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시대', 출연료 미지급 갈등...예고된 파행?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4.04.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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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사진=KBS


150억원이 투입된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이 지난 3일 종영했지만 출연료 미지급(지연) 문제를 100%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감격시대' 제작사 레인앤모는 주, 조연 배우들을 비롯해 단역 및 스태프 일부에게 출연료를 정산하지 못하고 있다. 출연료를 받지 못한 배우들 중에는 주연부터 단역, 외주 제작 스태프까지 다양하다.


드라마가 종영한 가운데 출연료 지급이 늦어지면서 일부 배우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17일 레이앤모 측이 일부 배우들과 출연료 50% 조정 지급을 합의, 지급하면서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한 이들의 불안은 더욱 높아졌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감격시대'에 출연한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출연료 50% 조정 지급과 관련해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0%, 전혀 못 받았다. 50%라도 받은 이들은 오히려 다행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출연료 지급이 언제 끝날 지 기약이 없다. 제작사에서는 '지급하겠다. 기다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현재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운 것도 알지만 '기다려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배우 관계자는 "출연료를 100% 지급 받은 이들도 있다. 일부는 예정된 출연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 출연료 역시 계약 전 상당부분 감액한 출연료다"고 귀띔했다.

출연료 미지급 문제는 이름 있는 배우들보다 이름 없는 조, 단역에게 크다. 특히 단역들 대부분이 생계형이기 때문에 출연료 미지급은 생활고로 이어진다.

제작사 레인앤모 측은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반드시 지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앤모 측은 "출연료 부피가 큰 주, 조연보다 비중이 적었던 조연과 단역들에게 출연료를 우선 지급하고 있다"며 "KBS로부터 방송과 관련, 판권료가 들어오는 대로 출연자 및 외주제작 스태프에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출연료는 드라마 종영 후에도 계속해서 지급 중이다. 일부 출연자는 지급을 완료한 상태며, 오는 5월 말까지는 출연료를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레이앤모 측은 출연료 50% 조정 지급과 관련해서는 "출연자와 합의해 진행한 내용이었으며, 이를 근거로 출연료를 지급했다. 강제성도 없었으며, 제작사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출연자들과 이뤄진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감격시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출연진의 불만과 불안감은 높아만 지고 있다.

'감격시대'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11월 '비밀' 후속으로 편성됐지만 방송 2개월을 앞두고 '예쁜 남자'로 편성이 변경됐다. 또한 당초 제작사 황금소나무에서 레이앤모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당시 KBS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편성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촬영 일부가 지연된 이유도 있다. 또한 제작사 변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 없이 제작권을 인수, 제작사가 변경됐음을 알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방송 10회 만에 채승대 작가에서 박계옥 작가로 교체됐다. 작가 교체로 인해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 작가 교체를 두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3월부터 출연료 미지급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150억원이 투입된 '감격시대'. KBS의 기대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출연료 미지급으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제작사와 출연자들이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갈등, 논의, 합의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KBS는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

KBS로서는 제작사에 제작비를 지급했다고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물론, KBS도 이번 출연료 미지급 해결을 위해 제작사와 논의는 계속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KBS로부터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감격시대'에 출연한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출연료를 놓고 제작사와 갈등은 반복되는데, KBS로부터는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종영 전 출연료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였는데, 종영 후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 방송사의 사정은 알지만 최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토로했다.

KBS는 지난 2012년 한국연기자 노동조합(이하 한연노)과 불거진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당시 KBS는 미지급된 출연료를 지급, 해결해 달라는 한연노의 주장에 "출연료는 이미 제작사에 지급했으며, 이중지급 할 수 없다.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KBS가 이번에는 출연자와 제작사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해 출연료 미지급으로 얼룩진 파행을 마무리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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