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한국촬영, 진실 혹은 거짓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4.13 12:14 / 조회 : 20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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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어벤져스' 스틸컷,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티저 이미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가 보름간의 한국 촬영을 마무리한다. '어벤져스' 자체가 한국팬의 큰 사랑을 받은 인기작인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첫 대규모 촬영이었다. 거기에 배포 큰 마포대교-강남대로 통제, 범정부 차원의 물심양면 지원 등으로 '어벤져스2'의 한국 로케이션은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한국 촬영 개시 전부터 여러 홍역을 치른 마블 스튜디오는 '비밀 엄수'를 앞세워 내내 입을 꼭꼭 닫았고, 제한된 정보 속에 무성한 소문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럴듯한 사실처럼 포장돼 퍼진 소문 가운데는 오해와 추측도 만만찮았다.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자. '어벤져스2' 한국 촬영 진실의 진실 혹은 거짓!

◆촬영 현장 찍어서 공개하면 소송 당한다?

지난달 30일 철통 보안 속에 마포대교에서 진행된 '어벤져스2' 첫 촬영 당시 마블 스튜디오 측은 시민과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중했지만 내용은 강경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초상권과 저작권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소송까지 당할 수 있다니, 경고나 다름없었다. 정부와 시민들의 협조까지 받은 촬영분이 영화에서 편집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장면이 유튜브에 유출됐다. 캡틴아메리카의 대역 배우가 액션을 펼치는 장면을 찍어 공개한 네티즌은 "할리우드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건 공짜 광고"라며 "왜 한국인들이 이 영상 때문에 질책하고 편집될 거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록 이 영상은 곧 삭제됐지만 이 네티즌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영화 촬영 현장을 목격했을 뿐인 일반 관객이 관련 영상을 유출했다고 해서 거액의 소송을 당한 사례는 아직 없다. 마블 역시 며칠 뒤 '진짜 캡틴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의 상암 월드컵북로 촬영 때는 모른 척 통제선 밖에서의 촬영을 허락했다. 마포대교 촬영과 대체 뭐가 다르겠나.

◆'어벤져스2' 때문에 경제효과가 2조원?

'어벤져스2' 촬영을 앞두고 정부기관은 경제효과를 따져 각기 핑크빛 전망을 내놨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것은 한국관광공사가 전망한 2조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수치지만 나름의 산출 근거는 있다. '어벤져스2'를 통해 한국이 20분간 노출될 경우 대체 광고 효과, 기타 미디어 노출 효과, 관광수입 증대 효과 등 홍보효과가 4000억 원에 이른다는 것. 이를 통해 0.1%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가 기대되는데,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가 약 2000조 원이니 결과적으로 2조원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는 식이다.

일단 '어벤져스2'가 전편만큼 흥행해야 가능한 결과고, 미국인들이 한국이 등장하는 순간을 모두 한국홍보 광고로 받아들여야 가능한 효과다. 광고를 하면 국가 브랜드가 상승한다는 가정도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 같은 경제효과가 실제 국가 수익이나 기업 매출로 이어질 지는 또한 미지수다. 이번 촬영으로 인한 효과야 많든 적든 분명히 있겠지만 '2조원'은 추산에 불과한 장밋빛 전망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적당할 듯. 발표하는 곳 따라 무려 20조에서 450조의 어마어마한 격차를 보였던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경제효과 '숫자놀음'이 떠오른다.

◆'어벤져스2' 팀에 39억원을 퍼준다고?

'어벤져스2' 촬영이 한창이던 무렵부터 인터넷에서는 문화 사대주의를 운운하는 비판 글이 속속 올라왔다.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비 가운데 39억 원을 정부가 대 주는 것은 한국 영화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며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저자세 퍼주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벤져스2'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영화가 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할 경우 한국업체에 지급한 돈의 일부를 지원하는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제도'는 2011년부터 시행됐다. 9일 이상 촬영하면 25%, 14일 이상 촬영하면 30%를 지원한다. 상한액도 있어 30억 원이 최대다. 이 예산 또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발전기금이 아니라 관광진흥기금에서 충당한다. 독립영화 지원금과 대조하기엔 출처 자체가 안 맞는 돈인 셈이다.

◆세빛둥둥섬은 폭파되나?

겉은 번쩍번쩍하지만 쓸모없이 버려져 예산만 축내는 서울의 골칫덩이 세빛둥둥섬은 '어벤져스2' 촬영으로 전화위복한 대표적 사례다. 물론 여전히 묻지마 개발 행정의 대표 사례로 지적되지만, '어벤져스2'가 주목한 미래 서울에서는 세빛둥둥섬이 첨단기술이 개발된 연구소가 돼 배경으로 등장한다. 악당 빌런이 이 기술을 탐내 빼앗으려 들이닥치며 서울이 '어벤져스2'에 본격적으로 담기게 된다.

세빛둥둥섬이 주요 배경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기회에 세빛둥둥섬이 시원하게 폭파되는 장면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다'는 영화팬 및 서울시민의 반응이 쏟아졌다. 과연 세빛둥둥섬은 파괴될 것인가. 영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확하게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 알 수 없지만 건물이 박살나는 것과 파괴되는 것은 다르지 않겠냐"며 언급을 아꼈다.

◆영화 혹 한국에 오는 히어로는 몇 명?

영화팬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한국, 서울이 '어벤져스2'의 주요 배경이라면 대체 어느 히어로가 서울에서 활약을 펼치냐는 것이다. 일단 홀로 방한해 꿋꿋이 촬영을 마친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 아메리카가 돼 서울 도심을 누빌 전망이다. 스칼렛 요한슨이 분한 미녀 요원 블랙 위도우 또한 극중 서울에 등장한다. 스칼렛 요한슨은 당초 크리스 에반스와 함께 한국행을 계획했으나 임신 등의 이유로 결국 오지 못했다. 다만 대역이 입국해 액션 신을 촬영했다. 준비 단계에서는 '아이언맨' 슈트를 한국으로 가져와 촬영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비록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나 마크 러팔로가 직접 오지는 못했지만 '어벤져스' 시리즈의 당당한 주역 아이언맨과 헐크 또한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전투에 등장한다. 영화의 한 관계자는 "수트 차림으로 전투를 벌이는 아이언맨이나 녹색 괴물 헐크 모두 100% CG로 완성되는 캐릭터"라며 "배우들이 직접 서울 촬영현장에 오지 않더라도 극중 서울에 등장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거대한 헐크버스터 수트를 입은 아이언맨과 헐크가 맞붙은 이미지컷이 공개돼 '어벤져스2'를 기대하는 팬들의 눈길을 모았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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