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벗고 벗긴다..쏟아지는 에로영화 왜?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3.08.29 08:37 / 조회 : 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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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에로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에로영화계의 '봉감독' 봉만대 감독이 연출한 '아티스트 봉만대'를 비롯해 '미스 체인지' '일탈여행:프라이빗 아일랜드'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허풍' '짓' '러브씬' '관음-욕망의 유희' '꼭두각시' '우리들의 헤어진 여자친구' 등 에로를 담보한 영화들이 알게 모르게 극장에 걸리고 있다.

한국영화 뿐 아니다. '불륜의 맛' '불륜의 다이어리' '꽃과 뱀의 정사' '마지막 불륜' 등 일본 에로영화 등도 속속 개봉하거나 IPTV로 곧장 등장하고 있다. 통상 한국 에로영화들이 극장에 잠깐 이라도 상영되는 것에 비해 일본발 에로영화들은 곧장 IPTV로 직행한다. 한국 에로영화들은 극장에 상영된 전력이 있는 게 IPTV 상영과 마케팅에 유리해 극장개봉을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제작된 18금 에로영화들은 신인배우들이 주로 출연하며, 노출수위도 범상치 않다. 남자들의 음담패설부터 공포장르, 불륜, 사극, 남녀 영혼 변환, 외계인과 정사 등 소재도 다양하다.

이 같은 18금 에로영화들의 범람은 IPTV 공이 크다. 2009년 200억원대에 머물던 IPTV 영화 시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43.9% 증가한 131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화계에선 IPTV 시장이 1990년대 홈비디오 시장이 9000억원 대였던 시절만큼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로영화 제작 및 수입은 IPTV영화시장 성장과 맞물려있다. 굳이 에로영화가 아니더라도 '하녀' '후궁' 등 노출장면이 있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들의 IPTV매출이 높다.

과거 홈비디오 시절 비디오용 에로영화들이 쏟아졌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꾸준히 에로영화를 제작해온 봉만대 감독은 "IPTV용으로 제작되는 18금영화 등장은 20년 전과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봉만대 감독은 "VHS시스템 보급으로 안방극장 시대가 열렸던 시기에도 이를 충족시킬 콘텐츠가 필요했고, 그 수요가 비디오용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 최근 IPTV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플랫폼이 VHS에서 IPTV로,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에로영화 제작 및 수입 비율이 높은 조이앤컨텐츠그룹 마케팅 담당 윤수비씨는 "저예산 영화는 18금 영화들이 마케팅 콘셉트를 잡는 데 이점이 있다"며 "저예산 18금 영화 외에도 '후궁' '은교' 등 노출 수위가 있는 영화들이 이슈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장르를 막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홈 비디오 사업자가 영화제작에 투자했던 것처럼 현재 IPTV 시장 성장은 영화 제작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차 판권 시장 붕괴로 극장 개봉 수입만이 전부였던 한국영화계로선 숨통을 틔우는 요소도 되고 있다.

18금 에로영화 범람은 이 같은 IPTV 영화시장 성장에 한 단면이다.

하지만 18금 에로영화들이 저예산으로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성인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18금 에로영화는 장르 시장을 성장하지 못하고, 눈요기 거리만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AV시장에서 새로운 영화감독들이 탄생한 것과는 달리 국내 에로영화들 속에선 배우 외엔 스타감독이 쉽게 탄생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국내 에로영화 감독 중 스타감독으로 꼽히는 봉만대 감독은 "에로장르에 있어서 여성수용자들이 보기에도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안방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는 여성들의 파워가 세다. 무작정 야하게 찍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납득할 만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서 판도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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