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향' 서현진 "'허준' 김주혁 만나면 울것 같다"(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4.03.19 09:00 / 조회 : 1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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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 사진=이기범 기자


"김주혁 선배를 만나면 어깨를 붙잡고 펑펑 울 것 같아요."


최근 종영한 MBC 일일특별기획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타이틀 롤 수백향(설난 분) 역을 맡은 배우 서현진을 만났다.

서현진은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108부작의 사극을 이끌었음에도 불구,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제가 체력이 너무 좋은가 봐요"라고 웃으며 데뷔 후 첫 타이틀롤을 맡아 주연배우로 우뚝 선 소감을 드러냈다.

"아, 너무 홀가분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서운할 것 같은데 지금은 촬영이 끝난 것에 대해 후련한 마음이 커요. 일일사극이다 보니 고생이 말도 못하죠. 정말 매일 밤을 꼬박 샜어요. 드라마 후반부에 가니까 정말 대본이 파도처럼 밀려 오더라니까요.(웃음)"

서현진은 걸그룹 밀크 출신으로 잠깐 가수활동을 하다가 지난 2006년 KBS 2TV 드라마 '황진이'를 통해 배우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단아한 매력과 편안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서현진은 7년 만에 일일사극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무서운 배우로 성장했다. 100부작이 넘는 사극드라마, 그것도 여성의 일대기를 다룬 극에서 처음으로 타이틀 롤을 맡아 연기한 것이다.


"저는 타이틀 롤이라는 역할의 무게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가 참 큰 드라마에서 참 큰 역할을 맡았다고 느낄 때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냥 촬영에만 집중했죠.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어떻게 해야 현장에서 즐겁게 일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는 사실이에요. 또 극의 중심에 있다 보니 드라마 속 각종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어떻게 포지션이 달라지고 연기가 달라지는지 알게 됐죠. 물론 제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은 제가 뭘 배웠는지 깨닫기엔 너무 빠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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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 사진=이기범 기자


서현진은 이번 드라마에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여성스럽고 단아한 이미지를 깨고 밝고 경쾌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드라마 초반에는 음식을 좋아하는 연기를 보여주며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등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망가지는 연기가 너무 재밌었어요. 연기를 하면서 너무나 즐거웠죠. 코미디 연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앞으로도 현대극에서 발랄하고 재밌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드라마에서 굉장한 먹보로 나온 것도 새로웠죠. 실제로 제가 대식가이거든요. 하지만 드라마 속 설난처럼 그렇게 게걸스럽게 먹지는 않아요.(웃음)"

MBC는 지난해 봄 개편 당시 방송국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9시 '뉴스데스크'를 8시대로 옮기는 파격편성을 했다. 이어 뉴스가 방송되던 9시대에는 '일일 사극'이라는 특별기획 드라마를 내보냈다. 배우 김주혁이 주연을 맡은 '구암 허준'이 135회 방송됐고 뒤를 이어 서현진이 타이틀 롤을 맡은 '제왕의 딸, 수백향'이 108회 방송됐다. 하지만 MBC는 '제왕의 딸, 수백향'을 마지막으로 일일사극을 포기했고 서현진은 김주혁과 함께 '일일사극의 타이틀롤을 맡았던 배우'로 남게 됐다.

"처음에 '제왕의 딸, 수백향'에 출연하기로 결정할 당시에는 일일 사극이라는게 이렇게 힘들 줄은 정말로 몰랐어요. 저는 정말 몰랐어요! 당시 MBC '불의 여신 정이'를 같이 촬영하던 문근영씨가 그러더라고요. 김주혁 선배가 문근영씨에게 '혹시 주위에 일일사극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말리라고 했다'고요. 근데 저는 이미 출연하기로 결정한 상태라서 너무 늦었죠. 그 전에 이야기를 들었으면 달라졌을까요?(웃음) 김주혁 선배와는 뭔가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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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 사진=이기범 기자


앞서 김주혁 역시 '구암허준'의 종영 인터뷰를 가질 당시 "다시는 사극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일일사극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당시 김주혁은 '구암 허준'의 후속작이었던 '제왕의 딸, 수백향' 출연진을 걱정했다. 이야기를 들은 서현진은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김주혁씨를 만나면 어깨를 붙잡고 펑펑 울지도 모르겠어요."

끝으로 서현진에게 배우가 되기를 잘한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쉽게 대답하지 않고 한참을 고민했다. 잠깐의 침묵을 갖고 서현진이 내놓은 대답은 '다행이다' 였다.

"배우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배우로서 살다보면 괴로운 부분도 많은데 거기서 얻는 즐거움도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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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 사진=이기범 기자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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