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이상엽 "문채원 연락처 몰라요"(인터뷰)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박준하 역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2.11.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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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 ⓒ사진=홍봉진 기자


"저는 박준하처럼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 이나정 이하 '착한남자')에서 박준하 변호사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상엽(29)은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상엽은 지난 2007년 SBS '행복한 여자'를 시작으로 MBC '코끼리', '미스 리플리' 등에 출연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극중 자신의 상사인 서은기(문채원 분)를 향해 따뜻함으로 무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선보여 여성시청자들을 '박변 앓이'하게 만들었다. 연일 타이트한 촬영일정 속에서도 많은 관심에 행복함을 느낀다는 이상엽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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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 ⓒ사진=홍봉진 기자



◆ 박준하, 착한남자? 크림 같은 남자!

그는 전작인 JTBC '청담동 살아요'에서 유쾌한 청년 캐릭터 이상엽 역으로 활약하다 곧바로 '착한남자'에 합류해 시청자들을 찾았다. '착한남자' 출연은 이경희 작가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이경희 작가님이 저의 출연작인 '마이더스'를 좋게 봐주셨고 '저 녀석 한 번 보자'고 해주셔서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박준하 캐릭터도 작가님과 자주 연락하면서 틀을 잡았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도 종종 문자로 이번 회에서는 어땠는지 평가해주셔서 방향점이 됐어요."

이상엽의 극중 직업은 태산그룹 변호사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차갑고 냉철함, 성공지향적인 인물이 많다면 박준하는 사랑이 우선인 인물로 다가와 의외였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 구축을 위해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뒀을까.

"밋밋하면 안되고 나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우선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박준하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전작들은 나름 밝고 유쾌한 캐릭터였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걸 만난 거 같아요. 제가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점들도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이해해주셨어요. 실은 준하는 크림 같은 남자에요. 하하"

'착한남자'는 지난 9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13주 연속 수목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젊은 층으로 구성된 제작진과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우들의 만남은 감각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지 물으니 너무 좋단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나이대가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잘 통해요. 작품도 탄력 받다보니 매일 밤새고 촬영하는 상황에서도 다들 힘든 기색이 없어요. 요즘 송중기군 경우는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해서 그런지 다들 늑대소년이라고 불러요. 다만 이광수, 이유비와는 함께하는 장면이 없다보니 많은 말을 못해서 아쉬워요."

이상엽이 생각하는 '착한남자'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비결에 대해 배우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들었다.

"초반부터 세게 나가면 후반부에도 그 긴장감이 갈 수 있을까 했는데 정말 작품이 좋아요. '저 드라마는 매번 저래'라는 반응이 없다는 게 증명한다고 생각해요.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 선배님 등 모두가 20회 동안 쉼 없이 극한 감정을 끌어가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극중 몇몇을 제외하고 사랑의 괴물로 변했으니까요. 그만큼 모두가 밀도 높게 몰입하고 있어요."

박준하의 짝사랑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외모, 직업,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남자가 한 여자만을 위해 그림자 혹은 보호막이 되어줬다. 만약 실제 이상엽이라면 박준하 같은 사랑이 가능한지 물었다.

"저는 박준하처럼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바라보지도 않는데 일방적으로 마음을 주거나 좋아하지 못할 거 같아요. 만약 서은기에게 고백하더라도 돌직구가 아닌 그저 바라보고 지켜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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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 ⓒ사진=홍봉진 기자


◆ 키워드 '그XX' , '게이', '변호사'

포털사이트에서 이상엽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XX'가 떠오른다. '그XX'는 그룹 빅뱅의 리더 GD의 노래제목이지만 가사와 '착한남자' 박준하가 처한 모습과 유사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팬들은 패러디 영상을 제작했다. 인터뷰 시작 전 그에게 검색어를 보여주자 반가워하면서도 쑥스러워 했다.

"저도 그 영상을 봤는데 재밌었어요. GD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 노래를 자주 듣는데 극중 상황이 비슷한 거 같아 촬영장에서 무의식중에 흥얼거리고 있어요. 실은 제작진이 그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제 노래 같다고 말했었어요."

게이도 빼놓을 수 없다. '착한남자' 초반 박준하는 서은기를 향한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게이라고 설정했다. 그렇지만 서은기를 향한 그의 눈빛을 자세히 보면 떨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게이설정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고 이경희 작가님께도 물어봤어요. 작가님은 과한 설정이나 부가적인 설명을 하는 것보다 그 장면만으로도 박준하가 일부러 서은기를 위해 게이인 척을 한다고 생각할거라고 하셨어요."

'착한남자'에는 두 명의 변호사가 등장하는데 박준하와 안민영(김태훈 분)이다. 두 사람 모두 직업 뿐 만 아니라 누군가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점도 같다. 비슷한 만큼 대척점에 있어야 하는 관계이기에 그가 연기할 때 중점으로 둔 부분은 무엇일까.

"김태훈 선배님은 연기를 워낙 잘하시다보니 제가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밀려버리면 서은기 마저 밀리기 때문에 팽팽한 선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선배님이 포커페이스로 연기에 집중하시다보니 저도 상황에 집중해요. 그런데 선배님이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셔서 반전이 있으세요."

극중 짝사랑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외모, 직업,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남자가 한 여자만을 위해 그림자 혹은 보호막이 되어줬다. 만약 실제 이상엽이라면 박준하와 같은 사랑이 가능한지 물었다.

"저는 박준하처럼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바라보지도 않는데 일방적으로 마음을 주거나 좋아하지 못할 거 같아요. 함께 촬영하는 세 여배우 모두 매력적이에요. "

이상엽은 문채원과의 사이에 대해 현장에서 친하지만 촬영만 시작하면 극중 인물로 돌변한다고 했다. 문득 문채원, 박시연, 이유비 세 명의 매력적인 여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어느 배우와 친하냐고 물으니 "박시연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사실 문채원씨 연락처가 없어요. 문채원씨와는 촬영현장에서도 편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보니 연락처를 물어볼 타이밍을 놓친 거 같아요. 아무래도 극중 몰입을 위해 그런 것도 있어요. 둘은 어릴 적부터 집안이 주종관계였는데 친해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쫑파티'때 슬며시 휴대전화 건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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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 ⓒ사진=홍봉진 기자


◆ 정체상태, '착한남자'로 탈출..카드 꺼내든다

이상엽은 올해로 데뷔 5년차 배우다. 막연한 도전으로 시작한 배우의 길. 그만의 연기 방법을 물으니 해맑게 욕을 한다고 말했다. 촬영 시작 전 혼자 상대를 향한 욕을 한 뒤 곧바로 촬영하면 그 감정이 잘 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강마루 그XX만 없으면 내가 서은기와 잘 될 텐데'라고 말했다.

"감정몰입을 위해 혼자 욕을 해요. 한재희, 안민영과 대립하는 장면에서 더 그렇게 되요. 주변분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혁 선배님의 엑기스를 전수받아 저도 해봤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짝사랑하는 감정은 서은기 이름을 많이 말해요. 자주 말하다보니 이름만으로도 아련해짐을 느끼게 됐어요."

'착한남자'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한 걸음 나아갔다. 이상엽에게 '착한남자'는 어떤 의미일까.

"'청담동 살아요'가 저의 연기 시야를 넓혀줬다면 '착한남자'는 축구로 비유하자면 공을 몰고 나갈 수 있는 법을 배우게 해줬어요. 촬영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어요. 사실 이전까지 인지도, 연기력 측면에서 정체였다면 이제 한 발짝 나가고 있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마지막으로 이상엽은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전했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말도 잊지 않았다. 사무실 세트장이 사라져서 아쉽다는 그, 마지막까지 활약할 모습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

"앞으로 작품 갈등이 최고조가 될 거에요. 박준하가 태산그룹을 나가면서 곧 카드를 꺼내들어요. 그러고 보니 제 사무실 세트장도 사라졌어요. 서은기를 향한 해바라기 사랑을 눈 여겨봐주시고 강마루와 서은기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지켜봐주세요. 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게 그저 신기해요. 저에게 보여주시는 관심,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바른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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