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의 '국민○○' 가족도는?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12.03 10:41 / 조회 : 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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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소원'의 설경구, 복무중인 유승호,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여진구,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 '설국열차'의 송강호, '결혼의 여신'의 윤소정, '변호인'의 김영애, '깡철이'의 김해숙 / 사진=영화스틸, 화면캡처 등


'국민여동생' 문근영 이후 '국민'이란 엄청난 수식어가 붙는 스타들이 속속 탄생했다. 여동생으로 시작해 엄마 남동생 아빠 등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이후에는 더욱 국민스타들의 탄생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올해에도 마찬가지. 국민 아빠들은 스크린 흥행을 책임지고, 국민 남동생들은 어느 새 훌쩍 자라 청년으로 거듭났다. 이정도면 국민○○으로 가족도도 그려볼 법 하다. 대체 어떤 모습이 될까.


◆국민엄마

전통의 국민엄마들의 활약은 2013년에도 빛났다. 김해숙은 유아인과 함께 한 '깡철이'에서 치매에 걸린 깡철이 엄마 순이씨로 분했다. 늘 사고만 치다 한순간 아들의 이름을 다정히 부르는 엄마의 모습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의 너무 솔직해서 미운 엄마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김영애는 드라마 속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을 맡아오다 '애자'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국민엄마에 도전했다. 19일 개봉을 앞둔 '변호인'에서 김영애는 순박한 국밥집 주인이자 정치범이란 누명을 쓴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나선 어머니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김혜자는 드라마 '전원일기', 영화 '마더' 등 수많은 작품에서 맹활약한 두 말이 필요 없는 국민엄마. 이번엔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로 연극무대에 도전했다. 정작 본인은 오랜만에 출연한 토크쇼에서 "국민엄마란 타이틀이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최근 국민엄마로 급부상한 이는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에 출연 중인 하숙집 엄마 이일화다. 무엇이든 듬뿍듬뿍 퍼주는 정 많고 사랑 많은 하숙집 왕순이 엄마로 사랑받는 중. 아들을 잃고 다른 청년들에게 마음을 쏟는 속사정에 여러 시청자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국민딸바보

올해에는 특히 스크린에 나타난 국민 딸바보들의 맹활약이 빛났다. 화려하게 2013년의 문을 연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첫 타자. 그는 딸 예승이 밖에 모르는 바보아빠가 돼 무려 1281만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그의 "예승이 예뻐요~"는 올해 극장가 최고 유행어에 등극했다.

송강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빙하기를 맞은 지구의 유일한 생존구역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담은 '설국열차'에서 반란의 키를 쥔 보안설계자이자 열차에서 태어난 딸 요나를 끔찍이 아끼는 아버지로 분했다. 요나 역 고아성과는 '괴물' 이후 2번째 부녀호흡. 다른 900만 히트작 '관상'에선 아들 이종석만 바라보는 아들바라기 관상 쟁이었다.

올해 무려 4편의 영화를 내놓고 모두를 흥행시킨 설경구도 국민딸바보에 합류했다. 그는 이준익 감독의 '소원'에서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가 된 어린 딸을 보듬는 아빠로 분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딸을 위해 코코몽 인형탈까지 쓰고 비지땀과 눈물을 쏟는 그의 모습은 무려 300만 관객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TV 속 딸바보들의 반격도 있었다. 특히 부활한 MBC '일밤' '아빠 어디가'의 '지아 아빠' 송종국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리얼 딸바보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 다른 후발주자가 있었으니 바로 KBS 2TV '해피선데이'의 추성훈. 깜찍한 딸 추사랑과 함께 등장한 격투기선수 아빠의 부드러운 면모가 한창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국민 딸바보들의 맹활약과 함께 신예 국민딸도 속속 등장했다. '7번방의 선물'의 깜찍한 예승이 갈소원, '소원'에서 나이가 무색한 열연을 펼친 이레, 그리고 국민 아기 부문 경쟁자 없는 1위인 추성훈 딸 추사랑!

◆국민남동생

국민남동생은 더이상 어린 미소년이 아니었다. 2013년의 국민 남동생들은 저마다 남자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귀여운 국민 남동생이 아닌 듬직한 청년으로 변모해 갔다. 사랑스러운 커플을 이룬 국민여동생 문근영을 보듯 이들 국민 동생들의 성장기를 보는 오빠 누나들의 마음 또한 흐뭇한 한 해였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20살 나이로 군에 입대한 유승호.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멜로남의 기운까지 풀풀 풍기며 여심을 자극하더니, 드라마를 마친 뒤엔 조용히 군에 입대해 누님팬 이모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진정한 대한민국 사나이가 돼 돌아올 그날을 기다릴 뿐!

지난해 '해를 품은 달'로 여심 잡는 중학생으로 주목받았던 여진구 역시 훌쩍 자랐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그는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연기파 배우들 속에서도 돋보이는 열연을 펼쳤다. 신인상 싹쓸이 릴레이가 이어지는 중. tvN 시트콤 '감자별'에선 다시 귀여운 여진구로 돌아와 활약하고 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로 활약해 온 이현우는 초여름의 화제작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화제의 국민남동생에 등극했다. 고교생으로 위장한 남파 간첩이자 선배 김수현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은 미소년은 누님들은 물론 10대, 20대 여성팬들을 시선을 집중시켰다.

예능의 국민남동생으로는 MBC '일밤' '진짜사나이'의 박형식이 돋보인다. 막내 병사로 '진짜 사나이'에 중간 투입된 박형식은 꾸밈없는 면모, 성실한 자세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식사의 기쁨을 숨기지 않는 먹방, 어리바리 신병의 긴장 가득한 모습도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하는 요소다.

◆국민할아버지

국민 할아버지 부문에선 네 사람이 독보적인 스타가 탄생, 아니 재발견됐다. tvN '꽃보다 할배'의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다.

예능 출연 이후에도 존경받는 중견 연기자이자 믿음직한 배우였던 네 사람은 '꽃보다 할배' 이후 친근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꽃할배 4인방으로 전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다시 받는 중이다. 짐꾼 이서진과 함께 곳곳을 누비며 포착된 할배들의 자연스럽고도 사랑스러운 면모, 연륜이 묻어나는 지혜, 의외의 웃음은 안방극장 시청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유럽편으로 시작한 '꽃보다 할배'는 2탄 대만편까지 이어졌고, 꽃할배 4인방은 방송은 물론 CF까지 휩쓸며 화려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국민시어머니

지난해 윤여정이 '넝쿨째 굴러 온 당신'의 국민 시어머니 엄청해로 국민 시어머니 반열에 오른 데 대한 반작용이었을까. 올해는 특히 2013년이라는 게 무색한 무시무시한 시어머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실 국민 시어머니보다는 막장 시어머니가 어울리는 캐릭터들이다. 이들 덕분에 국민○○ 가족도가 비극으로 끝날 판이다.

MBC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은 극강 막장 시월드의 표독스런 시어머니로 며느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무차별적 폭행으로 모자라 정신병자라며 며느리를 병원에 감금하고 불륜녀로 몰아부치는 상황이 이어지며 막장 논란도 이어졌다. 그러나 진짜 무시무시했던 것은 박원숙의 실감나는 명연기였다.

SBS '결혼의 여신' 윤소정 역시 막장 시어머니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재벌가 교양있는 사모님의 탈을 썼다 뿐, 평범한 집안 출신이란 이유로 며느리를 몸종처럼 부리며 비상식적인 일들을 시켰다. 여기에 폭언과 폭행까지 일삼아 TV를 보는 며느리들의 눈총을 한몸에 받았다.

MBC '금나와라 뚝딱'의 이덕희 여사 이혜숙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사사건건 며느리를 들볶으며 제 발로 짐을 싸도록 하는 것은 기본, 남편의 다른 부인과 자식들을 거리낌없이 구박했다. 고성 막말 부문에서도 여느 막장 시어머니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시어머니만 막장인 것은 아니었다. MBC '오로라공주'에서는 결혼 안 한 시누이 들이 막장 시어머니 저리가라 할 만큼 무시무시한 시누이 3인방으로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중이 되겠다던 남동생을 구제해 준 올케에 대한 고마움은 깡그리 잊고 구박과 무시를 일삼아 결국 동생의 이혼에 크게 한 몫을 해냈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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