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프랑스 너머 유럽을 삼키다(종합)

10일 3시간 30분의 공연에 7000여 관객 열광

파리(프랑스)=김건우 기자 / 입력 : 2011.06.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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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유럽 시장에서 성공적인 축포를 쏘아 올렸다.

에스엠 가수들은 10일 오후 7시(현지시간)부터 3시간 30분에 걸쳐 프랑스 파리의 제니트 드 파리(Le Zenith de Paris)에서 'SM 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파리'란 타이틀로 콘서트를 가졌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8월 말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에서 시작한 'SM 타운'의 월드투어 일환으로, 미국 일본을 거쳐 유럽시장까지 진출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와 11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파리를 찾았다.

콘서트 시작 5시간 전부터 공연장 입구에는 300명이 넘는 팬들이 모였다. 관객 7000명 중 현지인 90%를 넘을 정도로 한류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팬들은 공연 시작을 기다리며 슈퍼주니어의 음악에 맞춰 댄스를 선보이거나 노래를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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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들 한 손에는 국기, 한 손에는 캠코더

공연은 f(x)가 데뷔 디지털 싱글곡인 '라차타'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 샤이니,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은 한 손에는 자신의 나라 국기를, 한 손에는 휴대폰과 캠코더를 켜고 공연을 녹화하기에 바빴다.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다양한 국가의 국기들이 눈에 띄었다.

가수들이 한 명 한 명 소개될 때마다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한국,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 남부에서 온 아나에일 아라실(16)씨는 "원래는 일본 가수를 좋아했지만 2년 전부터 한국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일본 음악을 듣지 않고 한국 가수에만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아라실 씨는 프랑스 남부의 한류 팬 친구들 10명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친구들과 샤이니, 슈퍼주니어의 이름을 적은 의상을 직접 만들었고, 부채에 멤버들의 얼굴을 그려왔다.

이번 공연은 다음 주 런던에서 쇼케이스가 예정된 샤이니의 무대가 돋보였다. 샤이니는 파워풀한 댄스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리더 온유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수록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유럽인들과 접점이 될 수 있는 유명 팝가수의 패러디와 댄스 퍼레이드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슈퍼주니어는 희철, 신동, 이특, 은혁이 레이디 가가와 비욘세를 패러디해 웃음을 선사했고, 마이클 잭슨의 댄스 합동 공연을 선보였다.

◆ 유럽 팬 "남성아이돌 춤, 외모, 패션 모두 완벽해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남성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주목을 받았다. 관객들은 노래가 나올 때마다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불렀고,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의 댄스는 절반에 가까운 인원수가 따라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한국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대부분이 "춤, 외모, 패션 등이 모두 완벽하다"며 "유럽에는 아이돌 문화가 없어 신선하다"고 답했다.

현재 유럽의 한류는 10~20대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으로 문화를 이끌어나갈 주력들에 대한 관심은 향후 성장가능성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이날 에스엠 가수들은 90년대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H.O.T의 히트곡 '빛'을 모두 모여 선사하는 것으로써 대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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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확산이 첫 번째 목적, 표 가격도 청소년 눈높이로

이번 공연은 최저 51 유로에서 최고 111.5 유로로 청소년들에게 부담이 적은 편이다. 에스엠도 이번 공연의 목적이 한류를 확산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에스엠 대표는 "이번 파리 공연은 큰 수익이 남는 편이 아니다"라며 "유럽 시장의 경제성을 따지기 전에 한류를 붐 업 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MD 상품을 준비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날 에스엠 가수들의 얼굴이 담긴 부채는 6유로, 포스터는 10유로, 천 가방은 20유로, 티셔츠는 25유로 등을 받았다. 공연장을 방문한 많은 관객들이 천 가방과 부채를 구매했다.

일부에서는 부채 등의 가격이 고가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에스엠은 상표권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연 가격은 낮추고 선택의 폭이 있는 MD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전략인 셈이다.

◆ 가수들, 공연은 성공적.. 첫 걸음 인만큼 미래 기대한다

에스엠의 가수들도 유럽 팬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가수들은 각자 프랑스어로 인사말을 준비해왔고, 한국 음악에 대해 지속적인 사랑을 당부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잠시 뜨거운 한류가 아니라 에스엠 가수와 한국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좋은 성과를 만들겠다"며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어서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은 "조르디 르무와느의 음악을 들으며 열광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우리나라의 문화를 역수출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멋진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지 않나, 미래가 기대된다"며 "프랑스에서 불러준다면 이사를 할 생각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에스엠의 파리 공연은 15분 만에 표가 매진됐으며 팬들이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시위를 한 끝에 11일 추가 공연이 성사됐다. 총 1만 4000명의 유럽 팬들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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