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달프' 전격 폐지 KBS예능 大변신 성공할까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3.03.04 07:51 / 조회 : 5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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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방송 4년을 맞는 인기 예능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과 첫선을 보인지 불과 한 달여 밖에 안된 '달빛프린스'의 전격 폐지를 결정했다. 인기 예능과 '신상 예능'에 대한 이 같은 KBS의 변화 시도는 치열한 예능 경쟁 속에 이뤄진 것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1박2일'과 함께 일요예능 '해피선데이'의 한축을 이루는 '남자의 자격'은 폐지 결정 자체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시청률은 매회 10%대를 넘고 있고, 30~40대 중년남성들의 도전기라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

때문에 '남자의 자격' 폐지는 일요예능 전반에 대한 KBS의 변화시도라고 볼만하다. KBS가 4년 넘게 '남자의 자격'-'1박2일'로 '해피선데이'를 꾸려오며 '안정'을 이뤄내는 동안 MBC는 '나는 가수다'에 이어 수개의 프로그램에서 실패를 겪은 끝에 '아빠 어디가'로 또 한 번의 중흥을 노리고 있다. SBS는 '런닝맨'의 선전 속에 'K팝스타'와 '정글의 법칙'을 번갈아 가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 중이다.

특히 '남자의 자격'과 동시간대는 SBS 'K팝스타2'와 MBC '아빠 어디가'가 맞물리면서 일요예능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간대다. 경쟁사의 혁신 속에 KBS만이 수년째 '아저씨'들로 맞서고 있었다.

결국 이번 '남자의 자격' 폐지는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이 계속된다면 현재의 '남자의 자격' 카드로는 조만간 곤란에 빠질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실제로도 근래 들어 KBS 예능국은 이 '남자의 자격' 시간대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예능은 각 방송사가 자존심을 걸고 다투는 시간대로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순위 바뀜이 심한 곳이다. '1박2일'의 경우 1년 전 시즌2를 시작, 이제 갓 1년을 맞는 시점이라 아직까지 '신선함'이 있지만 '남자의 자격'의 경우 몇몇 멤버 교체 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결국 KBS가 '칼'을 댄 셈이다.

강호동의 새 예능 '달빛프린스'의 조기 강판도 다소 의외다. 책과 예능의 조합을 꾀했던 '달빛프린스'는 비록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었지만 KBS예능이 추구하는 '공익성'을 고려한다면 과거의 경우 얼마간 더 지켜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KBS는 6주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달빛프린스'는 6일 마지막 녹화에 이어 12일 방송을 끝으로 2주 정도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다. '폐지'라는 정확한 언급은 아직 없는 상태.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목, 콘셉트, MC진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변화를 줄 예정이다. '폐지'를 확언하지는 않고 있지만 '달빛프린스'의 고전을 감안, 새 프로그램 출범에 맞먹는 혁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프로그램의 콘셉트 자체도 '책'을 버리고, 강호동의 특기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야외 버라이어티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달빛프린스'가 방송 중인 화요일 심야 시간대에는 KBS와 SBS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으로 SBS는 최근 잘나가던 '강심장'을 폐지하고 김희선 MC의 '화신'을 선보이고 있다. KBS로서는 '주마가편'하고 있는 SBS와 비교, '북토크'라는 실험에 매달릴 수만 없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KBS의 '남자의 자격'과 '달빛 프린스'에 대한 전격적인 결정은 경쟁사들의 발 빠른 변혁에 비하면 한 걸음 뒤쳐진 감이 있다. 모처럼 만에 '칼'을 빼든 KBS예능이 과연 이 치열한 '예능 혈투'에서 어떤 성적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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