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스케줄 미성년자 연예인, 보호범위는 어디까지

[이변정변의 법으로 푸는 ★이야기]

이순우 / 입력 : 2013.01.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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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인 나이 먹음. 이번 주에는 나이와 관련하여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활동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올해 성년이 되는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요? 현행 민법상 성년의 나이는 만 20세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민법에서는 성년의 나이를 만 19세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개정 민법에 의하면 생년이 1994년 1월1일부터 동년 7월1일인 미성년자들은 2013년 7월1일을 기점으로, 생년이 1994년 7월2일 이후인 미성년자들은 각자의 2013년 생일을 기점으로 성년이 되게 됩니다. 이 기준에 비추어 2013년에 민법상 성년이 되는 연예인들을 살펴보면 f(x)의 크리스탈과 설리, 미쓰에이의 수지, 에이핑크의 홍유경과 손나은, 포미닛의 권소현, 카라의 강지영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흡연과 음주는 민법이 아닌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즉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만 19세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1994년생이면 태어난 날짜와는 상관없이 2013년 1월1일부터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흡연과 음주를 하여도 위법이 아니게 됩니다.)

다시 미성년자인 연예인들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미성년자 연예인들 중 일부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러한 실정과 관련하여 미성년자의 연예활동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성년자의 연예계 데뷔가 활발한 일본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방송에 출연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고, 실제로 카라 강지영은 언론 인터뷰를 통하여 일본에서의 심야 활동이 제한되어 혼자 먼저 숙소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경우 하루 9시간30분 이상 촬영장에 있을 수 없다고 규제하고 있고, 독일은 하루 6시간을 근로 한도로, 프랑스는 하루 4시간 내지 6시간을 근로 한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적으로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활동을 규제하고 있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15세 이상 18세 미만인 자의 근로시간은 1일에 7시간, 1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정해 놓았습니다(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1일에 1시간, 1주일에 6시간을 한도로 연장 가능). 또한 18세 미만인 자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활동을 제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연예인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인지 여부가 문제가 됩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의 고용안정 등을 위해서 연예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자는 견해가 주장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판례는 연예인이 연예활동을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는 때때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적용여부에 신중을 가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판례가 변경되거나 입법적인 보완이 없는 한 현행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활동을 제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성년인 학창시절부터 스타였던 연예인들이 성년이 된 후의 인터뷰에서 단골로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아마, 그 때로 다시 돌아가도 연예활동을 다시 하겠느냐는 질문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그 나이에 맞는 경험을 좀 더 해보고 싶다는 답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성년인 연예인들이 연예인으로서의 꿈을 펼칠 기회를 주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제대로 된 의무교육을 받고 제 나이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삼촌 팬의 한 사람으로써는 후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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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변호사 프로필 1979년생. 고려대학교 졸업. 전 한국산업연구원 연구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법적분쟁과 공정거래 및 하도급분쟁 해결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동안(童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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