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화려한★, 외로움·두려움으로 우울증"

[자살방지 캠페인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 인터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1.08.08 15:51 / 조회 : 16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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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 ⓒ홍봉진 기자 honggga@


온오프 미디어 스타뉴스와 인터넷 미디어 TV리포트, 한경닷컴, 그리고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힘을 합해 자살방지 캠페인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을 자살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펼쳐지는 이 캠페인에는 유명 스타들도 흔쾌히 동참하고 있습니다. 가수 이효리가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을 위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다음은 이효리와 일문일답입니다. 【편집자주】

-연예인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말 가슴 아픕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연예인이지만 사실 많은 연예인이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고민 등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거든요. 지금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 회원사와 함께 연예인 자살방지 프로그램을 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바람직한 일입니다.

연예인 자살은 사실 그 당사자의 책임이지 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의 악의적인 댓글 등이 연예인에게 상처를 입히거든요. 그런 것은 좀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연예인 자체가 마음의 공부부터 하고 스타가 되려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겠죠. 인도에 가보니 물 한모금 밥 한끼가 아쉬운 사람들이 천지에 계시더라고요. 아마 이런 최극빈의 사람들을 본다면 자살하고자 했던 사람들도 용기를 갖지 않을까요? 누구나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연예인은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혹시 주변에 우울증을 앓는 연예인이 있는지.

▶주변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연예인이 없지만 만약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겁니다. 일단 연예인들은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쉬운데 그것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내 스스로의 관심에만 집착하지 말고 주변을 보고 더 나아가 넓은 세계를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악플 근절에 대한 사회적인 방법도 중요할 것 같고요.

-자살 방지를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제가 뭐 거창하게 그런 점에 대해 코멘트할 입장은 아니지만 개인의 자살은 그 사회, 혹은 그 주변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주변 사람들부터 잘 살펴보고 혹시 조금이라도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적더라도 도움과 위안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예인을 예로 들자면 끊임없이 격려해주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하는 거죠. 이웃을 돕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고 쉽습니다. 마음의 결정을 하는 게 어려운 거죠.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껌 등을 팔아달라고 합니다. 망설일 것 없습니다. 그냥 사드리면 됩니다.

저 사람이 진짜 가난할까, 아닐까 이런 갈등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수해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누구를 돕냐 고민하지 말고 이웃부터 도와주고 나서 방송국에 성금을 기탁하면 됩니다.

-인도 봉사 활동을 다녀왔는데?

▶지난 7월 4일부터 9일까지 월드비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인도 뭄바이에 다녀왔습니다. 월드비전이 후원하는 소녀 뿌자 가족을 만나고 베라왈리 초등학교를 방문해 3500명의 급식을 나눠주는 일을 도왔습니다. 또 제가 후원하는 뚤씨(5)도 만나 용기를 북돋워줬습니다.

세계 최대의 빨래터인 도비가트를 찾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빨래꾼 도비왈라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데 한 달에 고작 5만원 정도를 번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도 좀 바꿔야 하고 특히 돈을 정말 잘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향후 다른 것은 몰라도 초등학생 3500명에게 도시락을 선물하는 일은 꼭 할 겁니다.

-인도 봉사활동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게 무척 감사하다고 느꼈어요.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사는 방식과 환경이 다르다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어차피 한번 사는 세상인데 왜 누구는 가난하고 누구는 부유해야 하는지 마음이 많이 아팠고요. 제가 연예활동 외에 대중을 위해 봉사를 해야 하는 게 어떤 것인지 마음 속 깊이 깨달았습니다.

제가 인도에 갔다 온 뒤 김혜자 선생님(연예인중 해외봉사활동이 가장 많은)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너도 이제 시작했구나. 더 열심히 해라. 봉사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거니 그렇게 생각하고 해야 한다'라고 충고해주셨어요.

-국내외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해 12월 평소 만나고 싶었던 월드비전 전 국제구호팀장인 한비야 언니를 직접 만난 이후 더욱 감명을 받아 후원아동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아동 10명, 국내아동 10명과 결연을 맺고 후원하고 있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할 뿐입니다.

-해외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지난해 10월 정샘물 스타일리스트의 월드비전 후원활동에 동참하면서 1명의 해외아동을 후원하게 됐는데 우연히 알게된 해외 극빈아동의 빈곤에 충격을 받고 제가 팬들의 사랑으로 번 돈을 정말 좋은 곳에,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는 절실한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 후로 후원 아동을 늘려가다가 이번에 기회가 돼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게 됐죠. 앞으로도 종종 할 겁니다.

-향후 해외 봉사활동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1년에 한번 정도는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아시아 지역을 먼저 돈 뒤 아프리카까지 골고루 방문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체력이 우선이니 건강을 챙겨야겠죠. 국내 봉사활동은 팬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소속사와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중입니다.

-유기견을 키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 동물을 좋아했어요. 연예인들의 판에 박힌 얘기 같지만 남자친구도 없고 바쁜 연예 활동으로 인해 집에 와 혼자 있을 땐 허탈감이 들고 외로워요. 게다가 유기견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돼 보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을 보고 저도 유기견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그래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한 마리 키우게 된 게 자꾸 늘어나면서 이렇게 됐네요. 시작은 별로 심각하지 않았는데 점차 유기견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또 저 스스로 그들을 키우면서 정이 들게 되고 이제는 마치 제가 유기견을 돕는 대표연예인처럼 됐어요. 그건 아닌데(웃음). 고작 5마리 키울 뿐인데.

-유기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를 키운다는 생각보다는 희생과 책임감이란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단순한 동정심이나 영웅심으로 맡으면 안 돼요. 반려견이라는 말을 심각하게 생각해보세요. 그들은 우리 취향대로 옆에 두고 싶으면 두고, 마음에 안 들거나 귀찮으면 버리고 하는 물건이 아니라 고귀한 하나의 생명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건 개로 태어나든 모두 똑같이 고귀한 생명이거든요. 자식을 입양한다, 의형제를 맺는다 이런 마음으로 유기견을 맡아야 해요. 또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많으신대 그것부터 버리셔야 해요.

-지난해 앨범 발매 후에 어떻게 지냈나?

▶다들 아시잖아요. 한때 거의 패닉 상태였죠. 거듭 팬들에게 죄송하단 말씀 뿐이고요. 제가 봉사활동을 하고 유기견을 정성껏 키우는 것도 반성의 일부분이고 사회에 대한 보답의 일환입니다.

그전까지 제가 최고라는 자만감에 빠져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또 그만큼 바빴고요. 그래서 앨범 제작과정에서 자세하게 살펴볼 겨를도 없었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던 게 그런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후로 겸손한 마음이 생겼고, 주변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도 생겼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도 다 그런 영향이 큽니다. 앞으로는 정말 겸손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살 겁니다.

-향후 활동계획은?

▶올해 안에 정규앨범을 내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랬다간 또 실수할 게 뻔하니까요. 내년을 목표로 현재 앨범 작업중이고요. 다시는 표절이란 단어와 엉키는 일이 없는 것은 정말 기본중의 기본이고요. 물론 완성도로 팬들에게 속죄해야죠.

드라마는 부담돼서 별 마음이 없고, 영화는 제 연기력을 일취월장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배역 개런티 비중 따지지 않고 흔쾌히 출연할 겁니다. 예능이나 버라이어티는 프로그램의 포맷만 좋다면, 시청자들을 즐겁게만 해줄 수 있다면 고정이든 게스트든 출연할 마음 있습니다. 그 모든 것에 앞서 저를 더 작게, 아주 초심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 캠페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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