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2④015B, 정말 아주 오래된 연인들

[1992~2000 다운타운차트 집중분석]스타뉴스·한국DJ클럽 공동기획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03.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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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스타뉴스 인터뷰 당시의 015B ⓒ홍봉진 기자


정석원 장호일 두 형제가 015B를 결성한 것은 1990년이었다. '해체된 무한궤도(0+1+orbit)에서 팀 이름을 따왔다' 등 억측이 무성했다. 어쨌든 이들이 1992년에 내놓은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와 함께 이 해를 강타한 노래 2곡임이 분명했다. 특히 이 시기 권태로운 사랑에 빠졌거나 감수성이 풍부했던 청년기 시절을 보냈던 가요팬들에게는.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곤하지/ 가끔씩은 사랑한단 말로 서로에게 위로하겠지만/ 그런 것도 예전에 가졌던 두근거림은 아니야/ 처음에 만난 그 느낌 그 설레임을 찾는다면/ 우리가 느낀 싫증은 이젠 없을 걸 야이야..'('아주 오래된 연인들')


이들의 솔직하고 파격적인 노랫말은 '세상에 어찌 이리 내 마음을 잘 알까'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동시대 젊은이들과 크게 공명했다. 기존 가요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세련된 팝 리듬에 이국적 분위기 만점의 재즈 선율은 이제 '새로운 시대' 90년대가 이들 015B를 통해 본격 개막했음을 알렸다.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한국DJ클럽 주간차트에 첫 등장한 것은 1992년 9월 넷째주. 이해 8월 발매된 이들의 정규3집 'The Third Wave' 타이틀곡이었던 이 노래는 진입하자마자 곧바로 주간차트 82위에 올랐다. 차트 1위는 김종서의 '대답없는 너'로, 5주째 정상을 달리고 있었다. 이어 이덕진의 '내가 아는 한가지'(2위), 조정현의 '비애'(3위), 이현우의 '꿈'(RE-MIX)(4위), 유승범의 '질투'(5위), 넥스트의 '도시인'(6위) 순이었다.

참고로 한국DJ클럽차트가 이 해 8월30일~9월5일 성심여대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당시 가요팬들의 음악-노래 청취환경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왜 이들이 015B와 '아주 오래된 연인들'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는지 감이 잡힌다. 그것은 바로 '80년대 음악작법과 확실한 결별' 때문이었다.


*미디어 구입 = 테이프(51%), LP(41%), CD(7%)

*노래 감상 미디어 = 라디오(59%), TV(25%), 음악다방(16%)

*좋아하는 가수 = 서태지와 아이들, 박정운, 이문세, 봄여름가을겨울, 신승훈, 조용필, 김현식, 이승환, 송창식, 노사연

*즐겨듣는 가요 = 난 알아요, 오늘같은 밤이면, 꿈, 내가 아는 한가지, 추억 만들기, 먼지가 되어, 너를 사랑하고도, 내일을 향해, 10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대답없는 너

*즐겨듣는 팝 = Wind Of Change, Right Here Waiting, I Do It For You, Monaco, Black or White, When A Man Loves A Woman, Yesterday, Tonight, Bridge Over Troubled Water, Let I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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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8주연속 1위를 차지한 한국DJ클럽 12월 넷째주 주간차트


다시 '아주 오래된 연인들'로. 이 노래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국내 최고의 객원싱어제 음악성그룹'이라는 찬사, '상승세가 가장 강한 노래'라는 차트 분석 등이 끊이질 않았다. ''아주 오래된 연인들'의 음악적 대중적 사랑은 가히폭발적이라 할 수 있으며 객원싱어제의 장점을 살려 전 멤버 모두가 개성적인 면으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10월 첫째주 리뷰),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차트 상위권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심플한 멜로디와 가사내용 등 그 인기도는 가히 폭발적'(10월 둘째주 리뷰)..

어쨌든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9월 마지막주 51위, 10월 셋째주 4위 등 가파른 상승곡선 끝에 결국 11월 첫째주 차트 1위에 올랐고, 이후 12월 마지막주까지 무려 8주 연속 차트 왕좌를 내놓지 않았다. 12월9일~13일 효성여고 200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좋아하는 가수 1위 015B, 즐겨듣는 가요 1위 '아주 오래된 연인들'. 이쯤 되면 1992년은 015B의 신화이자 '아주 오래된 연인들'의 신화가 시작된 해로 요약할 만하다.

이밖에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독주를 하던 무렵, 가요신을 강타한 비교적 신곡(괄호안 숫자는 11월 둘째주 차트순위)로는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2), 신성우의 '내일을 향해'(3), 넥스트의 '인형의 기사 Part2'(12),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17), 이오공감의 '플란다스의 개'(32), 김원준의 '모두 잠든 후에'(43), 한서경의 '소양강처녀2'(54), 황치훈의 '나는 너를'(56), 신윤철의 '컴퓨터 세상'(59), 양수경의 '한번 더 생각해봐요'(65), 김건모의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66), 푸른하늘의 이젠 느낄 수 있어'(84), 한영애의 '이별 못한 이별'(90), 조용필의 '슬픈 베아뜨리체'(96),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98) 등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 해 주요 가수들과 소속 기획사를 기록차원에서 소개한다. 한국DJ클럽차트 7월 둘째주에 실린 소중한 '역사적' 자료다.

*대영기획 = 신해철 윤종신 015B

*동아기획 = 봄여름가을겨울 푸른하늘 빛과소금 신촌블루스 최진영 이정선 김현철 오석준 송홍섭 하광훈

*뮤직피아 = 김규민

*모아기획 = 신승훈

*서울음반 = 권성연 여행스케치 하덕규 김장훈

*신세계기획 = 임재범 이현우 자유

*신촌뮤직 = 아기천사 박준희 권인하 최용준

*삼호기획 = 나미

*소리기획 = 제3세대 선생님아빠그리고나

*웅산 = 김태욱 최백호 높은음자리

*이오스 사운드 = 김민우 윤상 노영심

*SM = 현진영과와와 김광진 한동준

*아세아레코드 = 김지연 H2O

*아토피아 = 박강성 유열

*예당기획 = 양수경

*예음 = 손지창

*우리기획 = 이승환

*지구레코드 = 박성신 현철 문희옥 이정란 노사연 조영남

*준 = 이정현 신효범 조갑경 홍서범 김정수 수와진 김민교 지석진

*진선기획 = 변진섭

*코리아뮤직 = 민해경 이범학 박일남

*한국음반 = 해바라기 신해철 조덕배 정태춘 박은옥 이문세

*한밭기획 = 전유나 심신 김태형 태진아

*푸른나무 = 이승철

*태산 = 조정현

*필기업 = 조용필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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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수록된 015B 정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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