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미호의 한국취재기]⑦AKB48로 보는 새 아이돌

미호 / 입력 : 2014.01.16 11:03 / 조회 : 6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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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타 가수들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10 아시아송페스티벌 G20 콘서트'서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한류 아이돌들의 실력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일본 아이돌은 어떨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요즘 일본에서 보이는 아이돌의 모습을 소개하려고 한다.

일본 음악시장을 자세히 몰라도 AKB48이라는 이름은 한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12월31일 진행되는 일본 최고 가요제 홍백가요제에 5년연속으로 출연할 만큼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아이돌 그룹이다. 그녀들은 'TV나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는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그녀들만의 전용 극장에서 거의 매일 공연을 갖는다.

공연 후에는 기념사진이나 악수회도 진행이 되어 팬들과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48이라는 숫자가 말하듯이 멤버가 많다. 그룹 설립 당시는 48명 정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총 100명 가깝다고 하니 놀랍다. 물론 그 100명 모두가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생도 포함되어 있으며 정기적으로 프로듀서가 모든 멤버를 심사해 정규멤버와 연습생을 정하고 있다. 정규멤버로 활동하고 있어도 정기심사에서 연습생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AKB48 최고의 특징은 1년에 한번 AKB총선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AKB는 수많은 멤버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멤버가 TV에 출연하거나 노래 파트를 확보할 수가 없다. 그래서 팬들의 투표를 통해 그룹의 중심 멤버가 선발되는 것이다. 그 AKB총선거에서 1위를 획득한 멤버가 센터(안무나 포스타 촬영에서 가운데에 쓰는 멤버)를 맡게 된다.

AKB48이 보여주는 아이돌상은 팬들 참여형 아이돌이다. 즉 "팬들이 키우는 아이돌"인 셈이다. 긴 연습생시절을 거쳐 완성된 모습으로 데뷔시키는 한국과 정반대다. 노래도 춤도 미숙한 모습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팬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멤버가 인기를 얻어 스타가 되는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석의 원석을 찾는 것은 프로듀서의 몫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과정은 팬들과 본인에 달려져 있다.

소녀시대나 카라 등 한국인기 아이돌이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그 미모와 이쁜 몸매가 굉장한 화제가 되었다. 반면 AKB48의 멤버도 물론 예쁘지만 그녀들은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을 표방했기에 팬들이 접근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비주얼 노출은 철저히 지양하고 있다.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감, 이것이 바로 AKB48 성공비결이었다. 실제로 AKB48는 2005년도에 전용극장에서 데뷔했다. 2009년도까지는 TV등의 매체 노출보다 전용극장 활동을 주로 했다. 4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팬들은 오타쿠 문화의 메카인 아키하바라의 이쁜 동내 아이돌을 국민스타로 키운 것이다.

한국 아이돌의 모습과 많이 다른 일본 아이돌의 사례를 소개했지만 사실은 시청자가 만드는 새로운 스타는 이미 한국에서도 탄생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열정적인 인기를 얻은 오디션 프로그램 붐도 그 사례 중 하나다. 그들이 처음으로 TV속에 등장할 때는 우리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은 일반인이다. 그러나 꿈을 향해 달리는 열정과 나날이 성장해가는 실력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프로그램에서는 소개된 참가자들의 사연들 또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흔들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화려한 데뷔를 한 스타들과 달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의 동감을 불려 일으켰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응원이 일반인이었던 참가자를 스타로 키운 것이다.

어쩌면 AKB48와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기존의 완성된 스타가 아닌 새로운 스타의 모습 즉 일반인이었던 사람이 점점 스타가 되어가는 성공스토리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대리만족과 희망을 준다. 그것이 바로 지금 시대를 사는 우리가 원하는 "스타"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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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1983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인문학부 졸업. 연예프로그램 '한류스타 JACK S' 진행자이며 한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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