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진부터 세종까지…2011 드라마 캐릭터 열전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2.07 17:01 / 조회 : 2369
  • 글자크기조절
image
차승원(MBC '최고의 사랑') 수애(SBS '천일의 약속') 한석규(SBS '뿌리깊은 나무')


2012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들이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2011년 한 해. 연말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올 한 해 개성 강하고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작품 속 캐릭터를 짚어봤다.

◆"나 독고진이야" 차승원

2011년 최고의 캐릭터는 단연 MBC '최고의 사랑' 속 독고진이다. 배우 차승원보다 독고진이란 이름이 먼저 생각날 정도로 시청자의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느끼하고 비일상적인 어투를 전 국민이 성대모사하게 할 만큼 전무후무한 캐릭터.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완벽한 스타 독고진의 '꾸애정'을 향한 순애보는 여성의 심금을 울렸다. 게다가 "띵똥"이라는 유행어까지 탄생시켜 아역배우 양한열까지 스타덤에 올려놨으니. 정말 대박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 수애

치매에 걸리고도 이렇게 당당하고 자존감 넘치는 여자가 있었을까. 지금껏 드라마 속 알츠하이머에 걸렸던 여배우들은 울고불며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기 바빴다. 생업도 뿌리치고 잠적한 뒤, 불현듯 나타나 "그래도 나 살고 싶어"라며 애인을 찾아가 목놓아 운다. 하지만 SBS '천일의 약속'의 이서연(수애)은 "엿먹어라, 알츠하이머"를 외친 뒤 예정 없이 살아간다. 나중에 수정되기는 했지만, 병에 걸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약 복용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버리고 자신을 택하겠단 애인의 선택도 과감히 뿌리쳤다. 너무 당당한 모습이 되레 안쓰러울 정도다.

◆세종대왕의 재발견, 한석규

세종대왕을 '욕쟁이'로 그리다니.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세종대왕(한석규 분)은 역사 속에서 접했던 인자하고 기품이 넘치던 모습과 달랐다. "젠장" "제기랄" 등의 욕을 서슴없이 내뱉고 대소신료들에게 호통을 치는 등 카리스마도 넘쳤다. 그렇다고 권위적이냐. 한글 창제를 위해 천민 옥떨이(정종철 분)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성균관 학사들의 대책 없는 반항에도 허허 너털웃음을 웃으며 그들의 진의를 읽었다.

image
정일우(tvN '꽃미남 라면가게') 조여정(tvN '로맨스가 필요해') 박시후(KBS 2TV '공주의 남자')


◆"나야~ 촤" 정일우

MBC '거침없이 하이킥' 속 말썽꾸러기 윤호가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왔다. tvN '꽃미남 라면가게'의 엉뚱 재벌2세 차치수. 고등학생이지만 CEO에 가까운, 재벌이지만 꽃거지로도 변신하는, 부족한 것 없지만 양은비(이청아 분)의 마음만은 얻지 못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특히 "나야~ 촤"라는 느끼한 멘트와 윙크와 꽃미소를 동시에 날릴 때면 어딘가 모르게 몸이 오그라들면서도 입가엔 함박 미소가 지어진다.

◆30대 싱글녀 완벽대변, 조여정

드라마를 벗어나 현실에 있는 듯한 캐릭터도 있었다. 10년 장기연애 중 남자친구의 배신과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tvN '로맨스가 필요해' 속 선우인영(조여정 분). 자기보다 10살 어린 여배우가 대놓고 남자친구를 꼬이는데도 속만 태우고, 남자친구의 외도를 눈으로 목격한 후 진상 행동으로 그를 괴롭히고, 완벽한 재벌2세가 대시를 하는데도 결국 뉘우치는 옛사랑을 찾아가는 선우인영은 2030 여성들의 연애를 완벽히 대변하며 공감의 장을 열었다.

◆달콤한 조선남자, 박시후

차가운 도시남자를 한번에 제압한 달콤한 조선남자.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던 KBS 2TV '공주의 남자' 속 김승유(박시후 분)은 달콤한 로맨스와 비운의 숙명을 떠안은 이중적인 매력으로 여심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말에 오르는 세령(문채원 분)을 위해 무릎을 굽혀 자신의 허벅지를 밟게 해주는 매너하며, 부채로 입맞춤을 전하는 로맨틱한 면까지. 조선시대에도 정녕 이런 남자가 있었단 말인가.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