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한오그룹 vs '유령' 세강그룹, 어디가 더 셀까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07.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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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국 드라마) 못지않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하고 있는 SBS 월화극 '추적자'와 수목극 '유령'. 두 드라마는 매회 빠른 극 전개와 치밀한 반전, 주옥같은 대사들로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두 드라마는 딸을 죽인 거대 권력에 대한 형사 출신 평범한 남자의 도전('추적자')과 유명 여배우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과 그 뒤에 감춰진 더 큰 비밀을 파헤치는 전직 경찰대생의 싸움('유령')이 큰 줄거리다. 하지만 거대 자본권력(대그룹)이 극의 중심에 놓여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추적자'의 한오그룹과 '유령'의 세강그룹은 한국 사회 대기업 집단의 힘과 자본주의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극중 두 그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정계, 법원, 검찰, 경찰, 언론 등을 장악,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여기서 상상 하나. 절대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두 그룹. 한오그룹과 세강그룹, 어디가 더 셀까. 시가 총액 등 객관적인 힘이 아닌, 드라마 속 주관적인 힘으로 둘을 살펴봤다.

◆'추적자' 한오그룹, 돈으로 안되는 게 없는 '절대권력'


'추적자'의 한오그룹은 어렵게 살던 서회장(박근형 분)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일궈낸 국내 굴지의 기업집단. 밥 굶던 어려운 어린 시절이나 이후 개발시대에 그룹을 키운 모습에서 국내 특정그룹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현행 법률상 국내 그룹들이 소유하기 어려운 방송국(UBC)마저 갖고 있다. 여론 조작의 힘도 가진 것이다.

한오그룹의 힘은 돈. 정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에 비자금을 통해 막대한 로비로 자신들의 편을 만들고 있다. 총리에게 전화 한통으로 '부탁'하는 모습은 대통령 부럽지 않은 권력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서회장이 자신의 사위 강동윤(김상중 분)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으로 신당을 창당케 하고 이에 대항케 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공포감'을 들게 한다. 대통령조차 '5년간의 짧은 권력'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 영욱(전노민 분)은 검찰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절대 서회장 자신은 법에 걸려들지 않는 '절대권력'이기도 하다.

◆'유령' 세강그룹, 가짜백신으로 '정보' 통제..'돈'보다 무서운 권력

이와 비교, '유령'의 세강그룹은 '형제의 난'이 자식 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룹. 극중 조현민(엄기준 분)은 세강그룹의 회장이자 자신의 아버지 조경문(전인택 분)이 작은 아버지 조경신(명계남 분)의 음모에 휘말려 구속되고 결국 자살하자 복수에 나서게 된다.

'추적자'의 한오그룹이 절대 회장에 대한 법의 터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강그룹 회장이 구속되고 결국 자살한다는 점에서 '돈'을 이용해 권력을 쥐고 흔드는 '힘'은 더 약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조경신이 자신의 형을 제거할 때 검찰, 경찰 등을 매수했다는 것은 세강그룹 역시 한오그룹 못지않은 '더러운 자본세력'임을 보여준다.

그러면 한오와 세강, 둘 중 더 무서운 존재는 어디일까. 정계, 관계, 언론계, 법조계를 돈으로 주무르는 전통적인 권력의 모습에서는 한오그룹이 절대적인 우위를 지닌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세강은 돈이 아닌 '정보'로 대한민국 사회를 통제하려하고 있다. 극중 조현민은 그룹 내 보안회사인 세이프텍을 이용, 세이프텍이 만든 가짜 백신프로그램을 사회 요소에 침투 시켜 실시간으로 정보를 빼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추적자' 속 한오그룹 서회장처럼 정·관·법조계를 돈으로 매수해왔던 조경신 회장이 결국 정보를 쥔 조현민에게 끝내 무릎을 꿇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돈'이 아닌 '정보'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세강그룹은, 돈을 이용해 권력을 다루는 전통적인 방식의 한오그룹 보다 어찌 보면 더 무서운 권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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