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이병준 "이보희 빙상데이트, 3일연습"(인터뷰)

KBS 2TV '왕가네 식구들', MBC '앙큼한 돌싱녀' 이병준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4.03.13 06:47 / 조회 : 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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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사진=이기범 기자


"스케이트 연습하려고 3일 동안 내내 연습!"

배우 이병준(50)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왕가네 식구들'에서 독한 시아버지 최대세 역으로 등장했다. '이런 시아버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며느리에게 지독하게 굴었지만 내 여자에게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은 '따도남'(따뜻한 도시 남자의 줄임말)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에서 감초 역할을 해온 이병준은 알고 보면 뮤지컬 1.5세대 출신이다. 중저음의 보이스와 인자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이병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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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사진=이기범 기자


◆ "최대세, 주말극 시아버지 개념 깼다"

'왕가네 식구들' 팀은 매주 금요일마다 대본연습을 하고 회식을 했다. 그야말로 한솥밥을 같이 먹는 식구개념이었기에 종영 후 아쉬움이 컸다. 이병준은 작품에 대한 막장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막장과는 또 다른 개념 차이인 것 같아요. 단순 막장이 아니라 가장 소시민 적인 삶이에요. 그걸 드라마로 부각 시키면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어요. 아마 애환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았을까요. 삶의 한 부분을 포장한 거죠. 현실에서는 뉴스만 봐도 더 하잖아요."

이병준이 연기한 최대세는 아들을 끔찍이 아끼는 인물이었다. 자신이 힘들게 살았기에 아들만큼은 그러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시월드가 시어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갔다면 최대세는 색다른 시아버지였다. 극 초반 며느리가 될 왕광박(이윤지 분)과의 독특한 만남도 한몫했다. 이병준이 최대세의 세상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했다.

"주말극에 항상 같은 시아버지였다면 이번엔 틀을 깬 작업이에요. 시어머니보다 독한 구석이 있는데 자식을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고 굴삭기 기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아들이 나처럼 말고 평범한 여자랑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사실 그 모습 외에도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과 행복. 어린 아이와 같은 동심의 마음. 앙증맞고 아기자기 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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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사진=이기범 기자


◆ "원래 러브라인은..이상숙 아닌 강예빈"

극중 최대세에게 2가지 모습이 나왔다. 첫 번째가 호랑이 시아버지였다면 두 번 째는 로맨티스트라는 반전이었다. 실제 이병준은 지난 2일 방송분에 등장한 스케이트 장면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물론 연습도 3일 동안 했다.

"만정이(이상숙 분)는 사랑했지만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한 장본이에요. 아마 최대세는 그 뒤로 여자를 멀리했겠죠. 박살라는 최대세에게 첫사랑 같은 존재에요. 제 눈에 안경이라고 자신에게는 애교 있으면서 사랑을 줬으니까요. 그 전엔 경험을 못했기에 잘해주고 싶었을 거 에요. 나이가 들어도 사랑은 솔직해야 한단 것을 알게 됐어요."

이병준은 '왕가네 식구들'로 문영남 작가와 첫 호흡을 맞췄다. 그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 대한 애착과 몰입도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회식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놀고 먹는 자리가 아니라 배우들의 디테일함을 뽑는 자리였다. 이는 대본에 반영됐다.

"캐스팅 당시 문영남 작가가 저에게 전작인 '오 마이 갓'이란 시트콤을 보고 독특한 모습을 봤다고 했었어요.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대요. 리딩을 하면서 느낀 건, 극의 흐름을 꿰뚫고 있고 몰입도 엄청나요. 대선배님들에게도 지적을 해요. 그거 보고 놀랐어요. 원래 영달(강예빈 분)이와 러브라인이었는데 회식 자리를 통해 수정됐어요.

그때 잘 어울렸대요."

이병준은 인터뷰 도중 아들 역의 한주완과 , 며느리 역의 이윤지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윤지와는 지난 2011년 KBS 2TV '드림하이'에서 부녀사이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주완이는 경험이 많진 않지만 독립영화, 드라마스페셜을 하면서 연기기본을 탄탄하게 만들었어요. 감정표현도 섬세하고 신인답지 않게 여유도 있어요. 윤지는 워낙 똑 부러지게 잘하는 친구고 대본 공부도 척척 해냈어요. 연차도 있는데 참 대단하고 고맙기도 해요.

이병준에게 예능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근 방송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 출연 했다. 그때 진중한 매력과 변태댄스로 스튜디오를 장악했다.

"원래 예능에 출연을 잘 안 해요. 어쩌다 하면 재미있는 요소를 부각시켰는데 이번엔 단답형 캐릭터에요. 실제로 촬영장에서도 제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요. 촬영 전에 일부러 톤도 높이면서 분위기도 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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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사진=이기범 기자


◆ '앙큼한 돌싱녀', 허술한 모습?

그동안 유니크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이병준이었기에 코믹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그는 서울 예술단 출신으로 뮤지컬 1.5세대다. 공연계에서 더 유명한 인물이었다. 앞, 뒤 안 볼 정도로 연습만 했고 끝까지 남은 배우로 알려졌다. 물론 지금도 워커홀릭이다. 그때 기틀을 마련한 것이 도움이 됐다.

"매년 뮤지컬 한 편 씩 하고 싶은데 작년에는 못 했어요. 올해는 한 번 하고 싶어요. 관객들을 보면 살아나서인지 무대에서 관객들과 잘 놀아요. 예전에 '아이두 아이두' 할 때 대사를 잊어버린 적도 있어요. 드라마와 무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에요. 저는 일을 할 때가 더 젊어지고 활기가 돋아요."

이병준은 '왕가네 식구들' 종영 후 곧바로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오상무 역으로 등장했다.

"기존 이미지랑은 좀 달라요. 회장의 오른 팔로 묵묵하면서도 남성미가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애드리브를 원하실 때가 있어서 거기에 맞추면서 하고 있어요. 아마 열심히 하는데 가끔은 허술한 모습을 보시지 않을까 싶어요."

김성희 기자 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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