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YG서 새출발..수수께끼 같은 새 음악"(인터뷰)

에픽하이 정규 7집 '99' 발표..90년대 음악 재현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10.24 00:01 / 조회 : 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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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마음의 여유라는 새 생명도 얻었다. 그리고 에픽하이의 음악은 견고해졌다. 밝고 유쾌한 에너지는 여전하다.

이번 앨범은 미쓰라진과 DJ투컷이 타블로에 이어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후 새롭게 발표한 첫 음반. YG와 만난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진 DJ투컷)는
여전히 새로운 것을 좇는다. 희망찬 메시지와 일상 속 얘기를 음악으로 풀어놨다.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마주 앉은 에픽하이는 "수수께끼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 저희도 답을 모르는 새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번 음반은 얼터너티브 록, 브릿팝, 올드스쿨 등 과거 음악과 에픽하이의 역량을 강조한 앨범. 3년 만에 발매된 음반인 만큼, 멤버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새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데 주력한 음반이다.

-오랜만에 에픽하이 3명이 무대에 섰다. 기분 어땠나.

▶(미쓰라진) 우리끼리도 워낙 오랜만에 가진 무대라 신났다. 예전엔 떨지 않았는데 이번엔 긴장감도 느꼈다. 그동안 TV로만 보던 후배 가수들도 보고 신기하더라. 신인 때 보다 떨렸지만 막상 무대에서 관객과 뛰어노니 그때부터 긴장은 싹 풀렸다.

(타블로) 신나게 뛰어놀다 내려왔다. 워낙 밝은 분위기의 노래기도 했지만 저희 스스로 분위기에 취해 막춤을 추게 됐다. 무대에서 뛰어놀던 것처럼 저희가 음악이 마냥 좋아 즐겼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일탈이다.

-에픽하이가 YG엔터테인먼트 패밀리가 됐다. 생긴 변화가 있다면.

▶(타블로)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YG만의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게 돼 좋다. YG프로듀서들과 공동 작업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다. 각자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으니 저희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투컷) 스튜디오 렌탈시간이 쫓길 필요가 없어 좋다.(웃음) 게다가 밥도 주고 커피도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하하. 시설이 좋으니 마음이 편했다. 무엇보다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항상 즐겁다. 여유로운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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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3년 만에 발표한 새 음반이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타블로) 저희 셋이 다시 뭉치는데 있어 불안감은 전혀 없었다. 에픽하이 활동은 제가 YG에 들어오면서부터 예정된 일이었고, 무엇보다 우리가 과연 음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컸다. 개인적으로도 음악활동에 있어 불투명했지만 미쓰라진, 투컷과 다시 제대로 음악해야 하는데에 대한 책임감도 많이 느꼇다.

-타블로가 2년간 학력위조 논란으로 힘들어 했다.

▶(투컷) 활동에 대한 불안감 보다는 타블로를 보며 그냥 많이 안타까웠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안타까웠다.

(미쓰라진)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저희 선을 벗어난 일들이었기에 마음은 안타깝지만 어떻게 해 줄 수 없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철저히 '멋'을 지향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래핑에 에너제틱하고, 흥겨운 리듬감을 줬다. 장르에 대한 경계도 넘나든다.

더블 타이틀곡 '돈 헤이트 미'가 록 밴드와 합을 이뤄 크로스오버의 느낌을 냈다면, 'Up'은 에픽하이 특유의 신나는 힙합으로 특유의 색을 짙게 보여주고 있다.

멤버들의 유쾌한 에너지를 고루 담은 'Up'에서는 박봄의 참여가 돋보인다. 날카롭게 내뱉는 타블로와 굵직한 저음의 미쓰라진, 여기에 투컷이 스크래치로 맛을 더한 음악에 박봄은 파워풀하면서도 소울풀한 보이스로 힙합의 매력을 살렸다.

'Up'은 '오늘은 밑바닥 인생이지만 내일은 하늘을 날아다닐테니 두고봐라'고 외치는 예비 챔피언들의 노래. 밝고 희망찬 메시지가 담긴 만큼 노래도 흥겹다.

새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가 버무려 졌다. 에픽하이는 얼터너티브 록, 브릿팝, 올드팝, 올드스쿨 힙합 등 과거의 음악들을 힙합을 기반으로 재해석했다.

-우울한 정서를 담은 타블로 솔로 앨범과 달리 에픽하이 새 음악은 밝은 분위기다.

▶(타블로) 워낙 오랫동안 제 감정이 깊어진 채로 살았다. 솔로 음반이 부정적인 생각과 그 당시 제 감정을 그대로 반영하는 우울한 정서의 음악이었다면, 에픽하이는 반대다. 에픽하이를 할 때는 우울하거나 무거운 감정은 잠시 쉬게 하고 싶었다. 에픽하이 활동 만큼은 웃으면서 노래하고 싶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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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전작과 음악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타블로) 에픽하이를 무엇으로 생각하는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에픽하이를 두고 '플라이'란 노래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분일초' '우산' 등 서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에픽하이면서도 잘 모르겠다. 이번 음반은 콘셉트 자체가 생각하지 말고 만들자 였다.

-90년대 록 사운드가 곳곳에 묻어있다. 그린데이의 경쾌한 분위기가 연상되기도 하고, 90년대 유행한 얼터너티브 음악을 시도한 점이 인상적이다.

▶(타블로) 우리가 가장 신나서 음악을 즐겼던 90년대 중후반 때를 떠올렸다. 그냥 직업을 떠나서 마냥 음악이 좋아 즐겼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공통적으로 90년대를 겨냥했고, 당시 우리가 좋아했던 얼터너티브, 그런지 락, 어깨 너머 들었던 힙합 등 당시 음악을 듣고 다시 빠져 들었다. 최근 들어 복고 열풍이 다시 부는 것을 보고 저희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란 생각도 들어 반가웠다.

90년대 그린데이의 데뷔 앨범 '두키'를 즐겨 들었다. 멜로디는 밝지만 반대로 가사는 러프하고 때론 욕설도 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 행복하지 않은 얘기를 하면 뭔가 잘 전달될 것 같았다. '나 힘들고 아픈데 괜찮아. 뭐 어때'라고 토닥이는 식이다. 이번 신곡은 그런 면에서 그린데이의 분위기와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엔 복고 분위기의 여러 장르를 선보였다. 그동안 매 음반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발표했는데 에픽하이가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

▶(타블로) 예전에 음악할 때는 동료들이 '너넨 이렇게 해야 돼. 이건 너희 전매특허야' 등의 주문이 많았다. 하지만 원래 에픽하이는 주위 신경 안 쓰고 저희 스스로 많이 변신하는 편이다. 우리가 만들 때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수께끼 푸는 것과 같다. 수수께끼 답을 미리 알고 있다면 재미없지 않나. 9년간 활동하면서 어떤 스타일의 노래가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을 지 이제 보인다. 답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게도 낯선 음악을 해야 음악을 하는 재미가 있다. 답을 몰라야 재미있는 그런 음악이다.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주년이다.

▶(타블로) 이번 음반은 9주년을 맞이해 9곡의 노래를 수록했다. 가수에게 있어 10주년을 맞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정상에서 밑바닥까지 추락도 해 봤고, 그간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렇게 다양한 일들을 겪은 것 자체가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리스너들의 입장에서도 듣는 재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10년을 정리하며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할 때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10주년을 맞아 무엇을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내외 클럽을 돌며 투어를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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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에픽하이의 전작은 미국 아이튠즈 힙합 차트에 진입한 적 있다. 월드스타로 떠오른 소속사 동료 아티스트 싸이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해외 활동 계획은?

▶(타블로) 싸이 형이 미국 아이튠즈 메인차트에서 1위를 하고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 기록이 부끄러웠다.(웃음) 진짜 남의 일이라도 기뻤겠지만 절친한 형이 잘 되어서 더욱 기쁘다. '강남스타일' 춤을 만들 때도 같이 있었는데 정말 자랑스럽다. 저희는 해외 활동보다는 국내 활동을 계획하기에도 벅차다.

싸이 형이 30대 중반에 이뤄낸 것이기에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앞에선 나이 따윈 없다. 가수 생명이 긴 것도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열정과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에픽하이는 나이 들어 정점을 찍었으면 좋겠다.

-YG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음악 생활을 하게 됐다. 멤버들끼리 독립 레이블 '맵 더 소울'을 운영하면서 바쁘게 활동했던 때를 떠올려 보면 어떤가.

▶(투컷) 지금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당시에는 제가 직접 기자들에게 연락하고 방송국에 심의를 넣으러 다니기도 했다. 독립 레이블 시절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저희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차이라면 티셔츠 한 장을 제작하더라도 퀄리티가 다르다. 하하. 레이블을 운영할 때는 저희끼리 자만심이 많았던 것 같다. 무엇이든 저희 스스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타블로, 투컷은 어느덧 결혼하고 아버지가 됐다. 멤버들에 생긴 변화가 있다면.

▶(미쓰라진) 입대 전보다 15kg이나 빠졌다. 닮은 꼴인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는 이제 이미지 분리하기로 했다. 하하. (타블로)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데 있어서는 100점 아빠라고 생각한다. 동네 아이들과 다 친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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