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필'vs'섹스앤' 너무 닮았다? 화제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06.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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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가 미국의 '섹스앤더시티'와 유사한 설정과 캐릭터로 눈길을 끈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일과 사랑, 우정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30대 여성들의 성공과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역시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획의도가 유사하다.


캐릭터도 비슷하다. 극 중 10년째 연애중인 선우인영(조여정 분)처럼 '섹스앤더시티'의 캐리도 오랜 연애로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인물. 특히 두 작품 모두 이 인물들의 내레이션을 통해 여성의 심리를 세심하게 짚어준다는 점에서 설정이 같다. 내레이션은 선우인영과 캐리의 심리를 전달함과 동시에 시청자로 하여금 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박서연(최여진 분)은 사만다와 겹친다. 둘은 모두 본능에 충실한 골드미스이자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형. 박서연은 유부남이 된 옛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고도 부인에게 태연히 사실을 고백하는 대담한 여자로 나온다.

연애를 글로 배운 이성주의자 강현주(최송현 분)는 '섹스앤더시티'의 미란다와 샬롯을 합쳐 놓은 인물이다. 강현주는 승소 99%의 이혼 전문변호사로 미란다와 같은 직업을 갖고 있으며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란 점이 샬롯과 비슷하다. 강현주는 결혼에 대한 꿈을 갖고 있으면서도 늘 감성을 이성으로 통제하는 탓에 일을 그르친다.


작품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는 배우들의 감각적인 패션과 스타일리시한 장면도 공통점 중 하나. 선우인영, 박서연, 강현주의 처녀파티나 한 달에 한번 변신을 하고 클럽을 찾아 나이와 이름을 속인 채 자유를 만끽하는 등의 장면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꿈꿔봤을 사소한 일탈. '섹스앤더시티'도 네 인물이 클럽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 우아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여성을 겨냥한 드라마인만큼 두 작품 모두 인물들의 패션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맨스가 필요해'는 차별화된 매력으로 '섹스앤더시티'의 아류라는 오명을 벗는다.

가장 큰 차이는 '섹스앤더시티'가 여성들의 판타지이자 선망인 반면, '로맨스가 필요해'는 현실이란 점이다. 쿨하게 헤어지고 파티를 즐기고 자유분방한 연애를 하며 동성애도 받아주는 '섹스앤더시티'는 현실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 하지만 '로맨스가 필요해'는 선우인영이 꿈꾸는 노년, 집을 함께 사서 결혼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 공감의 깊이를 더한다. 또 애인 김성수(김정훈 분)의 집들이 선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까 고민하면서 통장잔고를 확인하며 싼 제품을 고르는 등 현실적인 고민이 담겨져 있다.

'섹스앤더시티'가 철저히 여성 중심의 여성 관점이었다면, '로맨스가 필요해'는 화성인 남자와 금성인 여자 간의 대화다. 선우인영의 나레이션으로 여성의 심리를 대변하면서도 김성수의 입장을 묘사하며 연애하는 남성의 입장도 비춰주는 것.

또 '섹스앤더시티'가 클래식한 화면을 연출한 반면 '로맨스가 필요해'는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만화를 보는 듯한 애니메이션식 구성, 뮤직비디오 효과, DSLR 카메라 스틸 컷을 활용한 다양한 기법이 화면을 보다 풍성하게 한다.

'섹스앤더시티'는 만들어진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하는 여성들의 고전. 어쩌면 '로맨스가 필요해'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셈이다. 하지만 '로맨스가 필요해'는 보다 한국적이고 여성이 공감하기 쉬운 현실적인 소재로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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