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매출·작품성·팬덤으로 본 2012 앨범 '톱10'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2.12.19 10:05 / 조회 : 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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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올해 가요계 최고 화두는 월드스타 싸이였고 '강남스타일'이었으며 말춤이었다. 하지만 음원차트에서는 지난 3월 말 나온 버스커버스커의 정규 1집이 싸이를 압도했고, 작품성에서는 나얼 빅뱅 지드래곤 프라이머리 어반자카파 등이, 팬덤에서는 올 1월 출격한 SM 아이돌 EXO-K나 방용국이 이끄는 B.A.P도 싸이 파워 못지않았다. 이들 화제, 매출(음원차트 순위), 작품성(완성도), 팬덤(음반차트 순위)을 고려한 올해의 10대 앨범을 꼽아봤다.

10. EXO-K 미니 1집 'MAMA'(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올해 1월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예 아이돌 EXO-K(찬열 카이 백현 세훈 수호 디오). 1월30일 데뷔싱글 'What Is Love'를 냈고, 4월9일 첫 미니앨범 'MAMA'를 냈다. 음원차트(이하 멜론 월별 톱50 차트 기준)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11월 월간 음원차트 톱5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팬덤이 가장 강력히 반영되는 음반차트(이하 가온차트 월별 톱20 차트 기준)에서는 달랐다. 미니앨범 1집이 4월 음반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5월에도 8위, 6월에는 오히려 6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9. 프라이머리 1집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힙합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는 싸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올해 최고의 파란이라 할 만 했다. 댄스 혹은 감성음악이 키워드를 틀어잡은 가요트렌드에서 힙합과 피처링 보컬을 통한 프라이머리만의 음악은 가요계 획일화로부터 대탈주를 상징한 신호탄이었다. 음원성적도 좋았다. 4월 나온 싱글 '씨스루'가 5, 6월 톱50에 연속으로 들었고, 5월 나온 싱글 '입장정리'가 6월 톱50에, 10월 나온 정규 1집에서는 2곡('?(물음표)', '독')이 11월 톱50에 들었다.

8. 어반자카파 2집 '02'(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콘서트장에서 혼성 3인조 어쿠스틱 R&B 보컬그룹 어반자카파(박용인 조현아 권순일)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긴 이들이 2009년 데뷔하자마자 이름을 알린 것도 싸이월드 BGM을 통해서였다('커피를 마시고'). 욕심내지 않는 감성의 노래, 피곤한 일상을 어루만져주는 힐링의 노래, 사랑과 이별이라는 20대 청춘의 키워드를 콕 짚은 노래가 바로 어반자카파가 팬들에 선사한 선물이었다. 4월 미니앨범 'Beautiful Day'로 인디차트를 석권한 이들은 9월 낸 싱글 '니가 싫어'가 9~11월 3개월 연속 음원 톱50에 들었고, 10월에 나온 정규 2집 '02'는 2곡('똑같은 사랑 똑같은 이별', 'River')이 11월 차트에 진입했다.

7. 지드래곤 EP 'One of a Kind'(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빅뱅의 브레인 지드래곤이 역시나 올해도 일을 저질렀다. 대놓고 '그새끼'라는 욕을 해댄 19금 노래 '그XX'(9월 미니앨범 선공개곡)로 9~11월 음원차트를 호령하더니, 미니앨범 'One of a Kind'에서는 '크레용' 'One Of A Kind' 'Missing You' 'Today' '결국' 등 무려 5곡을 히트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크레용'은 미국 유명 음악매거진 '스핀'의 에디터 데이비드 베번이 꼽은 '올해의 K팝' 톱20 중 1위로 선정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앨범 파워? 미니앨범 'One of a Kind'가 9월 월간차트 1위, 10월 4위, 11월 10위를 차지했다.

6. B.A.P 싱글 'Warrior'(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젤로 힘찬 대현 영재 종업 방용국의 파워 아이돌 B.A.P는 시크릿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데뷔시킨 신예. 유럽 최초의 K팝 어워즈인 '소 러브드 어워즈'(So-Loved Awards)에서 덜컥 올해의 남자신인(여자는 에일리)으로 꼽혔다. 또한 1월 데뷔싱글 'Warrior'에서 선보인 이들의 파워 댄스는 올해 최고의 안무로 선정됐다. 음반차트 성적 역시 'Warrior'가 2월 9위, 싱글 'Power'가 4월 8위, 싱글 'No Mercy'가 7월 7위, 싱글 '대박사건'이 8월 10위, 싱글 '하지마'가 10월 6위 등 올해 발매한 6장의 앨범 중 5장이 차트 톱10에 진입했다.

5. 나얼 1집 'Principle Of My Soul'(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브라운아이들소울의 나얼이 지난 9월 첫 솔로앨범 'Principle Of My Soul'을 들고 나왔을 때 팬들은 입을 모았다. "이제 가요계 트렌드가 바뀌는구나." 그랬다. 나얼의 '바람기억'은 잊혀진 감성음악의 왕정복고 선언이었고, 'Missing You'는 가성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싱어송라이터가 직접 보여준 귀한 사례였다. 팬들은 이에 대해 9월 음원차트 2위('바람기억')로 보답했다. 9월 음반차트에서도 지드래곤, 동방신기, FT아일랜드 등 쟁쟁한 아이돌에 이어 4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의 폭넓은 팬덤을 인정받았다.

4. 씨스타 EP '나혼자'(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어쩌면 올해는 2008년부터 본격 일기 시작했던 걸그룹 태평성대가 한풀 꺾인 원년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싸이, 가인, 이하이, 서인국-정은지 등 솔로, 듀엣 가수들의 반격이 워낙 거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티아라(Lovey-Dovey), 소녀시대 태티서(Twinkle), 원더걸스(Like This), 2NE1(I Love You)는 건재했고, 그중에서도 '갑'은 효린 보라 소유 다솜의 씨스타였다. 이들은 올해 '나혼자'와 'Loving U'로 장기 집권한 거의 유일한 걸그룹이었다. 4월 미니앨범 타이틀곡 '나혼자(Alone)'은 4~8월 무려 5개월 동안 음원차트 톱50에 머물렀고, 6월 스페셜앨범 타이틀곡 'Loving U'는 7월 1위를 비롯해 10월까지 4개월 동안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3. 빅뱅 EP 'ALIVE'(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빅뱅은 작품성까지 인정받는 흔치 않는 실력파 아이돌이다. 테디, 최필강, 초이스37 등과 함께 공동작곡을 해내고 있는 지드래곤의 천재적 프로듀싱 감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해도 이들의 진가는 여러모로 빛났다. 특히 이들이 2월에 낸 미니앨범 'ALIVE'는 어느 하나 버릴 곡 없는 빅뱅표 음악의 진수성찬이었다. 이중 선공개했던 'BLUE'는 3월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FANTASTIC BABY'는 4월 4위까지 차지했다. 이어 6월 낸 스페셜앨범 중에서는 'MONSTER'가 6월 2위를 거머쥐었다. 올해 아시아, 미국, 페루, 영국 등지에서 투어 콘서트를 하고 있는 이들의 무대 장악력은 또 어떤가. 영국 유력매체 가디언은 최근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빅뱅 콘서트에 대해 "원 디렉션과 저스틴 비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2. 싸이 6집 '싸이6甲 Part 1'(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없는 싸이의 정규 6집 앨범. 7월15일 발매한 이 앨범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8월 음원차트 1위, 10월 음반차트 2위를 차지하며 '12년차 가수' 싸이 돌풍을 일으켰다. 해외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은 "어, 어" 하다 19일 현재 9억80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천하의 마돈나가 '말춤'을 추며 싸이 다리 사이로 몸을 내던지는 '비현실적' 풍경까지 연출했다. '강남스타일'은 그 사이 미국 아이튠즈 싱글 1위, 빌보드 핫100 2위까지 찍었고 무수한 패러디 동영상까지 양산해냈다. 대한민국 정부도 빠질 수 없었는지 지난 11월 싸이에게 옥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역시 올해는 싸이다.

1. 버스커버스커 1집 '버스커버스커'(화제 ★★★★★, 매출 ★★★★★, 작품성 ★★★★★, 팬덤 ★★★)

싸이 돌풍이 일기 전 가요계에는 버스커버스커(장범준 브래드 김형태)라는 거대한 태풍이 몰아쳤다. 지난해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로 이름을 알린 이들은 올해 3월29일 슬그머니 앨범을 냈다. 그것도 11곡으로 꽉 채운 당당한 정규 1집이었다. 고음 가창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아이돌의 현란한 댄스음악도 아닌데도 이들은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4월 음원차트에서 '벚꽃엔딩'이 1위, '첫사랑'이 2위, '여수밤바다'가 3위, '이상형'이 7위, '꽃송이가'가 9위, '외로움증폭장치'가 10위를 차지했다. 음반차트에서도 4월 3위, 5월 4위. 이어 6월21일 1집에 수록하지 못한 곡들을 묶어 발매한 '1집 마무리' 앨범도 '정말로 사랑한다면'이 7월 4위에 오르는 등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이들의 음악은 그간 가요계에 횡행했던 소몰이창법, '나가수' 스타일의 고음가창 과시형 음악,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천편일률적인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간혹 랩이 가미된!), 직업 작곡가와 작사가들의 틀에 박힌 예상 가능한 노래작법에 대한 진심 가득한 항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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