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400년 동안 방송하면 안 될까요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4.02.14 09:28 / 조회 :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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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이렇게 끝이 오지 않길 바란 드라마가 또 있을까.


지난 1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 17회에서는 도민준(김수현 분)이 천송이(전지현 분) 곁에 남기로 약속하는 장면이 그려져 시청자들을 애틋하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 도민준은 한 달 뒤 404년 만에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만약 그때 돌아가지 못한다면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천송이에 대한 마음을 애써 감춰왔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시한부 연애에 눈물을 삼켜야했다.

시청자들은 한 달 뒤 돌아 가야하는 그의 운명. 또 돌아가지 않더라도 끝내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에 쉽사리 결말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두 가지 경우라면 어느 쪽이든 새드엔딩이 그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도민준이 죽지 않는다고 해도 노화속도와 수명이 다른 천송이와 진정한 해피엔딩은 이루기 힘들 것.

이에 시청자들은 유일한 해피엔딩의 방법은 도민준의 인간화뿐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청자들의 바람일 뿐 전개상 그것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주인공이 외계인이기에 예상되는 스토리와는 또 다른 결말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은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도민준이 지구환경에 적응하며 점차 인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분에서 한 번도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도민준이 "춥다"라며 인간의 신체적인 감각을 느껴 장영목(김창완 분)을 갸우뚱하게 했다. 질투, 사랑 등 인간의 말초적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던 그의 감정 변화 또한 그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도민준은 이날 방송에서도 술을 마시고 취해 도심에 정전사태를 일으키는가하면, 전날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숙취로 인해 초능력 발휘가 안 돼 천송이로부터 "키스하면 기절이나 하고 초능력도 되다 안되다 하고, 인간보다 나은 것도 없다"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이 지구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징조이며, 도민준이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리란 의견도 있다. 도민준은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어쩌면 이것이 반전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기도 한다.

수억 광년의 거리를 날아와 404년을 기다려 만난 사랑, 운명 보다는 기적이다. 제멋대로지만 사랑스러운 천송이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외계인 도민준.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두 사람의 사랑이 기적적인 결말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최보란 기자 r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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