰어들 것을 대비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다시 2분 뒤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나,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나"라고 질문만 했다.

세월호는 1분 뒤인 9시 22분에도 "해경이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냐"라고만 하면서 시간을 지체했다.

진도 VTS는 9시 23분, 세월호에 '경비정 도착 15분전이다.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라'고 지시했으나 세월호는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만 답했다.

1분 뒤 '방송이 안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란다'고 재차 강조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냐"였다. 이에 진도 VTS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라. 빨리!'라며 다급하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인명 탈출은…선장님이 직접 판단 하셔서 인명 탈출 시키라. 우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해 승객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하자 세월호는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은 바로 구조할 수 있냐고 물었다"고 거듭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진도 VTS는 9시 26분부터 27분까지 경비정과 헬기의 도착소식을 알렸으나 끝끝내 세월호는 "교신 상태가 불량하다 ", "승객이 많아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냈다.

세월호는 10여분 뒤인 9시 37분 배의 침수상태를 묻는 진도 VTS의 질문에 "침수상태 확인불가하고, 지금 일단 승객들은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은 50m근접해있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시도 하고 있다. 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며 "배가 한 60도 정도만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고 지금 항공기까지 다 떴다. 해경"이란 교신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한편 진도 VTS 역시 세월호의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48분 37초에 갑자기 서남쪽으로 100도 이상 급선회했다. 이후 8시 52분 13초에 다시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느리게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당초 급선회 할 때부터 세월호에서 보내오던 자동식별신호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진도 VTS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초 8시 52분 탑승중인 학생에 의해 전남소방본부에 최초 신고가 됐고, 8시 55분에는 제주 VTS, 8시 58분에는 목포 해경에 신고가 됐다. 하지만 정작 진도 VTS가 세월호에 교신을 시도한 시간은 9시 6분이었다. 급선회 과정에서 자동식별신호가 전달되지 않은 시간부터 진도 VTS가 교신을 시도한 시간까지 18분 가량의 시차가 있는 셈이다. 이 시차는 현재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마지막 교신 내용 전문

[교신 09:07] 진도VTS "세월호, 귀선 지금 침몰중입니까?"

[교신 09:10] 세월호 "저희가 금방 뭐...넘어갈 것 같습니다"

[교신 09:10] 세월호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신 09:12] 진도VTS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 및 구조보트에 타고있습니까"

[교신 09:12] 세월호 "아니 아직 못타고 있습니다"

[교신 09:12] 세월호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교신 09:14]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세월호가) 좌현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접근이 위험합니다"

[교신 09:17] 진도VTS "세월호, 여기는 진도VTS. 감도있습니까(4회)"

[교신 09:17] 진도VTS "현재 침수상태가 어떻습니까?"

[교신 09:17] 세월호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수 없는 상태"

[교신 09:17] 세월호 "선원들도 라이프자켓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교신 09:17] 세월호 "선원들도 거동이 움직일수 없는 상태"

[교신 09:18] 진도VTS "세월호, 현재 물이 얼마나 차 있습니까?"

[교신 09:18] 세월호 "그것도 확인이 안되고 있습니다"

[교신 09:18] 세월호 "컨테이너 몇 개가 빠져 나간거는 확인이 되는데"

[교신 09:18] 세월호 "벽을 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상태입니다"

[교신 09:19] 진도VTS (주변 선박에게) "현재 세월호는 탈출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

[교신 09:19] 진도VTS (주변 선박에게) "승객이 탈출하면 최대한 안전하게 구조바랍니다"

[교신 09:21] 세월호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습니까?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교신 09:23]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접근이 불가합니다. 지금 침몰 직전인거 같습니다"

[교신 09:23] 진도VTS "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세요"

[교신 09:23] 세월호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교신 09:24] 진도VTS "방송이 안되더라도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수 있도록 조치바랍니다"

[교신 09:24] 세월호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

[교신 09:24] 진도VTS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

[교신 09:25] 진도VTS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탈출 시키세요"

[교신 09:25] 진도VTS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

[교신 09:26] 세월호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교신 09:26] 진도VTS "경비정이 10분이내 도착할겁니다."

[교신 09:26] 세월호 "10분 후에 도착 한다고요?"

[교신 09:26] 진도VTS "네, 10분정도 소요됩니다. 10분"

[교신 09:27] 진도VTS "세월호, 1분후에 헬기가 도착예정입니다"

[교신 09:27] 세월호 "잘 안 들립니다...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해 주십시오"

[교신 09:27] 진도VTS "1분후에 헬기 도착 예정입니다"

[교신 09:27] 세월호 "다시 말씀을 해주십시오"

[교신 09:27] 진도VTS "곧 헬기 도착 예정입니다."

[교신 09:28] 세월호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교신 09:28] 진도VTS "헬기도 도착할거고요. 인근에 있는 선박들도 접근중이니까 참고 하십시오."

[교신 09:29] 세월호 "네, 알겠습니다. 선박이 육안으로 확인되는데...본선 선수에 있는 빨간 탱커 선명이 뭡니까"

[교신 09:29] 진도VTS "A 선박입니다. 헬기가 떠 있는데 참고 하십시오"

[교신 09:30] 진도VTS (주변 선박에) "현재 병풍도 근해에 승객을 400명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습니다"

[교신 09:30] 진도VTS (주변 선박에) "병풍도 근해쪽으로 접근하셔서 인명구조에 협조를 바랍니다"

교신 09:30~31] 진도VTS "각국각선, 각국각선, 현재 병풍도 북방 2.4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중에 있습니다"

[교신 09:30~31] 진도VTS "근해를 항해중인 모든 선박들은 구조작업에 적극협조 부탁드립니다"

[교신 09:32] 세월호 "진도VTS, 여기 세월홉니다. 감도있습니까"

[교신 09:32] 진도VTS "세월호, 말씀하세요"

[교신 09:32] 세월호 "저, 현위치 위도 34도 10분, 125도 57분입니다. 57분"

[교신 09:32] 진도VTS "네, 귀선 위치 확인했습니다."

[교신 09:33] 인근서 항해하던 B 선박 "그 부근에 상선이 2척 있습니다."

[교신 09:33] 인근서 항해하던 B 선박 "A 선박하고 B 선박이 있는데, 거기다가 오더를 주십시오. 오버"

[교신 09:33~35]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진도VTS, 감도있어요?"

[교신 09:33~35] 진도VTS "네, A 선박 귀선에 탑재돼 있는 구명벌하고 구명정을 모두 투하를 시켜서 바로 사람이 탈출하면 탈수있게 준비 바랍니다."

[교신 09:33~35]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네, 선원들이 탈출을 하게 되면 저희들이 최대한도의 근접거리에서 구출하겠습니다"

[교신 09:33~35] 진도VTS (주변 선박에) "귀선에 탑재돼 있는 구명벌하고 구명정을 모두 투하를 시켜서 구조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신 09:33~35]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네, 알겠습니다. 말씀을 천천히 해주세요. 인지를 확실히 못했습니다"

교신 09:33~35] 진도VTS "네, A 선박, 탑재돼 있는 구명정하고 구명벌을 지금 다 투하를 하십시오"

[교신 09:33~35] 인근서 항해하던 A 선박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 밀물때라 접근이 어렵습니다. 스크류에 빨릴 위험이 있어서. 준비하겠습니다"

[교신 09:37~38] 진도VTS "세월호, 세월호, 진도 연안VTS"

[교신 09:37~38] 세월호 "네, 세월호, 세월홉니다"

[교신 09:37~38] 진도VTS "현재 침수 어떻습니까? 침수요"

[교신 09:37~38] 세월호 "침수상태 확인 불가하고, 지금 머 일단 승객들은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은 50m 근접해 있고"

[교신 09:37~38] 세월호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시도 하고 있다는...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교신 09:40~41] 진도VTS (주변 선박에) "승객이 많으니깐요, 구조작업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교신 09:40~41] 진도VTS (주변 선박에) "세월호 근접하셔서 가지고, 가지고 계신 구명정, 구명벌, 구명장비를 다 투하를 하셔서 구조작업에 적극 협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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