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 사법부 보면 아플 것"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2.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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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영화 '부러진 화살'을 통해 사법부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부러진 화살'(제작 아우라 픽쳐스) 기자간담회에서 "사법부가 이 영화를 보면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부러진 화살'은 '남부군' '하얀전쟁'의 정지영 감독이 1998년 '까'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작품. 대학교수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실형 4년을 선고받은 이른 바 '석궁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이 '남부군' '하얀전쟁'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당시 사건이 사법부가 정당한 절차와 법을 통해 재판을 하지 않았다며 조목조목 의문을 가한다. '부러진 화살'은 올해 화제를 모은 '도가니'처럼 사법부의 문제를 전면에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한 편으론 슬프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마지막 부분에 변호사가 판사에 최후 변론을 하는데 그것이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박원상이 맡은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100년 전 프랑스에서 법원이 스파이가 아닌 드래푸스를 진범이 잡혔는데도 당국의 권위를 위해 종신형을 세웠다. 이런 일이 100년 뒤에 한국에서 열렸다"고 토로했다.

정지영 감독은 "이런 일이 21세기에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일어났다는 게 황당하다"며 "영화감독이란 애정남이 정해주지 못하는 애매한 문제에 대해 명확한 시각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일은 너무나 명확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지영 감독은 "영화에서처럼 당시 그 사건에 대한 의문을 보도하려 했던 언론사도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취재를 했는데 당시 언론사에 그런 일이 있었다"며 "한창 열심히 취재하던 모 신문사 기자가 변호사에게 죄송하다고 문자를 남긴 뒤 그 이후로 안 나타난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지영 감독은 "매 번 사람들이 영화 잘 봤다면서도 과연 개봉할 수 있겠냐고 묻더라"며 "그 만큼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러진 화살'은 내년 1월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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