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韓영화, '20대'를 발견하다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1.30 11:56 / 조회 : 6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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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충무로 뉴 제너레이션 유아인,송중기,장근석,이제훈.


2011년 한국영화계는 한동안 사라졌던 20대 배우들을 발견했다.

연초 '파수꾼'부터 '써니' '고지전' '티끌모아 로맨스' '너는 펫' 등을 통해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20대 배우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한동안 영화계에선 배우가 없단 이유로, 또 검증되지 않았단 이유로 20대 배우들을 그리 찾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진 강동원 조인성 권상우 유지태 박해일 류승범 등 다양한 20대 배우들이 스크린을 종횡무진했다. 꽃미남류부터 로맨틱코미디, 액션, 느와르, 사극까지 20대 남자배우들은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김하늘 손예진 수애 등 20대 여배우 빅3도 또래 남자배우들과 맹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30대가 되면서 20대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이 실종되다시피 했다. 20대 배우들이 제대로 놀 수 있는 영화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올해는 새로운 20대 배우, 특히 남자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독립영화 '파수꾼'은 이제훈 뿐 아니라 서준영과 박정민 등 유망주를 대거 발굴했다. 이제훈은 '파수꾼'으로 올해 영화 신인상 4개를 석권했다. '고지전'으로 상업영화에 안착했으며, 여세를 몰아 '건축학개론'과 '점쟁이들'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룡영화상에 이제훈과 함께 신인상 후보에 오른 서준영은 SBS '뿌리 깊은 나무'에서 광평대군 역을 맡아 시청자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박정민은 황정민 엄정화가 출연한 '댄싱퀸'에 출연했으며, MBC '심야병원' 출연도 앞뒀다.

'써니'는 20대 여배우군을 대거 발굴했다. 심은경을 제외하고 영화쪽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들을 대거 쓴 이 작품은 강소라 민효린 천우희 박진주 등 개성 있는 20대 여배우들을 관객에 각인시켰다. 민효린은 '500만불의 사나이' 등 영화 출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소라는 '우리 결혼했어요' 등으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래 남자배우들에 비해 아직까지 주목도는 낮지만 이들이 대거 출몰한 것도 '써니'의 성과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유아인은 이제훈, 장근석,송중기 등 충무로 F4 중에서 흥행 성적이 가장 좋다. 타이틀롤을 맞은 '완득이'가 5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만년 기대주' 유아인은 '완득이'로 비로소 기대주 꼬리표를 떼게 됐다. 유아인은 TV드라마 '반올림'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좋지 아니한가' '최강칠우'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경력을 쌓았지만 좀처럼 주목받진 못했다.

영화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는 충무로에서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하늘과 바다'는 시련이었다. 그랬던 유아인은 '성균관 스캔들'에서 '걸오앓이'란 조어를 만들며 재조명을 받았다.

드라마가 끝나면서 쉬 사그러들 줄 알았던 유아인 열풍은 스크린에서 다시 재연됐다. '완득이'는 유아인에게 상업영화 주인공을 맡겨도 될 것이란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

송중기는 '티끌모아 로맨스'가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남다른 매력을 발산하는데는 성공을 거뒀다. 송중기는 '티끌모아 로맨스'에서 50원이 모자라 여인을 어쩌지 못하는 88세대 역을 능청스럽고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자칫 경박할 수 있는 역할을 송중기스럽게 표현했다.

'성균관 스캔들'에 이어 '뿌리 깊은 나무'로 이어지는 TV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입증해 다음 기회를 믿어보게 만들었다.

장근석은 '너는 펫'에서 현재 장근석 그대로를 보여줬다.'너는 펫'은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샤방샤방' 로맨틱 코미디다. 잘나가지만 어딘지 외로운 30대 직장여성에 어느 날 찾아온 꽃미남이 애완동물을 자처한다는 얘기다. 장근석은 춤추고 노래하며 애교를 떠는 등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쓴다.

배용준을 잇는다는 한류스타답게 영화 제작부터 일본에서 투자해 내년 1월 현지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흥행성적은 간신히 50만명을 넘었을 뿐 참담했다. 장근석은 영화배우로 검증받기 위해선 TV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이들 20대 배우들은 충무로에 활기를 넣고 있다. 20대 배우를 출연시키는 다양한 기획들이 준비 중이다. 때마침 불고 있는 K-팝 열풍이 영화계에도 부는 탓에 아이돌과 같이 출연시킬 수 있는 검증된 20대 배우 수요도 늘고 있다.

과연 새롭게 등장한 20대 배우들이 바로 앞 세대 선배들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넘어야할 벽도 높다. 달라진 새로운 세대이기에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인다.

강동원 소지섭 권상우 조인성 등 앞선 세대들은 모델로 데뷔한 경우가 많다. 키도 크고, 몸도 늘씬하다. 반면 최근 20대 남자배우들은 선배들에 비해 키가 작다. 화면이 작은 TV에선 별 차이가 없지만 스크린에선 동선 차이가 상당히 난다. 선배들과는 스크린에서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선배 세대들은 마초적이면서도 내 여자에겐 부드러운 이미지가 많았다. 동세대 여성들에게 섹스어필한 매력을 풍겼다. 새롭게 등장한 20대 남자배우들은 여성들에게 섹스어필보단 판타지적인 느낌을 준다. 로맨스 상대가 아니라 감상 대상으로 느껴지기 쉽다. 이들의 멜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TV 드라마로 단련된 탓에 영화에선 검증이 더욱 필요하다. 이제훈에겐 '건축학개론'과 '점쟁이들'이, 송중기에겐 '늑대소년'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일 기회이자 도전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최근 20대 남자배우들은 그야말로 뉴 제너레이션이다. 새로운 세대인 이들이 어떤 특성과 개성을 드러낼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20대 배우들이 소지섭 강동원 송승헌 조인성 등 앞선 세대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처럼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낼지, 이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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