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 vs '스파이더맨' 뭐가 다른가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7.03 09:45
  • 글자크기조절
image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사진 왼쪽)과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3' 스틸컷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흥행 열풍이 거세다. 이대로라면 개봉 6일만에 200만 관객을 거뜬히 넘길 태세다. 이미 2002년, 2004년, 2007년까지 3편이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시리즈의 후광에다 '어벤져스' 효과까지 힘입었으니, 당분간은 그 위세가 등등할 터다.

허나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할 점은 이번 '스파이더맨'은 3편까지 나온 이전의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리부트' 작품이라는 것. 샘 레이미 감독의 뒤를 이어 마크 웹 감독이 메가폰을 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주연 배우을 모두 바꾸고 줄거리며 설정까지 손질해 내놓은 신작이다. 1962년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래 50년의 역사를 지닌 방대한 만화 원작을 입맛대로 손본 셈. 덕분에 비교하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내용으로 볼 때 이번 마크 웹 표 '스파이더맨'이 이전 샘 레이미 표 '스파이더맨'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주인공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 설정이다. 전편 스파이더맨이 빨강머리의 메리제인 왓슨, 일명 MJ를 여자친구로 등장시킨 것과 달리 이번 스파이더맨은 금발머리의 그웬 스테이시를 여자친구로 등장시켰다. 여주인공 엠마 스톤의 캐스팅 당시 메리제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그녀가 사실은 그웬 스테이시 역을 맡게 됐다는 사실에 '스파이더맨' 팬들이 뒤집어졌을 만큼 두 캐릭터의 차이는 확연하다.

image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엠마 스톤(사진 왼쪽)과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3'의 커스틴 던스트


원작에서는 그웬 스테이시가 피터 파커의 첫 여자친구나 다름없다. 그녀는 신문사 데일리 뷰글에서 함께 근무하던 베티 브랜드라는 첫사랑과 결별한 피터 파커가 새롭게 만난 여자친구. 그러나 악당 그린 고블린(2002년 '스파이더맨' 1편의 악당)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고 이는 피터 파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이후 피터 파커가 다시 만난 여인이 바로 '스파이더맨' 1∼3편의 여주인공 메리제인이다.


밝은 금발머리에 단정한 머리띠를 트레이드마크처럼 하고 다니는 그웬 스테이시는, 불타는 듯한 빨강머리에 날카로운 인상인 메리제인과는 인상부터 다른 아가씨. 청순하고도 여성미 넘치는 캐릭터로 원작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샘 레이미 감독이 없는 셈 쳤던 그웬 스테파니가 마크 웹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 살아났다.

피터 파커의 설정도 샘 레이미 표와는 완전히 다르다.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에 수줍고 소심한 캐릭터는 여전하지만 능력치 자체가 달라졌다. 신문사 사진기자로, 그것도 정식 채용도 되지 않아 늘 전전긍긍했던 샘 레이미 표 피터 파커가 궁상맞음의 끝을 달렸다면 이번엔 과학 영재들이 모이는 고등학교의 수재로 입지가 업그레이드 됐다. 전통적으로 극단적인 생각에 치우친 과학자들을 적으로 돌렸던 스파이더맨이 그에 준하는 지적 능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극의 분위기 또한 차이가 있다. 주인공 피터 파커의 고민과 고뇌에 더욱 무게감 있게 접근했던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달리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훨씬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다.

피터 파커가 자신이 스파이더맨인지 모르는 메리제인과 연애하면서 전전긍긍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피터 파커가 그웬과 처음부터 비밀을 공유하며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한다. 동년배 고등학생으로 주인공의 연령대가 낮아진 만큼 타깃 관객 또한 어려진 느낌. 설정부터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매력적인 뱀파이어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 미국 10대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수줍은 첫사랑이야기, 모험담과 데이트 코스에는 10대 취향 틴 무비의 감성이 곳곳에 살아있다.

image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와(사진 왼쪽)과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3'의 토비 맥과이어


일찍 개봉한 아시아에서 먼저 대박을 터뜨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이대로 북미에서까지 성공한다면 새롭게 주인공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은 젊은 샛별로 떠오를 게 분명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할리우드에서는 주목받는 신진 배우군이다.

앤드류 가필드는 독특한 사랑이야기 '네버 렛 미 고'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투자금을 대며 페이스북 창립에 일조했으나 마크 주커버그로부터 버림받는 친구로 등장한 정도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졌다. 꺼벙해 보이는 인상에 장난기 넘치는 미소년의 귀여운 미소를 간직한 그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통해 매력을 십분 뽐낸다.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이었던 토비 맥과이어보다 늘씬한 팔과 다리로 고공 액션을 소화하며 시원한 비주얼도 함께 과시했다.

엠마 스톤은 지난해 영화 '헬프'의 주인공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콕 찍은 할리우드의 미녀 배우. 메리제인으로 '스파이더맨' 1∼3편을 이끈 커스틴 던스트의 강한 인상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 내추럴 본 금발머리 덕에 마크 웹 감독이 그웬 스테파니 역을 맡기며 더욱 마음에 들어했다는 후문이다. 엠마 스톤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당차고 똑똑한 여주인공이자 든든한 여자친구 역할을 소화해내며 블록버스터의 여주인공 신고식을 치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