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미호의 한국취재기]⑫알고보면 대단한 문화 '배달'

미호 / 입력 : 2014.03.06 14:18 / 조회 : 6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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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모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봤을 때 한국에는 아주 훌륭하고 뛰어난 물건이나 서비스가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IT대국 한국이 잘 하는 IT 인프라는 정말 편리하다. 카드 하나로 은행거래부터 모든 계산과 교통비용까지 해결되는 체크카드도 사실 외국에서는 이렇게까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없는 한국만의 굿 아이템이다. 또한 상담자들의 매너 없는 전화 문제가 아쉽지만 다양하고 편리한 생활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울다산콜센터는 실은 쉽게 제공하기 어려운 아주 고마운 서비스라고 생각된다.

더 평범해 보이는 서비스에도 이런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가 8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이것이 일본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서비스 중에는 바로 ‘배달’이 있다.

물론 배달음식은 어느 나라에나 있겠지만 한국의 배달 서비스는 남다르다. 추운 날씨가 풀리고 점점 따뜻해진 봄날, 벚꽃축제의 자리에서 혹은 더운 여름 밤에 대학교 마당이나 시민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시켜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풍경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배달서비스 덕분이다.

집도 아니고 심지어 주소도 정확하지 않은 장소에서 “잠원동 한강공원인데요. 편의점이 있는 그 주변이요”라는 말과 주문자의 휴대폰번호라는 두 가지의 정보만으로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외국인인 필자가 봤을 때 아주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 서비스다. 만약 일본이었으면 시민공원에 배달서비스는 절대 주문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달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동네의 작은 가게도 배달을 해주는 점도 아주 매력적이다. 배달이라고 하면 피자나 도시락, 스시 정도밖에 없는 일본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필자가 아주 편리한 한국의 배달서비스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퀵서비스’도 아주 신속하고 편리하다.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는 특별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아마도 한국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아주 쉽고 편하게, 무엇보다 아주 신속한 속도로 (가끔은 퀵서비스 아저씨들의 ‘안전운전’이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배달이 되는 ‘퀵서비스’는 다른 나라에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드라마에서 가끔 등장하는 퀵서비스 장면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이러한 배달 서비스를 보면 한국은 정말 ‘쉽고 빠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 전 세계에 어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는 상품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연 자산을 가지지 못한 일본이나 한국 같은 국가들은 첨단기술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출이 가능한 것은 기술이나 물건뿐만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비롯한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한류’라는 브랜드가 되었듯, 그 나라의 문화도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또 하나의 서비스도 경쟁력이 있는 매력적인 수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그 중에는 배달처럼 너무나도 획기적인 아이템도 있다. 자국민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매력을 못 느낄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눈이 번쩍할 만큼 신선해 보인다. 한국의 배달 문화를 보면서 어쩌면 빅 비즈니스의 기회는 당신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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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1983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인문학부 졸업. 연예프로그램 '한류스타 JACK S' 진행자이며 한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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