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JK "자살은 마음병,난 죽기 전엔 죽지 않는다"

[자살방지 캠페인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 인터뷰]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9.07 16:00 / 조회 : 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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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타이거JK ⓒ홍봉진 기자


온오프 미디어매체 스타뉴스와 인터넷 미디어 TV리포트, 한경닷컴,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공동으로 자살방지 캠페인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을 자살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펼쳐지는 이 캠페인은 미스코리아 모임 녹원회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효리 하지원 주상욱 박경림 등 유명 스타들 및 민경욱 KBS 1TV '9뉴스' 앵커도 이미 동참했습니다. 이번에는 힙합가수 타이거JK가 함께 했습니다.【편집자주】

-연예인 혹은 사회에서 자살 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분은 어떤가요.

▶연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절망적이고 안타깝습니다. 혹시 제가 알고 지냈으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마저 들 때도 있죠.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일이에요.

-친분이 있었던 연예인들 중 스스로 세상과 이별한 사람은 있었나요.

▶ 친구와 친구 가족 들 중 그런 선택으로 세상과 이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예인들 중엔 친분은 두텁지 않았지만 방송국에서 반겨 주던 이 중 두 명이나 세상을 그렇게 떠났죠.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던 지인들에 조언을 해 준 적이 있나요.

▶ 많은 팬레터 중 그런 분들이 편지 혹은 쪽지를 써서 보내 줄 때가 있어요. 정말 무섭고 끔찍하죠.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어떤 말이 정답인지 저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고 대화하면서 삶을 선택하겠다는 답을 얻었을 때도 있었어요.

-연예인을 포함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왜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 마음의 병은 정말 무섭습니다. 마음은 없는 병도 만들어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죠.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금방 판단하고 실수한 이들에게 무서운 벌을 줍니다. 바로 수치심이란 벌인데 단 한 번의 실수로 더 이상 갈 곳도 기댈 곳도 없는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되곤 하죠.

가혹하고 냉정한 마녀사냥이 두려워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아닐까 조심히 짐작해봅니다.

또 한편으론 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 대한 이해부족, 그리고 약물치료의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뉴스를 통해 접한 자살한 이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에 약물치료를 경험했다고 해요. 하지만 관리 미숙으로 인해 약 복용을 중단한 후 자살한 사례를 많이 보았죠. 우울증과 약물치료 등에 더 신중한 관찰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혹시 악플 때문에 괴로워 한 적은.

▶ 물론 있습니다. 자존심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수치스러운 게 너무 괴로웠어요. 특히 혼자 괴로운 것보다 가족이 그것을 읽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모습을 목격 할 때 무척 힘들었죠. 하지만 요즘은 웃어넘기거나 아예 보지 않는 내공 혹은 내성이 생겼습니다.

-본인 역시 여러 부분에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때 고통스러웠고, 또 어떻게 이겨냈나요.

▶ 제일 힘들었을 땐 역시 척수염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입니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약해지고 마음이 약해지니 나쁜 생각에 휩싸이기 시작했었죠. 그 누구의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 말들이 더 화나게 만들었어요. 나 역시 죽고 싶었을 때, 또 차라리 그게 더 낳은 방법이라고 느껴지기 시작할 때가 있었어요. 마음의 병이 찾아온 거였죠. 육체적으로 너무 힘이 드니 마음 역시 곪기 시작했고, 버티기에 지쳐 버렸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준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고 많이 다투고 투정부렸지만 끝까지 혼자 내버려두지 않은 그들의 관심에 결국 밝아지기로 마음을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왜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가 됐다고 보나.

▶ 수치심 이란 벌이 너무도 무서운 사회적 분위기가 아닐까요.

-연예계를 포함, 사회 전체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자살을 미화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해요. 한동안 언론에서도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리포트를 했다고 생각한다. 저도 정답을 모르지만 약물치료의 보호관찰, 우울증환자들에 대한 꾸준한 재활 시스템, 상담의사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고 정신병에 대한 편견도 없어져야 합니다. 허나 술과 마음의병 그리고 수치심이라는 궁합이 너무 흔한 사회라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

그저 제 주위라도 더 많은 관심과 진실된 사랑으로 보는 수밖에요.

-지금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 용기의 한마디를 전한다면요.

▶죽기 전엔 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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